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 연 명 : 노래를 찾는 사람들 “1987, 그 20년 후에”
일 시 : 2007년 5월 25일 (금) 오후 8시/5월 26일 (토) 오후 7시/
5월 27일 (일) 오후 4시
장 소 : 동덕여대 공연예술센터 공연장
티 켓 가 : 전석 44,000원
주 최 : 노래를 찾는 사람들
주 관 : 라이브플러스, 풍류
후 원 : 프레시안, 문화예술위원회, MVP창투
예 약/문 의 : 연기획 011-9179-2489/010-2477-0125
“1987년에서 2007년으로, 미래를 향한 과거로의 여행”
노찾사, 지성과 감성으로 역사와 오늘을 노래한다
이 시대의 현실을 진실되고 깊이 있게 노래하는 대중음악 문화를 만들고 세우는 길을 모색해 온 노래문화집단 <노래를 찾는 사람들>은 지난 2004년 하반기 노찾사 2+3집 음반을 재발매하고 2005년 10월 이화여대 대강당에서 창립 21주년 기념 콘서트를 여는 등 본격적으로 활동을 재개하면서 많은 관심을 모은 바 있다. 이제 문화예술의 향기로 풍성한 5월의 대학로에서 <노래를 찾는 사람들>(이하 <노찾사>)의 ‘노래 찾기’의 열정을 다시 볼 수 있는 공연이 찾아 온다.
활동 재개 이후 <노찾사>의 모색과 고민, 나름의 결실을 정리, 종합하는 의미를 담은 이번 콘서트는 동시에 6월 민주항쟁 20주년을 기념하는 공연이기도 하다. <노찾사>는 노래를 통하여, 민주화를 향한 열망이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구었던 1987년의 시대정신을 되새기고 그로부터 20년이 지난 2007년 지금 여기 우리들의 삶의 현실에 대해 성찰하고 꿈과 힘을 다시금 새롭게 북돋우는 자리를 만들고자 한다.
노찾사의 사명은 여전히 유효하다
주지하다시피 <노찾사>는 1980년대(직접적으로는 1987년)의 산물이었고 한 때 대중의 열렬한 호응에 힘입어 사회적 돌풍을 일으키기도 했다. 1990년대 들어 “1980년대의 급진적 변혁운동의 힘이 민주화, 문민화라는 이데올로기 속에 편입되어 제도화되거나 주변화되어 그 열기가 현저하게 식어 버린” 상황이 전개되었다. “신자유주의 세계질서의 추세 속에서 한국사회는 본격적으로 탈근대의 소용돌이 속에 편입되어 들어가기 시작했고 그와 함께 모든 진지한 것, 본질적인 것, 구조적인 것에 대한 크고 무거운 질문은 사회 전반에서 생략되거나 배제되기 시작했다.” <노찾사>의 퇴조에는 이런 사회적 흐름이 주요하게 작용했다.
그러나 지난 20년 동안의 민주화와 경제 성장의 과실을 누리고 있는 이 시대의 뒤 안에서는 여전히 불행과 고통과 갈등과 비명이 소용돌이치고 있으며 그 속에서 인간의 희망과 영혼은 척박한 땅 한가운데서 나무처럼 자라고 있다. 그리고 “교훈과 피할 수 없는 명령”은 사라지지 못하고 있다. 김수영이 <서시>에서 통찰한 것처럼 이 시대는 여전히 명령의 과잉을 요구하는 밤이며 부엉이의 노래는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어떻게 보면 <노찾사>는 스스로 이 혼돈의 시대를 증언하는 부엉이의 노래다. 한반도의 근대 100년 동안의 역사 속에서 우연이건 필연이건 현재 이 곳의 위치에 이르게 된 수많은 사람들의 상처와 희망, 고통과 욕망, 빛과 그림자를 <노찾사>는 노래하고자 한다. 지성과 감성은 우리의 무기…
새로운 감성의 음악을 시도하는 공연
<노찾사>는 이번 공연을 통해 지난 20년 동안 한국 사회의 변혁을 이끌었던80년대 혹은30~50대 세대의 꿈과 열망, 1987년의 시대정신, 그리고 현재 한국 사회의 삶의 모습을 노래와 영상으로 형상화함으로써 지금 ‘1987년, 그 20년 후에’ 나 자신은 어디에 있으며 또 어디로 가고 있는가를 가늠해 보고자 한다. <노찾사>의 대표곡들인 ‘사계’와 ‘동물의 왕국,’ ‘동지를 위하여,’ ‘먼 길’ 등의 곡들이 지난 20년과 오늘을 되새기는 영상들과 만나 감동의 힘을 배가할 것이다. 노래와 영상의 다큐멘터리적 결합은 <노찾사>가 우리 대중음악계에서 효시를 이룬 분야로 2007년에 걸맞은 신선한 감각의 조합을 시도할 것이다. 또 ‘그날이 오면,’ ‘광야에서’ 와 같은 고전적인 히트곡들 경우도 새로운 편곡과 더불어 시대를 뛰어 넘는 원곡의 힘을 유감없이 보여 줄 예정이다.
무엇보다도 이번 공연에서 특기할 점은 2005년 거의 10년 만에 본격적으로 활동을 재개한 <노찾사>가 새롭게 선보일 ‘젊은 그대,’ ‘나의 바램은’과 같은 창작신곡들과 <노찾사>의 공식 무대에 처음 올려 지는 ‘잃어버린 말(김민기 곡),’ ‘정원(한동헌 곡)’ 등 다수의 새로운 레퍼토리다. 성숙하면서도 새로운 감성의 노래를 관객에게 들려 줄 수 있는 기회라 <노찾사> 또한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
이번 <노찾사>의 공연은 섬세하고 깊이 있는 음악적 느낌을 추구한다. 이를 위해서 반주팀 편성에 있어서도 전자악기의 사용을 최대한 줄이고 피아노, 어쿠스틱 기타, 콘트라베이스, 퍼커션 그리고 소편성 관현악기로 구성, 포크, 재즈, 클래시컬 음악의 섬세하고 부드럽고 세련된 음악어법을 구사하고자 한다. 노래운동의 대중화에 불을 지폈던 <노찾사>의 ‘삶과 진실의 노래’의 진정성과 숭고미가 좀더 격조있게 관객들의 가슴에 다가갈 수 있도록… 따라서 관객들에게 이미 익숙한 곡들도 이번 공연에서는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올 것이다.
이번 공연에는 신지아, 조성태, 문진오 등 2005년 가을 이대 공연 무대에 섰던 노찾사 멤버들이 대부분 참여한다. 특히, 이번 공연에선 故 김광석이 불러 서른이 다가오는 모든 이들의 가슴을 울렸던 “서른 즈음에”의 작곡가 강승원과 동물원 출신의 싱어송라이터 김창기가 노찾사의 ‘노래 찾기’에 함께 어우러져 그 풍성함을 더 한다.
Epilogue
‘아아 짧았던 내 젊음도 헛된 꿈이 아니었으리……’ 여전히 세상은 하수상하지만87년 시청 앞 광장에서 어깨동무를 하고 스스로 바리케이드가 되고자 했던 그 짧았던 젊음은 결코 헛된 꿈만은 아니었기에 더 나은 내일을 위한 이번 공연의 의미는 남다르다. 1987년 이후 민주화를 위한 투쟁의 현장에서 함께 고뇌하고 정열을 불태웠던 이들이 청년에서 중년이 되어가는 지금, <노찾사>의 이번 공연은 그들과 함께 하는 정서적 연대의 장이 될 것이다.
댄스 그룹 거북이의 <사계>, 랩퍼 MC스나이퍼의 <솔아 푸르른 솔아>의 리메이크와 기업 광고에까지 배경 음악으로 사용된 <그날이 오면>, <광야에서> 등 노찾사가 남긴 흔적들은 아직도 우리 곁에 친숙하게 남아있다. 이 노래들이 비단 80년대의 ‘민중가요’의 대표곡이기 때문에 지금도 사랑 받고 있는 것은 단연코 아닐 것이다. <노찾사>의 노래들은 ‘민중가요’의 조악한 음악적 한계성을 극복해내었을 뿐만 아니라 상업적인 대중가요와도 타협하지 않은 <노찾사>만의 현대적 가곡을 만들어 냈다. 100만장이라는 경이적인 판매고를 기록한 밑바탕엔 아름다운 노래, 삶이 담긴 노랫말을 찾기 위한 <노찾사>의 땀과 눈물이 있었다.
<노찾사>는 주류 대중문화의 흐름과 다른 또 하나의 문화의 창조를 도모하는 집단으로서, 주된 문화적 흐름들이 상업화되고 피상화되는 오늘날 <노찾사>와 같이 상업성이 아니라 우리의 집합적 삶의 내부에서 우러나오는 진정성과 예술 대안을 모색하는 활동은 우리사회의 문화예술의 다양성을 위해 귀중한 자양분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