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화법 개정,민주유공자법 제정공청회’ 인사말

                 인   사   말

                                                     상임대표 오종렬 이수호 권오헌 강용재 남상헌 문영희 강민조

민주화법 개정과 민주유공자법 제정을 위한 공청회에 참석하신 분들과 그동안 민주화운동정신계승국민연대를 성원해 주신 모든 분들께 이 자리를 빌어 감사드립니다.

제가 중학교에 다닐적 어느날 일이었습니다.  나들이 갔다 돌아오신 제 선친께서 무슨 일을 당하셨는지 몹시 통분해 하셨습니다. 광주학생독립운동 기념행사를 엄숙하게 치르고 나오는길에 기막힌 꼴을 보셨답니다.

공남금을 장기체납하여 중간고사장에서 쫓겨난 어느 학생이 교문 앞에서 울고 있는데 다 큰 중학생을 부축하여 데려가는 그 아버지도 함께 울더랍니다. 그런데 그이는 광주학생독립운동의 주역중 한 분이셨답니다. 거룩한 행사장에는 몇 사람을 제외하고는 친일파 일색인데 정작 독립운동가는 저래서야 되겠느냐고 가슴을 치셨습니다.

한 이십 여년 지나 제가 고등학교 교원을 할 적에 어느 날 선배 한 분이 몹시 격분한 어조로 들려준 얘기를 언제까지나 잊을 수 없습니다.  
술집에서 고참 기관원 몇사람이 술이 거나하여 무엇인가 한껏 자랑들 하는데 들어보니 독립군 잡아다가 고문하던 무용담(?)이더랍니다.

거짓말 같지 않습니까?  

독립운동가는 삼대가 망하고 친일파 매국노는 자자손손이 부귀를 누린다는 말이 생판 억지말 같지 않습니까?

바로 며칠전 대통령소속 의문사진상교명위원회 주요간부 몇 사람이 국군기무사령부 정문 앞 길바닥에 앉아서 속칭 노상농성 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까닭인즉 의문사 진상규명을 위한 자료제출을 비롯하여 모든 조사활동이 거부당했기 때문입니다. 국가정보원, 경찰도 마찬가집니다. 거짓말 같지 않습니까?

민주화운동을 탄압하거나 동조한 인사들이 사회 각 분야의 요직을 타고 앉아서 진상규명이나 명예회복을 훼방하는데 진정한 민주화가 이루어질 수 있습니까?

참여정부와 17대 국회는 원칙을 가지고 국민들이 동의할 수 있는 수준에서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이러한 점들을 바로 잡아 나가야 합니다.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법을 개정하고, 의문사진상규명특별법과 민주화운동관련자명예회복및보상에관한법률을 개정하고, 민주유공자법을 제정해야 합니다.
이는 우리 모두가 해야 할 중요한 역사적 과업입니다.

민주화운동의 정신을 올바로 계승 발전시켜 역사를 바로 세우기 위한 노력은 나라의 미래에 대한 확실한 보장을 의미합니다.
사람 사는 세상을 위해 공헌하고 희생된 이들을 외면하는 나라가 되어서는 안됩니다.  매국이 애국을 단죄하는 거꾸로된 역사를 되풀이 해서는 안됩니다.
단결된 힘과 슬기로운 지혜가 간절히 필요한 때입니다.

오늘 이 자리가 민주주의 발전과 새로운 전진을 위한 힘과 지혜를 모으는 귀중한 자리가 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으면서 거듭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2004년 6월 2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