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호 전 이라크 대사의 바그다드 800일] 석유부자 나라에서 석유 없어 ‘쩔쩔’ 주유소마다 빈통 든 시민들로 장사진
전기공급 전쟁 전의 25% 수준 불과, 주민부터 국회의원까지 대사관 전기 훔쳐
바그다드국제공항은 인내력 시험장… 비행기 연발착은 보통이고 행선지도 멋대로
▲ 바그다드국제공항 전경. (photo AP)
바그다드의 일상은 앞서 언급한 대로 죽음과 공포를 수반하는 테러행위의 연속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주민의 일상생활에 필요한 인프라가 너무나 열악하고 처참하다.
인간의 기초생활에 필요한 전기, 식수, 석유 문제로 들어가면 상황은 거의 절망적이다. 석유 생산국인 이라크에서 석유가 부족하다는 사실을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 이러한 기초생필품 부족 현상이 민심을 이반시키고 결국 테러리스트 활동에 동조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여기에 경제활동 연령층의 대규모 실업은 테러리스트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유리한 환경을 제공해 준다. 따라서 낮에는 정부군에, 밤에는 테러단체나 저항세력에 협조하는 사람이 생기게 된다. 일자리 창출은 테러를 근본적으로 줄이는 해결책이라고 할 수 있다.
테러공포는 시간이 지나면서 나도 이라크인처럼 어느 정도 익숙해져 갔다. 하지만 바그다드에서 살면서 현실적으로 가장 고통스러운 것은 전기 부족이었다. 정부가 공급하는 전기량이 하루에 2~3시간밖에 되지 않는다. 그것도 자주 전기가 나간다. 그래서 대사관에선 비상발전기를 하루 20여시간씩 계속 돌려야 한다. 이러다 보니 발전기가 자주 고장이 난다. 기온이 40도가 넘는 뜨거운 여름이나 날씨가 쌀쌀한 겨울철에 발전기가 고장 나면 직원의 건강이나 안전에 큰 문제가 생긴다.
한번은 발전기가 3일간 고장 나는 바람에 직원의 식사를 만들 수가 없어 군의 비상식량으로 대신한 적이 있었다. 마침 그때가 쌀쌀한 12월이었다. 잠을 잘 때 히터가 작동하지 않아 이불을 뒤집어쓰고 새우잠을 자야만 했다. 현재 이라크 정부가 공급할 수 있는 전기량은 이라크 전쟁 전의 25%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테러리스트들이 송전탑을 비롯한 전기관련 시설을 파괴시켜 민생을 어렵게 하여 정부를 곤경에 빠트리고 있기 때문이다.
에어컨을 많이 쓰는 여름철에는 대사관을 난처하게 만드는 사건이 생긴다. 대사관에서는 용량이 큰 발전기를 쓰는데 대사관 주변에 사는 이라크인이 전기를 몰래 끌어다 쓰다가 적발되는 것이다. 이것은 이라크의 전기 사정이 어느 정도인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다.
▲ 이라크에서는 석유 부족으로 주민들이 기름을 넣는 데 애를 먹는다. 한번은 주위에 사는 대부분 집은 물론 작은 상점까지 대사관 전기를 몰래 이용하다가 발각되었다. 우리는 이 사실을 나중에 알고 이를 근절하기 위해 내부 대책회의를 한 적이 있었다. 또 한번은 이웃에 사는 시아파 국회의원이 대사관 전기를 몰래 사용하다 발각되었다. 이 국회의원은 자신의 신분을 이용해 오히려 대사관에 압력을 행사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대사관은 예외를 허용하지 않았다. 잘못해서 이라크 현지 주민 사이에 이라크 국회의원이 한국 대사관으로부터 혜택을 받고 있다는 소문이라도 나면 오히려 테러를 유발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다음은 석유 부족이다. 석유 매장량이 세계 두 번째라는 나라에서 석유제품의 부족으로 시민이 고통을 받고 있다니 이런 아이러니가 또 어디에 있겠는가. 원인은 테러리스트들이 송유관 같은 석유시설을 파괴하기 때문이다. 석유는 많지만 공급할 방법이 원활치 않으니 휘발유 값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른다. 공급되는 양도 부족하여 주유소가 있는 길가에는 사람들이 기름을 사려고 장사진을 이루곤 한다. 이것은 종종 자살차량폭탄의 대상이 되곤 하였다. 또 석유를 몰래 빼돌려 팔면 엄청난 이득을 보니 석유 관련 부정이 판을 친다. 대사관에선 석유값이 아무리 비싸도 발전기를 돌리기 위해 어느 정도의 양을 비축해 놓아야 했다.
다음은 식수 문제다. 가정에 공급되는 물의 질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 물론 대사관에서는 생수를 대량으로 사다 먹고 있지만 세면과 샤워를 할 때 수도꼭지를 틀면 붉은색 수돗물이 콸콸 쏟아져 나올 때가 많았다. 냄새도 역해서 여간 불쾌하지 않았다. 이럴 때면 먹는 생수로 간략히 세면을 해야 한다.
육로 교통은 테러로 인해 그 불안정성에 대해선 언급할 필요조차 없다. 그렇다면 항공기를 이용하면 그런 위험성이 줄어들까? 부득불 항공기를 이용할 때 다른 나라에서 받는 관련 서비스는 거의 없다고 봐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이라크, 전쟁과 제재로 유아사망률 급증”<세이브 더 칠드런>
연합뉴스 | 기사입력 2007-05-08 09:33
“1990∼2005년 기간 150% 증가”
(런던 AP=연합뉴스) 오랜 경제제재와 전쟁으로 인해 이라크의 유아사망률이 급격히 늘고 있다고 ‘세이브 더 칠드런’이 8일 밝혔다.
세이브 더 칠드런은 전 세계 유아사망률의 94%를 차지하는 60개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1990~2005년 유아사망률 추이를 조사한 결과 매년 전 세계적으로 5세 이하 어린이가 1천20만명, 하루 2만8천명 꼴로 사망하고 있으며 이라크의 경우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고 발표했다.
5세 이하 어린이 사망자 가운데 99%는 가난과 각종 질병, 영양결핍에 시달리는 개도국 어린이며 폐렴과 설사, 조산이나 유산, 구개파열 등 선천적 결손증이 전체 사망 원인의 4분의 3을 차지했다.
이라크는 1991년 미국과 제1차 걸프전을 치른 뒤 국제사회의 경제제재가 계속된 데 이어 2003년 3월 미국의 침공(제2차 걸프전)이 시작되면서 1990∼2005년 어린이 사망률이 150%나 증가했다.
2005년에는 이라크 어린이 8명 가운데 1명 꼴인 12만2천명이 5세가 되기 전 목숨을 잃었으며 절반은 태어난 달에 사망한 것으로 밝혀졌다.
보고서는 “미국의 침공 이전부터 이라크 여성과 어린이는 오랜 기간의 억압과 갈등, 외부의 제재 등에 의한 심각한 인도주의적 위기 상황에 직면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과 전쟁으로 인해 전력과 식수가 부족해지고 보건서비스 질이 악화되는 한편 물가상승률이 치솟으면서 이라크 여성과 어린이가 처한 상황이 더욱 나빠졌다는 게 세이브 더 칠드런의 설명이다.
kjw@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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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어린이들 전쟁후유증 심각
◇이라크 바그다드 서부 팔루자에서 한 어린이가 미군의 미사일 공격으로 폐허가 된 집 앞에 서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이라크 바그다드에 사는 여섯 살의 아흐메드 알 카파지는 지난해 1월 박격포 포탄에 왼쪽 팔을 잃었다. 이후로 그는 집 밖에 나가본 일이 없다. 올해 일곱 살인 후세인 하이더는 다섯 살 때 아버지가 거실에서 벌어진 총격전으로 피흘리며 숨져가는 것을 본 뒤 아예 말문을 닫아버렸다.
이라크전쟁의 참화 속에서 이라크 어린이의 상당수가 심각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증후군’(트라우마)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린이들이 성장과정에서 겪는 이 같은 정신적 충격은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발생시키는 동시에 다음 세대 이라크에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미 일간 USA투데이는 17일 이라크 보건당국이 2500명의 바그다드 시내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아이들의 70%가 야뇨증이나 말더듬기 등 심각한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조사를 한 정신건강 전문가 모하메드 알 아부디는 “이라크전쟁으로 어린이들이 얼마나 심각한 정신적 충격을 입었는지 잘 보여주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10월부터 바그다드 북부에 거주하는 중·하층 가구 어린이를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세계보건기구(WHO)가 트라우마 징후로 규정한 10가지 증상에 해당하는지 등이 조사됐다. 말을 아예 안 하거나 학업성적이 갑자기 떨어지는 경우, 공격적 행동이 늘어나는 경우도 조사 항목에 포함됐다.
국제적십자사가 지난주 내놓은 또 다른 보고서도 “이라크 어린이들은 아침 등굣길에 거리에 널린 시체를 목격하거나, 폭격으로 가족과 친지가 숨지는 광경을 지켜보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무스탄시리야 의료학교 정신병리학 강사인 알 하시미는 “어린이들이 겪는 트라우마는 그들의 성장과정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친다”며 “전쟁이 끝나고 평화가 오더라도 다음 세대가 어떻게 될지는 상상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라크 내 정신병리 의료시설은 열악하기 짝이 없어 심리치료를 기대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이라크 정부 대변인 알리 알 다바그는 “정부도 이 문제를 잘 알고 있지만 치안이 안정되기 전까지는 고통받는 어린이들에게 해줄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고 털어놨다.
김형구 기자
julyend@segye.com
2007.04.17 (화) 20:01
“미군은 이라크를 떠나라”
[해방을향한인티파다](45) – 바그다드 점령 4년을 맞은 이라크
미니 miniwata@gmail.com / 2007년04월10일 16시37분
▲ 이라크 지도
바그다드 남부에 위치한 나자프에서 지난 4월9일 이라크인 수 십 만 명이 참여한 반미 집회가 열렸으며, 집회 참가자들이 성조기를 불태우거나 짓밟기도 했다고 <알 자지라>가 보도하였습니다. 집회 참가자들은 이라크 경찰과 군이 나자프와 쿠파 지역 안팎의 검문소를 지키고 있는 동안 부시를 타도하자, 미국을 타도하자라고 적힌 수 백 개의 현수막을 들고 행진 하였습니다.
이번 집회는 미군 주도의 점령군이 바그다드를 함락한 지 4년이 되는 날을 맞아 벌어졌습니다.
[출처 : AFP]
상처받은 어린이들
사망자 수만으로는 표현할 수 없는 점령과 전쟁의 고통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 중에 중요한 일이 어린이들입니다. 많은 어린이들이 부모를 읽고 전쟁의 한 가운데서 거리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이라크의 빈곤 상황은 지난 4년 동안 최고치에 이르고 있습니다. 많은 어린이들이 깨끗한 식수와 보건의료, 교육 등 생활에 기본적으로 필요한 물품과 시설을 아주 적게 이용하거나 이용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관련 통계는 놀라운 상황을 보여줍니다. 어린이 25명 가운데 1명은 5세가 되기 전에 죽음에 이릅니다. 4명 가운데 1명 또는 3백 만 명 이상의 어린이들이 영양실조 상태이며 5명 가운데 1명은 학교를 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 아흐메드 자바르 [출처 : 알자지라]
바그다드에 살고 있는 아흐메드 자바르씨는 낮에는 길에서 장난감을 팔고 있습니다. 아흐메드씨는 형제자매의 생활비를 벌기 위해 학교를 그만둬야 했습니다.
“우리 가족은 7명이에요. 아버지는 바쿠바에서 테러리스트한테 살해 당했구요. 그래서 바쿠바를 떠나 바그다드로 오게 됐어요.”
▲ 시자드 알리 [출처 : 알자지라]
시자드 알리씨의 부모님은 그가 다섯 달 때 돌아가셨습니다. 형제들이 그를 토브지에 있는 고아원으로 데려가기까지 시자드씨는 길에서 생활을 했습니다. 고아원으로 온 뒤 시자드씨는 친구들과 그림도 그리고 놀이도 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이라크군과 미군은 언제나 저를 때리고 체포하였습니다. 그리고 저를 테러리스트라고 의심하였습니다. 내가 아무리 테러리스트가 아니라고 해도 소용없었어요. 그래서 이곳으로 오게 됐어요.”
이라크 쿠르드 정부, 혈액관리본부 방문
뉴시스 | 기사입력 2007-02-23 16:57
이번에 방문한 이라크 보건 담당자는 “이라크에서는 혈액원이 없어 혈액이 필요하면 환자가족이나 병원 직원들로부터 채혈해 환자에게 수혈하는 상황으로 혈액사업에서도 선진국인 한국에서 배운 점이 이라크에 돌아가서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태형기자 kth@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