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미군, 전쟁 윤리의식 추락
[2007.05.06 19:41]
이라크에서 전쟁을 치르고 있는 미군 10명 가운데 서너명은 저항세력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캐거나 전우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고문이 허용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등 전쟁 윤리 의식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국방부가 지난해 9월 이라크 주둔 육군 1320명과 해병 447명 등 1767명을 상대로 조사해 5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육군 가운데 36%, 해병대의 39%가 저항세력으로부터 중요한 정보를 얻기 위해 고문이 허용돼야 한다고 답했다. 또 육군 41%, 해병 44%는 다른 병사들의 목숨을 구할 수 있다면 고문을 허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쟁 지역에서 민간인을 존엄하게 대우해야 한다는 데 찬성한 비율은 육군 47%, 해병 38%에 그쳤다. 3분의 1은 민간인을 모욕하거나 욕설을 퍼부은 경험이 있다고 답변했다. 이밖에 응답자 중 10%만이 동료 병사들이 이라크 민간인들을 때리고, 학대하거나 불필요하게 재산을 파괴한 사실을 보고했다고 밝혔다. 또 해병의 3분의 2 가량과 육군의 절반은 동료들의 이런 민간인 괴롭힘을 군대에 보고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미군 관계자는 “군사규율이 강조하는 것은 리더십”이라며 “미군 병사들이 실제로 생각대로 사람들을 고문을 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이라크 전쟁이 4년 이상 지속돼 병사들이 죽음에 대한 공포와 스트레스에 오랫동안 시달리면서 도덕성 상실 현상이 초래된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조사에서 첫 파견자의 15%, 두번째 이상 파견자의 24%가 심한 전쟁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첫 파견자의 8%, 중복 파견자의 10%가 우울증을 보였다. 다만 이라크 주둔 미군의 자살률은 10만명당 17.3명으로 2005년의 10만명당 19.9명보다 줄었다. 결혼한 병사의 20% 가량은 배우자와 이혼이나 별거를 계획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이전 조사보다 15% 늘어난 것이다.
보고서는 이라크 주둔 미군의 스트레스는 2차 세계대전 때보다 심각하다고 평가했다. 정신과 담당 데니스 맥궈크 준장은 “상당수의 군인들이 일주일 내내 10∼12시간씩 전쟁을 수행하고 있다”면서 “미국 역사상 6∼7개월 동안 최전선에서 전투를 하도록 요구받은 전쟁은 없었다”고 말했다.
미국 시민자유연합 등 인권단체들은 이번 보고서에 대해 아부그라이브 수용소 등에서 자행된 고문이 전쟁 지역 전역에 퍼져 있음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워싱턴=이동훈 특파원 dhlee@kmib.co.kr
이라크 미군 전쟁규율 ‘낙제’
[2007.05.06 16:29]
[쿠키지구촌] 이라크에서 전쟁을 치르고 있는 미군 10명 가운데 서너명은 저항세력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캐거나 전우의 생명을 구하기위해 고문이 허용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등 전쟁 윤리 의식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미 국방부가 지난해 9월 이라크 주둔 육군 1320명과 해병 447명 등 1767명을 상대로 조사해 5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육군 가운데 36%, 해병대의 39%가 저항세력으로부터 중요한 정보를 얻기 위해 고문이 허용돼야 한다고 답했다. 또 육군 41%, 해병 44%는 다른 병사들의 목숨을 구할 수 있다면 고문을 허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쟁지역에서 민간인을 존엄하게 대우해야 한다는데 찬성한 비율은 육군 47%, 해병 38%에 그쳤다. 3분의 1은 민간인을 모욕하거나 욕설을 퍼부은 경험이 있다고 답변했다. 이밖에 응답자 중 10%만이 동료 병사들이 이라크 민간인들을 때리고, 학대하거나 불필요하게 재산을 파괴한 사실을 보고했다고 밝혔다. 또 해병의 3분의2 가량과 육군의 절반은 동료들의 이런 민간인 괴롭힘을 군대에 보고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미군 관계자는 “군사규율이 강조하는 것은 리더십”이라며 “미군 병사들이 실제로 생각대로 사람들을 고문을 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이라크 전쟁이 4년 이상 지속돼 병사들이 죽음에 대한 공포와 스트레스에 오랫동안 시달리면서 도덕성 상실 현상이 초래된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조사에서 첫 파견자의 15%, 두번째 이상 파견자의 24%가 심한 전쟁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첫 파견자의 8%, 중복 파견자의 10%가 우울증을 보였다. 다만 이라크 주둔 미군의 자살률은 10만명당 17.3명으로 2005년의 10만명당 19.9명보다 줄었다. 결혼한 병사의 20%가량은 배우자와 이혼이나 별거를 계획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이전 조사보다 15% 늘어난 것이다.
보고서는 이라크 주둔 미군의 스트레스는 2차 세계대전 때보다 심각하다고 평가했다. 정신과 담당 데니스 맥궈크 준장은 “상당수의 군인들이 일주일 내내 10∼12시간씩 전쟁을 수행하고 있다”면서 “미국 역사상 6∼7개월동안 최전선에서 전투를 하도록 요구받은 전쟁은 없었다”고 말했다.
미국 시민자유연합 등 인권단체들은 이번 보고서에 대해 아부그라이브 수용소 등에서 자행된 고문이 전쟁 지역 전역에 퍼져 있음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워싱턴=이동훈 특파원 dhlee@kmib.co.kr
NYT ‘유엔, 이라크 억류자 처우 비난’
입력시각 : 2007-04-27 01:25 목록보기 인쇄하기
[뉴욕에서 이종수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유엔은 이라크 정부가 억류자들이 학대받고 있는데도 법적 보호 조치를 하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유엔이 최근 인권보고서를 통해 지난 2월 중순부터 체포된 용의자들에 대한 법적 보호 조치가 부족하다면서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고 전했습니다.
유엔은 보고서에서 이라크 정부가 3천 명이 넘는 억류자들에 대해 인권 유린이 있는지 감시하지 않고 고문 등으로 학대한 혐의가 있는 경찰에 대한 기소도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종수 [jslee@ytn.co.kr]
UN “안정화작전 이후 3천 명 감금”
2007년 04월 26일 02:02
유엔 이라크지원단은 이라크 인권 상황에 대한 보고서에서 지난 2월14일 미군 주도로 시작한 이라크 안정화 작전 이래 지난달 말 현재까지 이라크인 3천명이 감금됐다고 밝혔습니다.
지원단의 보고서는 또 이라크 재건사업에 수십억 달러가 쓰였지만 이라크인의 54%가 하루 1달러 이하로 생활하고 있으며, 실업률이 69%에 이를 정도로 심각하고 이라크전 이래 3만 7천명이 기소나 재판없이 수용 시설에 감금됐다고 지적했습니다.
지원단의 이 보고서를 통해 종신형이나 사형 선고도 불과 몇 분 안에 이뤄진 경우도 있다며 이라크의 붕괴된 사법 체계도 비난했습니다
‘잿더미’ 이라크 200만 ‘잿빛’ 난민행렬
200만명 난민으로 인권 심각한 위협
국내 난민까지 합치면 400만명
김순배 기자
»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서 남쪽으로 160㎞ 떨어진 나자프 부근 난민캠프에서 지난 4일 어린이들이 타이어를 굴리며 뛰어놀고 있다. 이곳에는 바그다드와 인근 지역에서 종파분쟁을 피해 온 이라크 난민 600여명으로 수용돼 있다. 나자프/AP 연합
요르단 동쪽 암만의 낡고 자그만한 아파트. 지칠 대로 지쳐 멍한 표정의 이라크인 나파 압둘 하디가 갓난 아기를 무릎에 앉혀 달래고 있다. 하디는 바그다드 인근 부유한 동네의 널찍한 아파트에 살던 방사선과 의사다. 하지만, 50살의 그는 지난 7월 전쟁에 찌든 바그다드를 떠나, 다른 수많은 이라크인처럼 난민의 길에 올랐다.
최근 시사주간 <뉴스위크>가 전한 하디의 처지처럼, 피로 물든 이라크를 떠나 인근 요르단, 시리아 등으로 떠난 난민이 200만명에 이른다. 이라크 전체 인구의 10%다. 1948~67년 아랍-이스라엘 전쟁 때의 팔레스타인 대난민 이후 최대 규모다. 매달 4만~5만명이 전쟁과 종파분쟁, 자살 폭탄공격, 파괴된 기초생활 서비스, 불확실한 미래 등이 두려워 이라크를 탈출하고 있다. 이라크 현지에서 고향을 버린 약 190만명까지 포함하면 난민은 400만명에 이른다.
주변국이 아닌 스웨덴 등 서방 세계로 운좋게 망명한 이들도 늘고 있다. 지난해 유럽 등지의 36개국에 망명을 신청한 이라크인은 2만2200여명으로 최고를 기록했다. 2005년 1만2500여명보다 77% 늘어났다. 세계적으로 10%의 망명자가 줄어든 것과 대조된다.
이라크 난민행렬이 이어지면서, 이들의 인권은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 국제앰네스티는 16일 성명에서 “중동은 지금 미국과 유럽연합 등 국제사회가 긴급조처를 취하지 않으면 인도주의적 위기를 맞을 처지”라며 “난민들이 잠잘 곳과 먹을 것, 의료, 교육 등을 도움받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이라크 출산 망명 신청자 추이
난민들이 주변 시리아와 요르단 등으로 몰려 이들 나라도 상황이 심각해지고 있다. 끊없는 이민행렬은 “형제” “손님”으로 대우받던 이들을 짐으로 바꿔놓았다. 120만명이 쏟아져 들어온 시리아에서는 범죄와 성매매까지 늘어나 “더 이상은 안된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넘쳐난다. 인구 600만명의 요르단에는 전체 인구의 10% 가까운 50~75만명, 이집트에는 12만명이 몰려들었다. 학교, 병원 등의 시설부족은 물론 물가인상까지 낳고 있다.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UNHCR)은 이라크 상황이 악화돼 시리아 등이 국경이 폐쇄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에이피> 통신은 지난 27일 유엔이 국경폐쇄를 막기 위해 요르단, 시리아,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에 난민캠프를 설치해 난민들을 현지인과 분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라크 난민의 탈출은 이라크 재건 작업에도 우려를 낳고 있다. 교사, 과학자, 의사, 공무원 등 중산층의 이탈은 이라크가 잿더미에서 다시 일어서는 데 큰 타격이 되기 때문이다. 이들이 돌아오지 않을 가능성이 큰 데다, 자라나는 세대가 교육과 의료 등의 기초 서비스를 제대로 받을 수 없다. <뉴스위크>는 “1세대만 잃어버리는 게 아니라 2세대에 걸쳐 악영향을 받는다는 게 가장 심각한 문제”라는 한 난민의 말을 전했다.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은 오는 17~18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이라크 난민 문제 대처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국제회의를 열어 국제사회의 대책을 촉구할 계획이다.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