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글리벡 보험적용범위확대를 제한하는 정부와 노바티스를 규탄한다

정부와 노바티스는 왜 한국에서만 글리벡의 보험적용범위를 제한하는가?
– 세계적으로 승인된 글리벡 보험적용범위확대를 미루는 노바티스와 정부를 규탄한다 -

1. 작년 12월 미국 FDA는 글리벡을 모든 단계의 만성 골수성 백혈병에 1차 선택약으로 사용하도록 최종 승인, 수술이 불가능하거나 전이성인 기저성위암(GIST)에도 사용을 승인하였다. 유럽에서는 2002년 5월 수술불가 및 전이성 기저성위암에 글리벡을 사용하는 것을 허가한데 이어 올해 1월에 만성골수성 백혈병을 앓는 성인 및 소아환자들에게 투여하는 1차 약제로 사용을 허가했다. 이같은 조치는 2002년 12월 미 혈액학회(ASH) 연례 학술회의에서 공개된 연구결과에 근거한 것이다.

2. 정부는 작년 백혈병치료제 글리벡의 만성기 백혈병 환자에 대한 보험적용을 요구하는 시민사회단체와 환자들에 대해 미국 FDA승인이 있어야 보험적용을 하겠다고 여러차례 입장을 밝혔다. 또한 노바티스측도 미국 FDA 승인이 나면 곧바로 보험적용이 될 것이라고 여러차례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미 FDA가 글리벡의 만성기 백혈병환자에 대한 사용승인을 한지 한달이 지나도록 정부의 어떠한 움직임도 없다. 심지어 노바티스는 제약회사의 지극히 당연한 반응인 약의 사용범위 확대에 대해 확대승인신청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때문에 보험적용이 되면 약값의 30%만 본인부담할 환자들이 한달에 300만원-600만원하는 약을 모두 본인부담으로 구입하고 있다.

3. 이미 2001년에 모든 만성백혈병환자에게 글리벡의 보험적용을 한 일본은 물론 이제 미국과 유럽에서까지 보험적용이 확대되었다. 평소같았으면 미 FDA 승인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그 다음날로 보험적용확대신청을 하는 제약회사의 일반적인 행동과는 판이하게 다른 행동을 노바티스가 보이고 있는 까닭은 무엇인가? 그것은 노바티스가 이제까지 정부의 1capsule당 17,862원의 고시가를 1년이 넘게 거부해오면서 25000원의 약가를 고수하기위해서는 차라리 보험적용이 되는 가속기 급성기환자에게는 무상으로 글리벡을 공급하겠다는 기존의 방침탓이다. 현재 상태에서는 노바티스에게 보험적용범위확대는 무상공급범위의 확대를 뜻하는 것 이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정부고시가를 수용하여 25,000원의 약가를 포기하던지 아니면 무상공급범위를 확대하든지의 선택에서 노바티스는 한국에서만은 아예 보험적용범위 확대신청을 포기하기로 한 것이다. 제약회사가 이윤을 위해 약의 승인범위를 지연시켜 환자들이 누려야 할 혜택을 제한하는 것을 어떻게 비윤리적 행위라고 부르지 않을 수 있는가

4. 정부는 이제까지 글리벡 만성기보험적용문제에 대해 노바티스와 마찬가지로 미국 FDA승인만을 주문처럼 되풀이 해왔다. 그런데 정작 미국과 유럽의 승인이 떨어지자 이제는 노바티스의 신청탓을 하고 있다. 이 정부는 노바티스의 대리인인가 아니면 한국국민의 정부인가? 보건복지부는 식약청의 허가를 말하고 식약청은 노바티스의 신청을 말한다면 우리 국민들은 이제 노바티스가 정부라고 믿고 그들에게 탄원을 해야하는가? 자국민들을 위해 이미 전세계적으로 근거가 갖추어진 약품의 적용범위도 확대하지 않고 제약회사탓만을 하는 정부는 명백한 직무유기를 행하고 있다.

우리 백혈병환자들과 시민사회단체들, 그리고 기저성위암 환자들은 이제 거리에서 관공서 앞에서 건강보험공단앞에서, 그리고 노바티스 앞에서 1년반째 싸워오고 있다. 우리의 주장은 그때나 지금이나 한가지이다. 글리벡이 필요한 환자에게 모두 약을 달라는 것, 그리고 그 약을 구입할 수 있는 가격이 되도록 해달라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에게 돌아온 것은 근거도 없는 글리벡 약가의 결정이었고 그 결정조차도 맏아들이지 않는 다국적 제약회사를 1년반동안 방치해놓는 정부의 무능력이었다. 정부의 주권행사를 거부하는 다국적 제약회사들에 대항할 수 있는 유일한 주권행사방법인 강제실시청구에대한 심사의 무제한적 연기였고 소아백혈병과의 차별적인 본인부담금 부과였다. 환자들이 많게는 연 5000만원 이상을 적어도 연 천만원 이상을 약값으로 지출하게 하는 제도가 현재 정부가 환자들에게 강요하는 제도이다. 더욱이 이제는 전세계적으로 인정되고 있는 위장기질암과 만성기 백혈병환자들에 대한 보험적용까지도 정부는 직무유기로 노바티스는 파렴치한 지연행위로 환자들을 고통에 빠뜨리고 있다. 도대체 정부와 노바티스는 무엇하러 있는 존재인가?

우리의 요구

1. 정부는 글리벡 보험적용범위를 전체 만성골수성백혈병환자 및 기저성위암과 해당 소아암으로 즉각 확대하라.
2. 정부는 글리벡 보험적용확대를 고의로 지연하는 노바티스를 처벌하라.
3. 정부는 즉각 글리벡 약값 인하하라
4. 정부는 만성병환자들의 본인부담금을 인하하라
5. 정부는 글리벡에 대한 강제실시를 허용하라

2003년 1월 16일

글리벡 문제해결과 의약품 공공성 확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한국백혈병환우회
기저위암(GIST)환우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