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성명서>
이명박 서울시장은 천만 서울 시민의 유일한 공공 종합병원인
시립동부병원의 민간위탁 방침을 철회하고 공공의료 강화에 나서라!
어느 누구의 관심도 끌지 못한 체, 서울시의 공공의료가 천길 낭떠러지로 떨어지려 하고 있다. 최근 서울시는 시립동부병원을 민간에 위탁하려는 목적으로 한양대 측에게 이 병원에 대한 실사를 하게 했고 조만간 민간위탁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시립동부병원은 1929년 부민병원으로 시작하여 70여년의 역사를 가진 병원으로 현재 서울시가 운영하는 200여 병상을 보유한 <유일한> 종합병원이다. 특히 이 병원은 노숙자, 행려병자, 저소득층의 환자들이 이용하고 있다. 서울시의 취약 계층에 대한 건강권 문제는 서울시가 앞장서서 해결하고, 이들이 자립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기 위해 앞장서야 함에도 가장 최소한의 보장 정책인 의료정책마저 경영논리를 앞세워 민간의료기관으로 위탁을 강행하려고 하고 있다.
서울시는 시립동부병원을 명실상부한 서울시의 공공의료기관으로서 어떻게 개선해 나갈 것인가에 대해 서울시민들을 대상으로 공론화하여 대안을 찾으려는 노력도 전개하지 않은 채, 시립동부병원 운영이 문제점이 있다는 이유로 민간위탁을 추진하고 있다. 본 보건의료노동조합에서 전문가들과 함께 연구한 결과에서 민간위탁된 공공의료기관의 경우 의료소외계층에 대한 진료기능은 축소되고 운영은 호전되지 않았으며 진료비 상승만을 초래하는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서울시가 무책임하게 경영의 문제만을 들어 공공의료기관을 민간위탁해서 문제점을 해결해 보겠다는 생각은 어떠한 이유에서든 철회되어야 한다.
또한 노무현 정부는 선거 과정에서 국민들에게 공공의료를 30%까지 확대하기로 약속한 바 있는데, 서울시의 공공의료기관 민간위탁 결정은 이런 국민의 여망과 정부 시책에도 정면 배치되는 것이다.
서울시가 시립동부병원을 영리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민간의료기관에 위탁하겠다는 결정은 결국 가뜩이나 부족한 의료의 공공적 부분을 더욱 축소시킴으로써 취약계층의 생존과 건강을 위협하는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 따라서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서울시가 시립동부병원의 민간위탁 시도를 즉시 중단할 것을 요구하며, 시립동부병원이 공공의료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한 서울시민 대책기구를 만들어 개선방안을 마련할 것을 촉구한다. 만약 이러한 우리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서울시장이 시립동부병원의 민간위탁을 강행할 경우 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공공의료기관 확대와 의료의 공공성 강화를 위해 강력한 항의 투쟁을 전개할 것을 밝힌다.
2003년 5월 30일
민주노총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