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박근혜 ‘4대 중증질환’ 말바꾸기…누리꾼 “공약집 다운 받아놨다”

박근혜 ‘4대 중증질환’ 말바꾸기…누리꾼 “공약집 다운 받아놨다”

등록 : 2013.02.07 13:43수정 : 2013.02.07 16:09

 

박근혜 당선인

박, 4대 중증질환 국가보장 말바꾸기 논란

“건강보험관리공단으로부터 자료를 받으니까 작년 한 해 동안 암환자 의료비만 해도 1조5000억원이 됩니다. 박 후보가 4대 중증 질환 재원으로 연간 1조5000억원을 제시한 것은 불가능한 수치입니다.”(문재인 후보)

“그렇게 많은 재정이 소요되는 게 아닙니다. 건강보험공단이 계산을 잘못한 것 같습니다. 비급여 되는 부분을 그렇게 커버(포함)를 해서 100% 책임지겠습니다.”(박근혜 후보)

2012년 12월16일 대선후보 텔레비전 토론에서 문재인 후보와 박근혜 후보가 주고 받은 대화 일부다. ‘4대 중증 질환(암, 뇌질환, 심혈관질환, 희귀난치병) 진료비 100% 국가 부담’을 내건 박 후보 공약에 대해 문 후보가 의문을 제기하자 박 후보는 망설임없이 “비급여 부분 커버(포함)해 100% 책임지겠다”고 대답했다. 건강보험 적용을 받지 못해 그동안 환자들의 부담이 컸던 비급여 부분을 앞으로 건강보험의 적용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약속이었다.

그러나 최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말을 바꾸어 ‘100% 국가부담’에서 선택진료비(특진비)나 상급병실료·간병비 등을 제외하기로 해 말바꾸기 논란이 일고 있다. 인수위는 박 당선인 공약에는 애초에 선택진료비 등이 포함되지 않았다고 주장하지만, 환자에게 가장 큰 비급여 진료비인 선택진료비 등을 빼놓으면 보장성 확대의 의미가 없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에 대해 “속았다”는 반응과 함께 인수위의 말바꾸기에 대한 성토가 잇따르고 있다. 트위터에서 김진애 전 의원(@jk_space)은 “박근혜 당선인이 후퇴하는 공약들은 죄다 표 얻고자 한 공약들 아녜요? 20만원 기초노령연금, 4대 중증질환 100%보장 등. 그러고도 무슨 약속 지키는 대통령이라고? 국민 배신감만 커집니다!” 라고 말했다. @rkdmf****는 “기대도 안했닭!”이라고 썼고, 누리꾼 ‘뽀리’는 “‘준비된 대통령’이라는 게 사기칠 준비였었나?”라고 비꼬았다. ‘스카이’는 “박근혜 대선 공약 슬로건 ‘박근혜가 바꾸네’가 공약을 바꾼다는 이야기였나보다”라고 탄식했다.

인수위 관계자는 6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4대 중증질환 100% 보장 공약은 인수위 논의 과정에서 달라진 것이 없다. 애초 의학적으로 필요한데도 건강보험 재정 문제 등으로 보험 적용 범위에 넣지 못해 환자들이 모두 다 부담했던 검사나 약에 대해 건강보험 적용을 한다는 것이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대선 공약집에는 4대 중증 질환에 대해 ‘진료비 전액 국가 부담’이라는 제목으로 ‘총진료비(건강보험 적용 진료비와 비급여 진료비 모두 포함)를 건강보험으로 급여 추진하고 2016년까지 4대 중증 질환 보장률 100%로 확대’라고 써 있다.

누리꾼 @pagyuk는 “인수위가 원래 비급여 부분은 포함되어 있지 않다, 어쩌다 하는 모양인데, 됐고. 공약집 다 다운받아놨으니 지키기나 해라. 문맥의 해석으로 빠져나가려 말고”라고 경고했다. 한 시민은 7일 오전 시비에스(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사연을 보내 “박근혜 당선인 믿고 민간 암 보험 해지했는데 이를 어쩝니까”라고 당혹스러워 했다.

허재현 기자catalunia@hani.co.kr

# 2012년 12월16일 대통령 후보 3차 토론회 일부 -4대 중증 질환 공방 부분

-문재인

“박근혜 후보님께서는 4대 중증 질환 전부 국가가 책임지겠다, 그러면서 그에 대한 재정 소요를 연간 1조 5000억을 제시하고 있거든요. 그런데 저희가 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자료를 받아보니까 작년 한 해 동안 4대 중증질환 가운데 암 환자가 부담한 의료비만 해도 1조 5000억원입니다. 거기다가 뇌혈관질환 그리고 심혈관질환 환자까지 다 부담한 비용을 합치면 3조 6000억이 되거든요. 어떻게 1조 5000억원으로 4대 중증질환 해 결이 가능하겠습니까? ”

-박근혜

“이미 건강보험에 적용이 되고 있고 또 되 지 않는 비급여 부분에 대해서 더 지원하 게 되면 그렇게 많이 재정이 소요되는 것 이 아닙니다. 그래서 사실은 한다면 모든 것을 다 하면 좋겠지만 우선은 우리가 가장 국민들이 많 이 고통을 받고 있고 또 많은 분들이 걸 리고 있는 이런 중증질환에 대해서 먼저 안심할 수 있도록 의료비를 건강보험에서 적용하고 그리고 또 나중에 우리가 더 늘 려갈 수 있지만 모든 것을 한꺼번에 지금 할 수는 없기 때문에 그런 4대중증질환부 터 먼저 하겠다. 지금 민주당 경우는 무상의료, 이렇게 얘 기를 하는데 그거야말로 정말 책임을 질 수 없는 엄청난 재정이 소요되는 거거든요. 그래서 어떻게 보면 그것은 저는 너무 무 책임한 정책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중증질환에 대해서 먼저 집중적으로 하고…”

-문재인

“제가 묻는 것은 1조 5000억원으로 4대 중 증질환 다 책임질 수 있느냐는 것입니다. 4대 중증질환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건강 보험에서 아예 제외되는, 급여에서 제외 되는 비급여치료비만 들기 때문이거든요. 예를 들면 MRI검사라든지 이런 선택진료 같은 경우는 해당이 안 되고 그다음에 또 가장 돈이 많이 드는 간병비도 해당이 안 되고 그다음에 지금 혹시 6인 병실 가보 셨습니까?”

-박근혜

“예, 제가…”

-문재인

“가보신 적 있습니까? 지금 6인 병실에만 보험적용이 되는데 6인 병실 보시면 환자 6명에 간병인 6명, 그냥 뭐 치료하는 곳이 아니라 북새통 같지 않습니까? 적어도 4인실 정도는 되어야 되는데 이런 것까지 다 보험급여화를 해야만 책임지는 거거든요. 그렇게 하시겠습니까?”

-박근혜

“병실에 6인이 들어가고 4인이 들어가고 그런 것까지 따져서 자꾸 얘기를 하실 필요는 없고요.”

-문재인

“간병비 보험대상이 됩니까?”

-박근혜

“그것은 다 치료비에 전부 해당이 되니까. 그만큼 계산이 나오는 거지.”

-문재인

“지난번에는 비급여를 급여로 전환하는 것을 하지 않는다라고 말씀하시지 않았습니까?”

-박근혜

“비급여되는 부분을 그렇게 커버를 해서 거기에 대해서는 100% 책임을 지겠다고.”

-문재인

“좋습니다. 그러면 그런 간병비, 그 다음에 선택진료비를 다 보험급여로 전환을 하는데도 1조 5000억으로 충당하는 것입니까? 제가 그것을 묻는 것입니다.”

-박근혜

“네”

-문재인

“어떻게 충분한지 아까 제가 말씀드렸지 않습니까? 암치료비만 본인부담금이 1조5000억인데 어떻게 4대 질환이 가능하겠습니까?”

-박근혜

“암질환만 가지고 1조5000억이 든다고 생각 안합니다, 그것은. 거기에서 계산을 좀 잘못하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