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국가 인권위원회 점거 농성에 임하며

[성명]국가 인권위원회 점거 농성에 임하며
- 정부는 글리벡 약가 결정 즉각 철회하고, 보험적용 전면 확대하라!!

지난 1월 21일 있었던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한국에서의 글리벡의 약가가 23,045원으로 결정되었다. 이와 더불어, 정부는 선진국(스위스, 미국, 일본, 영국) 평균약가의 약 83%수준인 23,045원으로 결정이 된 것이며, 선진국은 물론 주변 아시아국가에서도 가장 낮은 가격으로 결정되었다고 밝혔다. 또한30~50%에 달하는 외래 진료비의 본인부담율을 20%로 인하하겠다고 밝히면서, 환자들의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생색을 냈다. 한편 한국노바티스사 역시, 만성골수성백혈병이 이미 상당히 진행된 건강보험적용환자에게만 한해 구매물량의 10%를 무상공급하겠다는 안을 발표하여 정부안과 구색을 맞추었다.

한 캅셀당 23,045원이면, 만성골수성백혈병 환자의 70~80%를 차지하는 초기 환자는, 보험적용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당장 2월 1일부터 한달에 276만 5천원(하루 4캅셀 복용기준)이라는 돈을 내어가며 약을 먹어야 한다. 2002년도 기준 4인가족 최저생계비가 98만 9000원임을 감안하여 볼때, 먹을것, 입을것, 기타 진료비를 제외하고도 약값만도 276만 5천원을 낼 수 있는 환자가 어디 있겠는가. 또한, 보험이 적용될 만성골수성 백혈병 중기, 말기 환자는 각각 한달에 74만 6000원에서 12! 4만 4000원(하루 6~10캅셀 복용기준)을, 인터페론 치료에 실패한 경우(하루 4캅셀 기준)한달에 49만 7000원을 부담해야 한다. 그러나, 이미 질병으로 인해 직장을 잃거나 포기하고, 치료에 전념하고 있을 환자들의 경우, 다른 가족의 생계에 부담을 주면서까지 이러한 돈을 내고 약을 먹겠다고 할 수 있겠는가.

보험적용이 제외되는 대다수 만성골수성 백혈병 환자에게는 그림의 떡인 본인부담금 20%로 인하라는 빌미로 약가 23,045원을 정당화 시키는 정부. 이에 더해 보험적용되는 환자에 한해 구매물량 10% 무상공급이라는 당근으로, 정부의 글리벡 고가 책정을 정당화하는 한국 노바티스사. 사람의 생명을 한갓 숫자놀음으로 전락시키려는 이들에 대해 분노하며, 투병중에도 불구하고, 백혈병 환자들은 국가 인권위원회 점거 농성에 돌입했다.

국가 인권위원회는, 2002년 3월 ‘글리벡 문제 해결과 의약품 공공성 확대를 위한 공동 대책위원회’가 글리벡 문제가 인권침해와 연관되는 것을 폭로하는 내용(비싼 약가, 소아암과의 본인부담금 차별문제, 희귀난치성 질환 51개 중 11개만 본인부담금이 20%인 문제, 만성기(초기) 환자만 보험적용을 제외한 점)으로 진정을 접수했던 의미있는 장소다.
약 1년이 지난 현상황에도, 그 당시 진정은 해결되지 않고 있고, 오히려 이번 약가 결정을 계기로 증폭되고 있다. 약값이 비싸 여! 전히 글리벡을 필요로 하는 환자가 약을 먹을 수 없어 건강할 보편적 권리를 침해당하고 있는 상황이고, 만성골수성백혈병의 초기 환자들은 보험적용이 미뤄지면서 감당할 수 없는 약값을 낼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이제 만성골수성백혈병 환자들은 더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살기 위해서는, 치료를 받고 건강을 회복하여 인간답게 살기 위해서는 글리벡을 복용해야 하지만, 비싼 약가와 한국 보건의료체계의 낮은 보장성 하에서는 글리벡은 먹을 수 없는, 먹기 힘든 머나먼 저편의 약으로 존재할 따름이다. 이에 백혈병 환자들은 분노했고, 국가 인권위원회 점거 농성이라는 극한 수단으로 스스로를 지킬 수밖에 없었다.

이들의 점거 농성은 지극히 정당하다! 환자들이 약을 먹을 수 있도록 정부는 환자를 기만하는 약가 결정을 즉각 철회하고, 글리벡을 먹는 모든 환자들에게 보험적용을 전면 확대하라!!

- 정부는 환자 다 죽이는 약가결정 즉각 철회하라!!
- 정부는 글리벡을 필요로 하는 모든 환자들에게 보험적용 전면 확대하라!!
- 정부는 GIST 환자들에게도 보험을 전면 적용하라!!
- 정부는 강제실시 청구문제 조속히 해결하라!!

글리벡 문제해결과 의약품 공공성 확대를 위한 공동대책위 [건강권실현을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노동건강연대·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참된의료실현을위한청년한의사회) / 경인지역의과대학학생회협의회 / 민중의료연합 / 정보공유연대
IPLeft / 진보넷 / 사회보험노조 / 사회진보연대 / 참여연대]
한국백혈병환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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