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농민들 ‘쌀개방반대’로 8월의 폭염 녹인다.

여성농민들 ‘쌀개방반대’로 8월의 폭염 녹인다

[인터뷰]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최옥주 사무총장

김도균 기자

2004년 여름 10년만에 찾아온 폭염도 두려워 않고 거리로 나서는 여성농민들이 있다. 바로 ‘우리쌀 지키기 여성통일대행진단’이 그들이다.

우루과이라운드 이후 10년만에 찾아온 쌀개방의 거센 파도. WTO쌀재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2004년 우리는 그 어느때 보다 식량안보의 위기상황에 처해있다. 이제는 농민들 만이 아니라 전국민이 나서 싸워야 식량주권을 지켜낼 수 있는 식량안보의 비상시국이다.

이런 가운데 8월 1일부터 15일까지 전국에서 펼쳐질 우리쌀지키기 여성통일대행진. 아이들과 함께 하는 보름간의 대행진을 준비중인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최옥주 사무총장을 만나 이번 행진의 의미와 활동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이번 대행진은 어떤 의미를 갖는가?

-2002년에도 여성과 아이들을 중심으로 여성통일선봉대 활동을 벌였었다. 당시에는 전국을 돌며 국민들을 만나 쌀개방저지와 효순이 미선이 사건에 대한 서명을 받았다.

△전여농 최옥주 사무총장 ⓒ민중의소리 한승호
올해는 쌀재협상이 실제 진행중이고 우리 농민들은 이 재협상에서 한치의 양보도 있을 수 없다는 각오로 싸우고 있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농민들만의 힘으로는 부족하다. 이제는 전 국민이 함께 해야만 싸움에서 승리할 수 있다. 그래서 중앙과 전국적으로 식량주권운동본부을 꾸리는 중이다.

대행진단의 활동 중심은 우리쌀을 지켜내자는 것이다. 그리고 내년 분단 60년을 맞는 우리 민족의 통일을 앞당기는 데 여성들이 주동적으로 나서자는 의미도 담고 있다.

여성농민회를 중심으로 행진단을 꾸리고 지역의 여성농민들과 여성단체들을 조직화해 운동본부에 함께 참여할 수 있게 할 것이다.

구체적인 행진 계획은 어떻게 준비되나?

-통일선봉대가 주요도시 중심으로 움직이는 반면 우리는 각 지역, 면단위까지 들어가 농민들을 만나야 하는 요구가 있다. 7월 31일 대행진단 발족식을 갖고 2일 광주에서부터 대행진을 시작한다. 그동안 통일선봉대가 동군, 서군으로 나눴던 것처럼 둘로 나뉘지는 않는다.

각 시군단위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해당 지역 여성농민회, 여성단체들과 지역 실정에 맞게 정치소집회를열고 선전전을 펼치게 된다. 무엇보다 지역여성농민회, 여성단체들과 간담회를 내실 있게 가져가는 것이 중요하다고본다.

현재 정부는 쌀재협상 내용을 농민들과 국민들에게 공개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농민들의 생존권만이 아니라 국가의 식량주권의 문제를 더이상 정부에만 맡겨둘 수 없다고 판단해 지방자치단체들을 압박할 계획이다. 지자체에 식량주권운동에 동참할 것을 요구하겠다. 지자체도 스스로 문제해결의 방도를 찹아야 한다.

중앙통일선봉대와는 어떻게 활동할 계획인가?

-전체적인 기조는 같이 하지만 농민들의 경우 모든 지역에 깊이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모든 일정을 같이 하지는 못한다.부산, 평택, 인천 등에서 만나게 된다. 이들 지역에 각 통일선봉대가 집중할 계획을 갖고 있다. 부산 지역에서 지역통일한마당을 함께하고 평택과 인천에서는 미군기지투쟁을 함께 할 예정이다.

14, 15일에는 서울에서 열릴 예정인 통일대축전에 참가한다. 매년 15일 오전에 진행했던 여성통일한마당을 올해에도 가질 예정이다. 경남 거창에서는 여성농민대회를 가질 예정이다.

운동본부에 여성단체연합 등이 지역단체까지 포함해 적극 결합하겠다고 밝히고 있고 여성단체연합 이강실 대표의 경우 전북지역의 2박 3일간의 행진에 함께 할 예정이다.

8월 26일 대전에서 쌀개방반대 식량주권수호 여성농민전진대회를 열고 대행진단 활동보고대회도 가질 예정이다.

△”자주농업을 실현해야 한다” ⓒ민중의소리 한승호

쌀개방문제, 여성단체들과 어떻게 공동대응 할 것인가?

-우리쌀이니까 지켜야 한다는 식으로 감성적으로 접근해서는 안된다고 본다. 단순히 농민들을 격려하고 지지하는 차원이 아니라 전체 국민들의 주권을 지키는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본다.

소비자들도 식량을 안정적 접근할 수 있는 권리가 보장되어야 한다. 쌀이 수입된다면 이 부분을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쌀을 상품으로 봐서는 안된다. 여성단체들도 이런 기본적인 관점과 내용에 동의하기 대문에 같이 하는 것이다. 이들과 함께 대국민 여론전, 실천전을 어떻게 펴느냐가 관건이다. 정부를 압박하고 쌀재협상을 승리로 이끌어 내기 위한 방안을 함께 논의하고 고민중이다.

단순히 선언에만 그치지 않을 것이다. 구체적인 전술과 실천활동이 나와야 할 것이다.

실제 각 도별로 운동본부 건설준비가 진행중이고 이들이 운동본부에 주도적으로 참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그리고 국민들을 만나 우리쌀의 중요성을 알려내고 식량주권 선언운동을 벌일 계획이다. 올해 쌀투쟁에 여성농민들이 주도적으로 나서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마지막으로 덧붙이고 싶은 말이 있다면?

-과거에 보릿고개를 경험한 어르신들은 먹을 것의 소중함을 알고 있다. 그러나 세대가 바뀌면서 먹을 것에 대한 가치부여를 크게 하지 않는 경향이 생겼다. 오히려 웰빙이니 하면서 생활양식에 대해 이야기 하지 않는가. 그러나 WTO체제라는 것은 어느 개인이나 소비자, 국가의 자유의지로 움직이지 않는다.

쌀과 식량주권을 지켜낸다는 것은 인간 생존의 기본이고 인권이다. 정말 국가는 국민들에게 안정적인 식량공급을 위해 노력해야 하고 또 그럴 책임이 있다. 국민들도 이를 당당히 요구할 권리가 있다. 이를 위한 자주농업을 실현하는 것이 우리의 과제라고 본다.

2004년07월30일 ⓒ민중의 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