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정부와 한국기업은 캄보디아 노동자들에 대한 죽음의 탄압을 즉각 중단하라!의류노동자들의 요구는 최소한의 생존을 위한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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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최저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의류 산업 노동자들에 대한 캄보디아 정부의 잔혹한 진압으로 5명이 사망하고 20여 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캄보디아 정부는 무장경찰을 동원해 노조원 수백 명을 향해 총격을 가했고 시위 현장에 있었던 사람들에게도 마구잡이로 쇠파이프를 휘두르며 유혈사태를 일으켰다. 우리 보건의료인들은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무력으로 짓밟는 캄보디아 정부에 강력히 항의한다.

 

캄보디아 의류 산업 노동자들은 월 80달러(약 8만원)에도 못 미치는 최저임금을 160달러(약 16만원)로 인상하라고 요구해왔다. 80달러의 월급은 물가가 낮은 캄보디아에서도 기본적인 생계를 유지하는 데 턱없이 부족한 돈이다. 노동자들은 생활비를 벌기위해 장시간 연장 및 휴일노동을 강요당했고, 지난 2년 동안 4000명의 노동자들이 작업 중 쓰러지기도 했다. 캄보디아 정부가 주도해 만든 노동자문위원회 실태조사작업반도 이미 캄보디아 노동자의 최저 임금을 월 157~177달러(약 17만원) 수준으로 적정화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따라서 캄보디아 의류 노동자들의 요구는 정당하다. 또한 이는 먹고 살기 위해 기본적인 소득을 요구한 것일 뿐이다. 우리는 이런 최소한의 요구를 내세우며 평화로운 파업 시위를 벌이던 노동자들에게 살인진압을 벌인 캄보디아 정부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를 더욱 경악하게 만드는 것은 약진통상(대표 조용로), 한솔섬유(회장 이신재), 인경어패럴(대표 오인석) 등 한국 기업들이 이런 살인행위를 저지른 캄보디아 정부의 노동 탄압에 함께 했다는 사실이다. 이런 한국 기업들은 다른 다국적 의류 기업들과 함께 노동자들과의 최저임금 협상을 거부하고 정부에 시위를 중단시키지 않으면 캄보디아에서 철수하겠다고 협박함으로써 이번 국가폭력의 원인을 제공했다. 게다가 노동자 5명이 살해된 이번 사태의 시작은 바로 한국기업이 운영하는 약진통상(대표 조용로) 앞이었다. 그런데 뻔뻔하게도 한국섬유협회(회장 박정근)는 캄보디아 의류 노동조합을 상대로 한 막대한 금액의 손해배상소송 역시 주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한국의 기업들이 노동탄압을 벌이며 노동자들의 목을 조르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기업들은 정당한 파업에 ‘불법’ 딱지를 붙이며 공권력을 이용해 이를 진압하고 손해배상을 청구해왔으며, 이 과정에서 노동자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을 국내에서도 너무나 자주 봐왔다. 이 때문에 국제노동기구(ILO) 등 국제기구들은 이러한 노동권 침해 정책에 대한 국가 탄압을 지속적으로 시정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기업들은 기본적인 노동권도 존중하지 않는 행태를 시정하기는커녕 값싼 인건비를 핑계로 해외로 진출해 캄보디아, 방글라데시, 필리핀, 니카라과 등 세계 곳곳의 노동자들을 대상으로도 이를 그대로 자행하고 있다.

 

캄보디아의 의류 산업 노동자들이 만들어내는 부는 연간 50억 달러(약 5조원)에 이르며 국가 전체 수출액의 80%를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노동자들은 최저생계비에도 못 미치는 임금을 받으며 가난에 허덕일 뿐 아니라 정당한 노동권 행사조차 공권력의 폭력에 의해 가로막혀 있다. 캄보디아 정부는 당장 노동자들에 대한 탄압을 중단해야 한다. 또한 한국 기업들을 필두로 한 초국적 의류 기업들은 비인간적인 착취와 반노동적인 손해배상 소송을 즉각 멈춰야 한다. 우리는 국제 보건의료 및 노동 시민사회단체들과 함께 생명과 인권을 유린하는 캄보디아 정부와 기업들에 강력하게 항의하며 캄보디아 노동자들의 정당한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함께 연대할 것임을 밝힌다. (끝)

 

 

2013년 1월 10일(금)

건강권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노동건강연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