호화·고급 등 건강검진 ‘양극화’ 심화
중대의대 이원영 교수 “국가검진서비스, 막연한 신뢰 상실로 직결”
“건강검진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다보니 고가 장비나 시설을 선호하게 되고 객관적인 질 지표보다 개인 경험이나 브랜드 등 명의나 입소문에 의존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중앙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이원영 교수는 최근 ‘국가건강검진의 현 주소’에 대해 이 같이 진단하고 “의료비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는 민간의료기관의 ‘호화검진’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정책적인 조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호화검진 서비스의 양상을 살펴보면 우선 다양한 ‘패키지’ 상품 출시가 최근의 경향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질에 대한 정보는 잘 알려지지 않았으며 질 관리는 개별 기관이나 의료인에게 맡겨져 있을 뿐이며 비용 대비 효과 역시 파악하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반면, 국가검진서비스는 일반건강검진, 암 검진, 평생 건강관리서비스로 이뤄지고 있으며 질 평가가 이뤄지고 있다.
이원영 교수는 “그럼에도 그 동안 수행된 검진에 대해 자기 종합건강검진(본인부담)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신뢰도를 낮게 평가하고 있는 것이 수검자들의 대체적인 인식”이라고 말했다.
검진결과 내용에 대해서도 ‘알기 힘들다’고 하면서도 의문점에 대해 상담을 하지 않으려는 경향도 나타난다고 전했다.
‘건강보험공단에서 실시하는 건강검진이 건강관리에 도움이 된다’고 응답을 했음에도 건강검진제도에 대해 별로 신뢰하지 않거나 의료장비와 검사결과 자체에 대해서도 회의적이라는 결과도 나왔다.
이원영 교수는 “검진 신뢰도에 대한 홍보가 시급하다”면서 “전용 상담 창구 설치를 통한 상담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보가 부족하다보니 고가 장비나 시설을 선호하게 되고 객관적 질 지표보다 개인 경험이나 브랜드 등 명의나 입소문에 의존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결국 호화검진을 선호함으로써 국가검진서비스에 대한 막연한 신뢰 상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이원영 교수는 “이로써 의료기관 간 경쟁은 더욱 심화되고 비급여 서비스 제공에 대한 질 관리 미흡이나 비현실적인 해외환자 유치 정책 등으로 단기적인 성과에 매몰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무엇보다 대형병원을 중심으로 한 본인부담종합검진의 고가화, 고급화가 가속화될 것이라는 점에서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그는 “국가검진서비스의 무력화로 인해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양상이 전개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이는 곧, 의료비 상승, 의료 서비스 경쟁력 상실로 직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국가검진서비스제도 정착 ▲의료 경쟁력 향상을 과제로 꼽혔다.
그는 우선 “검진서비스 신뢰도 제고를 위해 질 강화 이외에 호화검진 서비스의 의학적, 보건학적 검토와 더불어 질 평가와 관리가 동시에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이원영 교수는 “가격은 지속 가능한 경쟁력이 아니다”고 주장하면서 “근거 중심, 비용-효과, 환자 안전이 입증될 때 지속 가능한 경쟁력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