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소 광우병 발생] 광우병 쇠고기 위험성은
발병 원인 물질 ‘변형 프리온’
잘 익혀 조금 먹어도 감염 가능
광우병에 걸린 소를 먹으면 사람도 인간광우병(변형 크로이츠펠트야코프병·vCJD)에 감염될 수 있다. 인간광우병이 심각한 질병인 이유는 현재까지 이를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이 없으며,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하면 평균 6개월 만에 사망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현재까지 인간광우병으로 숨진 이들의 평균 나이가 28살로, 상대적으로 젊은 나이에 생긴다.
인간광우병이 처음 보고된 것은 1996년 영국에서다. 광우병에 걸린 쇠고기를 먹은 사람들이 인간광우병에 걸린다는 사실이 이때부터 전세계에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후 세계적으로 인간광우병으로 사망한 사례는 현재까지 약 200명이며, 이 가운데 160여명이 영국에서 생겼고, 프랑스가 20여명으로 두번째로 많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변형 프리온이 원인물질로 꼽히고 있으며, 이 물질은 열에 강해 끓여도 파괴되지 않는다. 즉 다른 세균성 혹은 바이러스성 질환과는 달리 음식을 아무리 잘 익혀 먹어도 감염될 수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매우 적은 양으로도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 박상표 국민건강을 위한 수의사연대 정책국장은 “변형 프리온의 경우 0.001g만 소에게 주입해도 광우병에 걸린다는 사실이 실험을 통해 확인됐다”며 “그 이하의 양으로도 감염이 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므로 광우병 위험에 노출돼 있는 소는 아예 섭취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광우병에 걸린 소를 먹을 경우 인간광우병에 걸릴 위험이 더 크다는 것이 이 분야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우선 변형 프리온이 많이 발견되는 소의 내장이나 골수 등 광우병 특정위험물질(SRM)을 먹는 식습관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박 국장은 “골수가 포함된 소의 뼈를 사골국으로까지 우려 먹고 소의 곱창도 먹는 식습관을 가진 우리나라 사람들은 인간광우병에 걸릴 위험이 더 크다”고 지적했다. 또 논란이 있기는 하지만 우리나라를 비롯해 일본이나 중국 사람들은 인간광우병에 더 취약하다는 유전자형(M/M형)을 가진 사람들의 비율이 유럽 등보다 더 많다.
우석균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실장은 “미국이 마치 광우병 안전지대가 된 것처럼 알려졌지만 이번 광우병 소의 발견으로 미국의 식품순환체계 안에 여전히 광우병 위험이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며 “미국에서의 쇠고기 수입을 당장 중단하고 현재 시중에서 팔리고 있는 미국산 쇠고기도 유통을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