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바티스는 언제까지 글리벡 약값으로 환자를 우롱할 것인가?
– 노바티스는 약가정책교란행위를 중단하고 글리벡약가를 즉각 인하하라 -
한국노바티스는 3월 4일 글리벡의 보험약가를 기존에 고수하던 25005원에서 약 1000원 정도 인하한 24050원으로 재신청하였다. 이와 더불어 노바티스는 전체 약값의 10%를 환자기금으로 활용하여 환자본인부담금을 경감시키겠다고 발표하였다. 우리는 3월 4일자의 노바티스의 이와 같은 조치가 기존의 노바티스의 제안보다도 훨씬 후퇴한 제안임은 물론 여전히 일국의 약가정책을 정면으로 무시하는 행위이며 높은 약가의 고수로 환자들에게 절망을 주는 조치라고 판단한다.
우선 노바티스는 기존의 25000원 약값을 고수하면서 제시했던 환자본인부담금 전액을 노바티스가 부담하겠다던 기존제안을 아무런 이유도 대지않고 전격적으로 파기하였다. 세계 유수의 제약회사가 스스로의 공개적 언명을 헌신짝처럼 버리는 행위에 우리는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우리를 더욱 놀라게 하는 것은 원래약속의 1/3만을 환자기금으로 내놓겠다고 제안하면서도 노바티스가 자신의 제안을 ‘환자본인부담경감’ 조치라고 설명하고 있다는 점이다. 노바티스의 약속파기와 뻔뻔스러운 자화자찬에 우리는 아연할 뿐이다.
노바티스의 자기 멋대로의 행동은 이것만이 아니다. 노바티스는 일국의 약가결정과 정책을 자신에게 유리한대로만 해석하는 오만한 행태를 줄곧 보이고 있다. 정당한 약가결정과정에 따라 이루어진 보험고시가인 1정 17,862원의 약가에 대해 노바티스는 무려 6개월동안 아무런 근거없이 거부해왔고 지금 이순간에도 거부하고 있다. 그러한 노바티스가 이제 보건복지부와의 약속이라며 약제급여기준의 조항을, 그것도 그 일부참고조항의 자의적 해석을 근거로 자신의 주장을 관철하려 하고 있다. 이것이 다국적 제약회사의 횡포가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노바티스의 우롱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노바티스는 스스로의 조치로 환자의 본인부담금이 경감되는 것처럼 주장하고 있다. 노바티스는 약가를 높게 책정하여 발생하는 거대한 이윤의 쥐꼬리 만한 부분을 환자기금으로 내놓으면서 마치 잘못이 오직 대한민국 정부에게 있는 것처럼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환자 본인부담의 문제는 노바티스가 관여할 문제가 아니라 국민들이 결정할 우리나라 보험정책의 문제이다. 노바티스가 할 일은 다른나라의 보험정책의 헛점을 스스로의 잘못에 대한 방패막이로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약값을 즉각 인하하는 것일 뿐이다.
글리벡 문제의 본질은 노바티스가 약가를 높게 책정함으로써 환자들이 글리벡을 이용할 수 없다는데 있다. 노바티스가 환자기금을 10%로 책정한다해도 환자의 본인부담금은 월 60만원에서 100만원 이상이 된다. 이 부담은 치료기간이 몇 년이 될지도 알 수 없는 상태에서 환자들이 도저히 부담할 수 없는 금액이다. 노바티스는 세계시장에서 최대이윤을 뽑기 위한 전세계 단일 약가의 고수로 한국의 많은 백혈병환자들에게 죽음을 강요하고 있는 상황은 전혀 변함이 없다. 노바티스가 환자를 위한다면 취해야 할 조치는 단한가지. 노바티스를 한국국민이 부담할 수 있는 약값으로 즉각 인하하는 것 뿐이다.
우리는 대한민국 정부에게 호소한다. 한국정부는 글리벡에 대한 강제실시를 즉각 시행하여야 한다. 6개월동안 글리벡의 정상유통을 중단시키고 일국의 약가정책을 완전히 무시하는 대상인 글리벡을 공공의 목적으로 강제실시를 시행하는데에 어떤 장애가 있는지 우리는 알지 못한다. 또한 정부는 노바티스에게 끊임없이 스스로가 마치 환자를 위한다는 거짓행세를 할 수 있게 하는 빌미를 주고 있는 높은 환자부담금을 즉각 낮추어야만 한다. 우리는 일개다국적 제약회사에게 대한민국정부가 조롱의 대상이 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자금까지 무대책과 복지부동으로 백혈병 환자들에게 절망만을 안겨준 대한민국 정부가 자존심을 되찾는 길은 글리벡을 대상으로 강제실시권을 발동하고 환자본인부담금을 낮추며 보험적용범위를 만성환자 전체에게 넓히는 길임을 다시한번 강조한다.
2002. 3. 5
글리벡 문제해결과 의약품공공성 확대를 위한 공동대책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