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산업화 배후는 ‘삼성’이 아니었다!

의료산업화 배후는 ‘삼성’이 아니었다!
[심층분석] 의료산업선진화위와 ‘황우석 사단’의 진실
  
김상기기자  bus19@ehealthnews.net  

‘황우석 쇼크’가 정부가 주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의료산업화 정책에도 엄청난 타격을 입힐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정부의 의료산업화 정책 전반에 걸쳐 전면적인 재검토가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의료산업화위는 ‘황우석 사단’ 구심점

현재 의료산업화 정책의 핵심 브레인 역할을 맡고 있는 곳은 바로 지난 10월 설치된 대통령 직속 ‘의료산업선진화위원회’.

이 위원회에서는 현재 영리법인 병원 설립 허용을 민간의료보험제도, 첨단의료복합산업단지, 바이오등 신약 신기술 육성 등을 위한 인프라 구축과 제도개선 방안이 중점적으로 다뤄지고 있다.

이 위원회의 인적 구성과 출범 배경을 살펴보면 이번 황우석 쇼크와 의료산업화 정책이 어떻게 직접적으로 연결돼 있는 지 보다 명확해진다.

의료산업선진위화위는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복지부장관 등 정부위원 10명과 민간위원 20명으로 구성됐다.

주목할 점은 정부위원과 민간위원 가운데 이른바 황우석 사단으로 구분되는 인물이 상당수 포함돼 있다는 것이다.

우선 정부위원 중에는 위원회 간사를 맡고 있는 박기영 청와대 정보과학기술보좌관을 비롯해 이른바 ‘황금박쥐’로 불리는 황 교수 후원모임을 결성한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을 꼽을 수 있다.

민간위원에는 황 교수 본인은 물론 황 교수의 적극적인 후원자로 알려진 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 조중명 크리스탈지노믹스 대표 등이 참여하고 있다.

즉 의료산업선진화위원회가 황 교수를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후원하는 정부 및 민간위원들로 채워져 있다는 의미다.

의료산업화 정책의 출발점은 ‘황우석 교수’

그렇다면 이러한 인맥 구성이 어떻게 가능했던 것일까.

그 이유는 바로 의료산업선진화위의 출범배경을 살펴보면 어느정도 윤곽이 잡힌다.

정부는 의료산업선진화위를 출범시키기에 앞서 지난 9월 20일 국무총리실 산하에 의료산업선진화위에 관한 제반 사무를 총괄하고 의료산업발전대책 수립 등 위원회 운영 전반을 지원하기 위한 목적으로 ‘의료산업발전기획단’을 설치했다.

이 기획단의 공동단장 중 한 사람이 바로 ‘황금박쥐’ 멤버인 박기영 청와대 과학기술보좌관이다.

    무엇보다 주목해야 할 점은 의료산업발전기획단이 설치되기까지의 과정이다.  

의료산업발전기획단에  따르면 황우석 교수가 지난해 2월 세계 최초로 사람의 배아줄기세포 배양에 성공했다는 연구성과를 발표된 뒤 같은해 5월 대통령이 배아복제기술 활용과 관련된 장책 방향을 잡을 것을 지시한 데 이어 6월 산업정책적 측면에서 신약개발의 전략적 투자 필요성에 대한 정책연구를 수행하고 보고할 것을 지시했다.

이어 지난해 12월 국무총리 차원에서 의료산업발전종합대책마련 지시가 나온데 이어 올해 3월 청와대 정보과학시술보좌관이 ‘의료산업의 전망과 발전전랙’을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곧이어 의료산업발전 추진체계에 대한 관계기관 협의에 들어갔다.

이런 과정을 거쳐 지난 8월 ‘의료산업선진화위원회설치및운영규정’이 제정되고 9월에 의료산업발전기획단이 발족됐다.

  
   <의료산업선진화위원회 민간위원 명단>

일련의 과정을 살펴보면 정부의 의료산업화 정책의 가장 핵심적인 단초를 제공한 것이 바로 황우석 교수의 인간 배아줄기세포 배양 성공이었다해도 무리가 아닌 듯 싶다.

황 교수의 배아줄기세포 배양 성공이 정부의 의료산업화 정책 추진의 원동력으로 작용하면서 이를 근거로 의료산업발전기획단이 설치되고, 곧이어 의료산업선진화위가 출범한 것이다.  

   <의료산업발전기획단 홈페이지의 관련 내용>

결국, 정부의 의료산업화 정책의 몸통은 ‘삼성그룹’이 아니라 바로 황우석 교수와 그를 지지하는 인맥이었던 셈이다.

의료산업화위 해체 요구 거세

의료산업화위 출범 이후부터 보건의료 및 시민사회단체를 중심으로 위원회 해체 요구가 잇따랐던 것이 사실이다.

더욱이 최근 황 교수 연구팀이 매매된 난자를 사용한 것으로 드러나고 이 과정에서 노성일 미즈메디병원장이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이에 노 이사장이 의료산업선진화위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여기서 나아가 황 교수 논문이 조작됏다는 의혹이 불거지고 사태가 극도로 악화되면서 이제는 황 교수를 중심으로 설치된 의료산업위원회를 해체해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보건의료단체연합은 최근 성명서를 통해 “황우석씨는 범정부차원의 지원을 받는 과학자였고 황우석씨의 이러한 명성을 바탕으로 한국의 BT 산업정책 및 의료산업화 정책이 추진됐다”며 “수백억원의 정부연구비가 지원되고 환상에 기반한 ‘의료산업화’가 미래의 희망으로 선전됐다”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특히 “이번 황우석 사태가 거대한 사기극으로 밝혀짐에 따라 이른바 ‘황우석 사단’이 중심이 된 의료산업선진화위원회는 즉시 해체돼야 한다”며 “박기영보좌관이 간사이고 노성일, 황우석씨, 크리스탈 지노믹스 조중명사장, 세포줄기허브를 유치한 서울대병원 성상철 위원장, 그 외 생명공학계 인사들로 이루어진 황우석사단이 이 위원회의 주축을 이루고 있다”고 직접적으로 비난했다.

참여연대와 경실련 등의 시민단체 역시 의료산업선진화위 출범 이후부터 줄곧 위원회의 인력구성과 역할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며 끊임없이 해체를 요구해왔다.

따라서 향후 황 교수의 연구논문과 맞춤형 배아줄기세포 연구성과의 진위 여부에 따라 의료산업선진화위 존립 자체가 흔들릴 가능성도 높다.

의료계 한 관계자는 “만약 의료산업선진화위의 원동력이나 마찬가진인 황 교수의 위상이 급락한다면 정부의 의료산업화 정책은 물론 위원회 운영 자체도 재검토 되거나 최악의 경우 해체까지도 이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2005/12/19 07:03:55     출처 : e헬스통신(www.e-health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