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전쟁도발을 획책하는 부시방한을 반대한다!

명분없는 전쟁도발을 획책하는 부시의 방한을 반대한다!

아프가니스탄 전쟁 이후 2002년을 ‘전쟁의 해’로 선포하고 연일 초강성발언을 계속해오던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이 급기야는 지난 1월 30일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발표한 연두교서를 통해 북한과 이란, 이라크를 ‘악의 축’으로 규정하면서 “이들의 위협으로부터 미국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어떤 방법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천명했다. 이에 대한 전 세계 주요국들과 국제, 국내 시민사회단체들은 미국의 일방적인 군사행동에 의한 새로운 전쟁 발발 가능성에 의한 우려를 표명하였으나 부시행정부는 현재까지도 이 발언을 철회하기는커녕 오히려 주요 행정부 인사들을 동원하여 전쟁도발의 정당성을 주장하고 있다.

부시행정부가 벌이고 있는 미사일방어(MD)계획, 아프가니스탄 전쟁, 필리핀 내전개입 등의 일련의 행동들은 전세계인들이 소망인 평화체계 구축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임이 분명하다. 게다가 이러한 일련의 행동들로도 모자라, 대테러전쟁의 종전선언을 미룬 채 이란, 이라크, 그리고 한반도에까지 전쟁을 확산시키려 하고 있다. 금번 엔론사건은 부시행정부가 석유재벌의 이해를 위해 아프가니스탄에서 전쟁을 도발했다는 의심을 확인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이제 부시행정부는 또 다른 억지 전쟁도발로 자신의 치부를 은폐하고 세계 최대 군수산업에 기반한 군수대량살상무기 최대 생산 및 수출국으로서의 위치를 확고히 하고자 한다.

미국은 북한에게 대량살상무기를 포기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그 대량살상무기로 지목된 탄도미사일을 가장 많이 생산하고 수출하는 국가는 북한이 아니라 바로 미국이다! 또한 부시행정부는 마치 북한이 미국을 위협하고 있는 것처럼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오히려 최근에 합의 직전까지 도달했던 미국과 북한의 미사일 관련협상을 파기한 것은 북한이 아니라 바로 부시 행정부였다.

우리 보건의료인들은 대량살상무기 생산 및 수출에 대해 단호히 반대한다. 따라서 우리는 미국이 대량생산무기 생산 및 수출계획인 ‘미사일방어계획’을 포기해야 한다고 강력히 촉구한다. 또한 한반도를 대량살상무기의 대규모 소비시장으로 만들고자 하는 ‘한반도에서의 전쟁획책’ 기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 이는 남북한 민중들의 오랜 소망으로 이룩한 6·15 공동선언에 대한 모욕이자, 동아시아 민중들의 생명에 대한 위협이다. 아울러 김대중 정부와 정치인들은 미국의 이러한 주권침해와 생명위협에 대해 단호하고 명확한 입장을 취할 것을 촉구한다.

보건의료인은 생명을 지키고 민중의 건강을 위하는 일 자체로 그 존재의 의미가 있다. 전쟁은 생명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여기는 우리 보건의료인의 설 자리 그 자체를 박탈하는 재앙이다. 우리 보건의료인들은 부시대통령이 전쟁도발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하며 우리의 이러한 요구가 거부되는 한 부시대통령의 방한을 단호히 반대함을 밝힌다. 우리는 평화롭게 살아가야 할 전세계의 어린이와 민중의 이름으로 부시행정부의 전쟁도발행위를 막고 한반도에 평화를 지킬 것을 선언한다. 우리 보건의료인은 우리의 하나밖에 없는 생명을 지키기 위한 활동을 계속해 나갈 것이다.

2002. 2. 8
건강권 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