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간략한 책 소개
국내외 마르크스 경제학의 석학들이 세계 경제 위기의 원인, 전망, 대안을 말한 책이다. 한국의 대표적인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자인 정성진 교수가 직접 책을 엮었다. 신자유주의의 파산은 많은 사람들이 인정하지만 그것의 대안으로 제시되는 금융 규제 강화와 케인스주의 정책으로의 전환이 과연 대안이 될 수 있을까? 이 책의 저자들은 위기를 야기한 용의자들 속에서 진정한 범인을 찾아낸다.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것과 달리, 1930년대 대공황을 끝낸 것은 뉴딜 정책이 아니라 제2차세계대전이었고, 금융자본이나 신자유주의 정책은 위기의 주된 원인이라기보다는 오히려 1970년대 이후 심화된 경제 위기의 결과다. 현재 미국 정부 등이 취하고 있는 구제금융이나 국유화는 신자유주의 정부 시절에도 위기 때마다 사용됐던 낡은 처방전이다. 이 책은 진정한 원인은 마르크스가 ≪자본론≫에서 말한 이윤 중심의 “자본주의 시스템 그 자체”라고 말하면서 단순한 정책 전환을 넘어서는 진정한 대안을 모색한다.
■ 이 책의 특징
● “만약 마르크스가 살아 있다면 ……” : 경제 위기가 심화되면서 다시 부활하고 있는 마르크스의 경제학 관점에서 현재의 세계 경제 위기를 분석한 국내 유일의 책이다.
경제 위기가 심각해지자, 독일을 비롯해 전 세계에서는 마르크스의 ≪자본론≫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자본론≫을 다시 읽고 쉽게 설명하려는 시도들은 어느 정도 이뤄지고 있고 인기도 끌고 있지만, 마르크스가 ≪자본론≫에서 얘기했던 이론을 바탕으로 현재의 세계 경제 위기를 분석한 책은 없었기에 이 책의 출간은 더욱더 유의미하다.
● 이 책을 쓴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자들은 현재의 위기를 예측했다.
세계적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자 로버트 브레너는 2001년 불황뿐 아니라 현재의 위기도 정확하게 예측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 책에 실린 그의 글은 <한겨레>의 2009년 신년 해외 석학 대담 특집의 일환으로 정성진 교수와 한 대담으로서, 신문에 실리지 않았던 전문을 번역한 것이다. 한국 경제 전망 등에 대한 그의 솔직한 생각이 담겨 있다. 정성진 교수는 대다수 사람들이 미국의 위기로만 그칠 것이라고 생각했던 2007년 8월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 발발 당시에, 이윤율 저하 때문에 그 위기가 실물경제의 위기, 나아가 세계 공황으로 귀결될 것임을 이미 예측한 바 있다. 또 크리스 하먼은 영국의 친시장 싱크탱크 아담스미스협회의 수석 연구자 이몬 버틀러와 논쟁을 벌이는 등 영국에서 대표적인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자로서 논쟁을 이끌고 있으며 금융 위기가 아닌 실물경제의 위기임을 오래 전부터 주장해 왔다.
● 주류·케인스주의 경제학에 대한 비판뿐 아니라 마르크스주의 내의 논쟁점들도 담고 있다.
마르크스의 공황론은 자본주의의 모순에 대한 예리한 분석과 통찰로 가득 차 있지만, 다양한 해석을 가능하게 하는 많은 쟁점들도 포함하고 있다. 예컨대 마르크스의 공황론을 과소소비론, 불균형론, 이윤율 저하론 중 어떤 쪽으로 해석하는 것이 맞는지, 예컨대 이윤율 저하론으로 해석한다 할지라도 그 이윤율의 저하가 임금 상승, 자본들 간의 경쟁 격화, 자본의 유기적 구성의 고도화 가운데 어떤 요인에서 비롯한 것인지를 둘러싸고 많은 논쟁들이 있다. 이 책에서는 그중에서 이윤율 저하에 대한 짐 킨케이드와 크리스 하먼 간의 논쟁을 담았다.
■ 저자 소개
* 엮은이 : 정성진
한국 최초의 마르크스주의 특성화 대학원인 경상대학교 정치경제학 대학원의 초대 학과장이자, 다양한 논쟁들을 이끌어 내고 있는 계간지 ≪마르크스주의 연구≫ 편집위원장이다. 현재 경상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저서로는 ≪마르크스와 한국 경제≫(책갈피), ≪마르크스와 트로츠키≫(한울) 등이 있다. 옮긴 책으로 ≪붐 앤 버블≫(아침이슬), ≪칼 맑스의 혁명적 사상≫(책갈피) 등이 있다.
* 장시복
서울대학교 경제학부에서 초국적기업을 연구한 논문으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목포대학교 경제통상학부 전임강사로 재직하고 있다. 저서로는 ≪풍요 속의 빈곤, 모순으로 읽는 세계 경제 이야기≫(책세상), ≪세계화 시대의 초국적기업의 실체≫(책세상)가 있으며, 옮긴 책으로는 ≪자본의 반격≫(필맥, 공역)이 있다. 이메일은 sibok@hanmail.net이다.
* 크리스 하먼(Chris Harman)
계간지 ≪인터내셔널 소셜리즘(International Socialism)≫의 편집자로서, 경제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의 책을 쓴 영국의 사회운동가다. 전 세계가 들썩인 1968년 당시 학생운동의 중심이었던 런던정경대학에서 학생 활동가로 활약했다. 한국에 소개된 저서로는 ≪민중의 세계사≫(책갈피), ≪신자유주의 경제학 비판≫(책갈피), ≪오늘의 세계 경제 : 위기와 전망≫(갈무리), ≪마르크스주의와 공황론≫(풀무질) 등이 있다.
* 로버트 브레너(Robert Brenner)
캘리포니아 주립대학교(UCLA)의 역사학과 교수이자, ‘사회이론과 비교사 연구소’ 소장이다. 1970년대에 봉건제-자본주의 이행 논쟁을 주도했으며, 1990년대 후반에는 제2차세계대전 이후의 세계 경제에 대한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한국에 소개된 저서로는 ≪붐 앤 버블≫(아침이슬), ≪혼돈의 기원≫(이후) 등이 있다.
* 짐 킨케이드(Jim Kincaid)
마르크스주의 이론에 관한 권위 있는 계간지 ≪역사유물론(Historical Materialism)≫의 정기 기고가다. 2002~2006년에 이 잡지의 편집진이었다. 킨케이드는 마르크스 가치론과 동아시아의 정치·경제에 관해 많은 글을 썼다. 현재 영국 리즈 대학교의 국제정치학부에서 선임 연구원으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