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소비자연맹 “이번 광우병 치명적”
김보미 기자 bomi83@kyunghyang.com
ㆍ“식용 전염 빠른 L타입”
미국 소비자단체가 지난달 25일 미국에서 발생한 광우병이 과거의 광우병보다 훨씬 위험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소비자시민모임은 1일 “미 소비자연맹(Consumers Union)이 소시모에 보내온 e메일에서 ‘이번 광우병은 기존 광우병(classical BSE)과 달리 비정형 광우병(atypical BSE) 계통으로 종전 사례보다 치명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마이클 한센 미 소비자연맹 수석연구원은 김재옥 소시모 회장에게 보내온 e메일을 통해 “미 정부가 공식적으로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국립수의연구소(NVSL)는 이번 광우병을 L타입 계통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한센 수석연구원은 “일반 소와 원숭이, 소의 면역 체계를 가진 쥐와 인간의 면역 체계를 가진 쥐를 대상으로 실험을 한 결과 L타입은 기존 광우병보다 병이 빠르게 퍼졌다”면서 “이는 다른 광우병보다 치명적(more virulent)이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어 “올 1월 발표된 광우병 보고서는 L타입의 경우 인간이 아닌 영장류에 식용으로 전염(can be orally transmitted)될 수 있고 더 많은 생체 조직에 전염될 수 있다(more tissue of the body may be infective)”고 덧붙였다.
한센 수석연구원은 “미 정부는 비정형 광우병은 사료와 연관성이 없고, 무작위로 발생하며 사람에게 위험성이 없다고 보고 있다”면서 “한국 정부가 미 정부 측에 모든 가축 개체를 대상으로 한 출생·이력·검사 여부 등을 포함한 L타입 광우병 연구를 요청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센 수석연구원은 ‘환경을 걱정하는 과학자들의 모임’(UCS)에 소속돼 있는 광우병 전문가이다. 2008년 광우병 사태 이후 한국에 들어와 광우병 위험성에 대한 강의를 하기도 했다.
김재옥 소시모 회장은 “미국 광우병 발생 원인이 밝혀질 때까지 정부는 즉각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중단해야 한다”며 “앞으로 미국산 쇠고기는 현지 광우병 테스트를 받았다는 표시가 있는 물량만 들여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