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보고

미군 점령 하에서 이라크는 더욱 혼돈에 빠져들고 있다. 지난 2월1일에는 바그다드에서 70여명이 사망하고 150여명이 부상을 당하는 차량폭탄 테러 참사가 일어났다. 또 2월 10일 미국무장관 로버트 게이츠 바그다드를 전격방문 날에도 이라크 중부 지역에서 자살 폭탄 공격이 발생해 적어도 19명이 사망했으며 서북부 지역에서도 전투로 22명이 사망해, 이날만 최소한 41명이 죽었다.
  조지W부시 미대통령은 10일 미군을 이라크에 영구 주둔시키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향후 수년간만 미군이 이라크에서 활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이라크에 영구기지를 갖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며, “향후 몇 년 동안 미군이 이라크에서 어떻게 활동할 것인지에 대한 합의는 미국의 국익과 이라크 국민들의 이익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부시 미대통령의 발언이 미군의 조기철군 계획을 시사한다고 보기는 어럽다. 더욱이 지상군 감축에 따른 공군력 강화를 꾀하는가 하면, 대다수 이라크인들이 반대하고 있는데도 시아-수니-쿠르드를 3분할 지배하는 연방제 결의안을 미국 상원이 통과(작년 10월26일)시키기도 했다. 여태껏 미국은 어떠한 방식으로든 중동에서의 패권을 위지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아 왔다. 부시와 네오콘들은 이라크 실패에 대한 책임을 “이란의 개입” 때문이라고 목청을 높이고 있다. 이라크에서의 미국의 패배가 자동적으로 평화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

중동에서의 미국의 동맹인 터키가 미국의 이라크 점령 동맹인 쿠르드를 공격하는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지난 2월23일 터키군 1만명이 이라크 국경을 북부지역에서 군사작전을 펼처 반군 79명을 사살했다고 밝혔다. 터키군이 한국군을 공격하지 않겠다고 약속한바 있지만, 한국정부는 24일 자이툰부대에 “경계강화 지시”를 내렸다.
  이미 터키는 작년 10월 터키 의회로부터 군사작전 승인받고 10만명의 병력을 국경지대에 배치하고 십수차례 폭격을 한바 있으며, 지금까지 세차례에 걸쳐 이라크 국경을 넘어 군사작전을 벌였다. 터키의 이라크 개입은 야만과 혼란을 더욱 증폭시킬 것이다.

미군 증파가 이라크에서 혼란을 심화시킨것과 마찬가지로 이러한 상황은 아프가니스탄에서도 재현되어 왔다. 2007년 초 3개 지방의 20개 지역을 통제하던 저항세력이 오히려 2007년 말 도시 지역을 제외하고 아프가니스탄 영토의 75%를 차지했다. 지난해 9월부터 나토군은 대규모 군사작전을 감행해 저항세력의 근거지를 폭격하였지만 “탈레반은 자취를 감추고 민간인만 사망해” 비난 여론만 들끓게 했다. 작년 10월 유엔은 “나토군은 아프간에서 승리하지 못할 것이다”고 밝혔다.

이라크 수렁에 빠진 이후 미국은 북한을 군사적으로 위협할 여력은 없지만 말로나마 대북압박을 지속하고 있다. 지난 2월5일 미국회청문회에서 CIA는 “북한은 이미 몇몇 중동국가와 이란에게 탄도 미사일을 팔았으며 우리는 북한이 핵무기를 해외로 확산시켰을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고 주장했고, 미국 정부는 “핵포기를 약속한 북한이 우라늄 농축활동을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23일 “새 정부 출범으로 북한이 긴장할 이유는 없다”, “새 정부는 남북한이 화해하고 평화를 유지해야 한다는 기본적인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히면서도 “만약 북한이 핵무기를 갖는다면 그런 관계는 물론 궁극적으로 통일을 추구할 수 없다”고 주장하며, 이중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6·15 공동선언이 “대남 공작문서”라는 ‘한국의 네오콘’으로 알려진 남주홍을 통일부 장관으로 내정한 이명박 정권하에서 대북정책이 어떻게 변할지는 아직 미지수있다.

12월28일. ‘국군부대의 이라크 파견연장 및 임무종결계획 동의안’의 국회통과했다. 600여 명의 자이툰 부대원이 12월 20일 귀환해 현재 잔여 병력은 650명으로 줄었지만, 자이툰부대는 작년 7월부터 유엔이라크지원단(UNAMI) 아르빌 사무소 경계와 요원 경호활동에 이어 미 국무부산하 국제개발처(USAIND) 경계경호 임무를 수행하며 이라크 점령 지원에 깊게 관여하고 있다.
  자이툰 부대가 “기름밭” 위에 있다며, 파병연장을 지지한 바 있는 이명박 대통령은, 국회 동의도 없이 해외 파병을 할수 있는 1천명 규모의 상시 파병부대를 만들겠다고 한다. 또 대량살상무기확산방지구상(PSI)과 미사일 방어(MD) 참가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의 침략전쟁에 대한 추종과 함께 한미전쟁동맹을 강화하려 하고 있다.
  이에 맞선 한국의 반전운동의 결집이 필요하다. 3월16일 서울역 광장에서 있을 미국의 이라크 침략 5년을 규탄 3.16 국제공동반전행동에 함께하며, 자이툰부대 철군과 상시파병법 반대, 이명박의 한미전쟁동맹 반대를 함께 외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