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증현 “출구전략 아직 이르다” IMF “이젠 금리인상 고려해야”
G20 재무장관회의 개막
안선희 기자
»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가운데)이 23일 오전(현지시각)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에 의장국 대표로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출구전략을 시행하기엔 아직 이르며 11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까지 논의될 문제라고 언급해, 앞으로도 상당기간 기준금리 인상이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반면 국제통화기금(IMF)은 한국이 가까운 시일에 금리를 점진적으로 인상해도 경기 회복에 지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
주요 20개국 재무장관회의 참석을 위해 워싱턴을 방문 중인 윤 장관은 23일(한국시각) 미 재무부 청사에서 열린 농업·식량안보기금 출범식 뒤 기자들과 만나 “민간 부문보다는 재정적인 지원에 경제회복을 많이 의존하는 게 전 세계적인 기류라서 아직은 본격적인 출구 전략을 시행하기는 이르다는 게 대체적인 세계적 흐름”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국도 그동안 많은 경제지표가 나아지고 있고 우리가 다른 나라에 비해서 비교적 빠른 속도로 회복이 돼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고용이 많이 어렵고 민간의 자생적인 회복력이 아직 본격적으로 살아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윤 장관은 ‘올해 안에 본격적인 출구전략 시행이 어렵다는 취지냐’는 질문에 “꼭 특정시점을 꼬집어서 말하기는 어렵지만 11월에 서울에서 주요 20개국 정상회담이 열리기 때문에 그때까지 아마 이러한 문제들을 포함해 금융계의 문제, 국제 금융질서의 새로운 창출 문제 등이 계속 논의될 것”이라고 밝혔다. 11월까지 금리인상이 미뤄질 수 있음을 내비친 것이다.
하지만 수비르 랄 국제통화기금(IMF) 한국과장은 같은 날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의 성장세가 강하고 전반적인 경기둔화 가능성이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가까운 시일 내 금리를 점진적으로 정상화할 여지가 있다”며 “이런 조처를 하더라도 통화 정책은 여전히 경기 회복세를 지원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즉 지금 기준금리를 조금 올려도 금리 수준이 여전히 낮아, 경기부양적인 역할을 한다는 의미다. 랄 과장은 “한국 경제의 괄목할만한 회복세는 적극적인 경기 부양책이 큰 역할을 했으며 현재 회복이 잘 진행 중”이라면서 “이제는 확장적인 거시 정책의 철수 시기와 속도에 대해 고려할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최근 한국 경제성장 전망치를 4.5%로 유지한 것과 관련해 “우리가 현재 예상했던 것보다 재고나 시설투자로부터 나오는 경제 모멘템이 강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 경제에 대한 전망치를 높일 가능성이 다소 있다”고 말했다.
안선희 기자, 연합뉴스 sha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