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개인정보의 판매와 공유 허용하는 개인정보보호법 개악을 당장 중단하라

첨부파일 : 개보법 개악반대

오늘(8월 29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서 개인정보보호법개정안(이하 개보법안)에 대해 심사한다. 여기에는 인재근 의원이 대표발의한 개보법안도 포함되어  있다. 그동안 우리 소비자·시민·보건의료단체들은 오늘 안건으로 상정된 인재근 의원 대표발의 개인정보보호법안에 대하여는 수차례 반대의견을 제시해 왔다.

비록 의원입법 형식을 취하였으나, 당정협의를 거친 사실상 정부안인 인재근 의원안은 공청회 등 국민의 정당한 의견수렴도 거치지 않는 등 절차적으로도 문제가 있는 것은 차치하고라도 무엇보다 개정안 내용에 개인정보보호의 기본원칙마저 훼손하는 내용이 다수여서 시민사회가 강하게 반대해 왔다.

 

우리 단체들은 빅데이터의 활용을 반대하지 않는다. 빅데이터가 다른 새로운 기술과 결합하여 유용한 경제적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부정하지도 않는다. 다만, 이와 같은 데이터 활용에는 반드시 정보주체의 권리 보장이 전제되어야 한다. 정보주체의 신뢰없이는 빅데이터 산업의 발전도 물거품이 될 것이다.

 

그러나 인재근 의원안은 안전하게 데이터를 활용하게 하겠다는 법안 제안 취지가 무색하게, 과학적 연구라는 미명하에 정보주체의 동의없이 건강정보, 신용정보를 포함한 광범위한 개인정보를 상업적 목적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열어두고 있는 반면, 정보주체의 권리는 포괄적으로 제한하고 있다. 인재근 의원안에 따른다면, 포털, 통신, 금융, 보건의료 등 영역을 불문하고 기업 간에 개인정보를 판매, 공유, 결합할 수 있게 되며, 한번 제공된 개인정보는 폐기 되지 않고 계속 활용될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주민등록번호라는 신분확인 수단이 사회 경제 거의 모든 영역에서 활용되고 있고 다른 개인정보를 연결하는 핵심키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가명처리된 개인정보라고 할지라도 재식별의 위험성이 높다. 만약 인재근 의원안이 이대로 통과된다면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이라는 헌법적 기본권은 유명무실해 질 것이다.

 

또한, 인재근 의원안은 행정안전부와 방송통신위원회의 개인정보 감독권한을 개인정보보호위원회로 일원화하고 있으나, 여전히 한계가 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를 국무총리 소속으로 그 위상을 현재보다 격하하여 정부의 정책 기조에 따라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개인정보 활용을 합리화하는 거수기로 전락할 위험도 크다. 민감한 개인정보인 신용정보에 대해서는 여전히 금융위원회에 감독 권한을 두고 있어 감독기구 체계화 일원화라는 법안취지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국가인권위원회도 최근(8/22) 인재근 의원안에 담긴 가명정보 활용에 대한 우려를 표하며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의 보호를 위해 가명정보의 활용 범위를 보다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규정하고 정보주체의 권리를 보호하는 규정을 마련하라는 의견을 국회의장에게 표명한 바 있다. 더불어 국제적 기준에 비추어 보았을 때 개정안의 개인정보 보호위원회 구성 및 운영에 있어 독립성과 다원성이 부족하고 조사 및 처분 권한이 미흡한 데 대해서도 보완할 것을 권고했다.

 

7월에 한국을 방문 조사한 조셉 카나타치 유엔 프라이버시 특별보고관 (Mr. Joseph CANNATACI,UN Special Rapporteur on the Right to Privacy) 역시 한국의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인사 및 예산의 독립성이 결여되어 있는 것에 우려를 표했으며, 개인정보 감독기구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보장할 것을 촉구한 바 있다. “개인정보 보호 기본체계는 혁신과 경제성장의 걸림돌이 아니”며, “오히려 국가 발전 과정에서, 특히 신규 경제 분야에 진출하거나 신규 경제 활동에 참여할 때에도 법적으로 불확실한 부분 없이 사용자의 프라이버시권을 온전히 존중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개인보호 기본체계를 엄격히 준수해야”한다고 권고했다. 우리는 국회가 국가인권위원회와 프라이버시 특보의 권고를 적극 수용할 것을 촉구한다.

 

우리는 인재근 안에 대해 반대 의견을 분명히 하며, 행안위가 데이터활용과 개인정보보호의 조화라는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의 명분을 살리기 위해서라도 대안을 마련할 것을 요구한다. 만일 과학적 연구 목적의 개인정보 활용 조항이 포함된다면, 이미 시민사회가 제안해온 바와 같이 그 범위는 학술 연구, 공익적 연구로 제한되어야 한다. 또한, 최근 국가인권위원회도 권고한 바, 학술 연구 목적의 활용 시에도 정보주체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을 수 있도록 데이터 최소화의 원칙을 비롯한 충분한 안전장치가 전제되어야 한다. 이와 더불어 개인정보 감독기구인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완벽한 독립성 보장, 개인정보처리자의 책임성 강화 및 사후 제재 방안은 반드시 포함되어야 할 것이다.

다시 한번 촉구한다 행안위는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개인정보보호법 개정 논의를 중단하고 제대로 된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에 나서라.

 

무분별한 개인정보의 판매와 공유 허용하는 개보법 개악에 반대한다!

국회는 데이터활용과 개인정보보호 조화이룬다면서 정보활용에만 길 터주는  개보법안 폐기하라!

2019.08.29

금융정의연대,무상의료운동본부,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디지털정보위원회,의료민영화저지범국민운동본부, 진보네트워크센터,참여연대 정보인권사업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