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들을 깊이 애도합니다.

 

우리는 12월 29일 오전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생명을 잃은 희생자들을 깊이 애도합니다. 또한 유가족들께도 깊은 위로를 보냅니다.

 

우리는 사고 수습 과정에서 유가족과 피해자의 인권이 보장되고 사고조사 과정 전반에 대한 유가족과 피해자 알 권리가 보장되길 바랍니다. 사고의 주된 원인이 아직 밝혀지지 않은 만큼 국토교통부의 사고원인 조사가 조속히 이루어져야 하지만, 그 과정에서 사고의 구조적 원인을 밝히기 위한 보다 철저한 조사가 필요합니다.

먼저 제주항공에서의 안전 운항을 위한 관리 시스템과 제주항공 최대 주주인 애경그룹 경영진의 안전 관련 경영행위에 대한 조사 역시 반드시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여객기 기체의 결함이나 기술적 문제, 조류의 문제는 사고원인의 일부만을 보여줄 뿐입니다. 비극적 참사의 발생에 이르기까지 정부 관계 기관의 안전 규제와 집행 현황 역시 조사되고 기록되어야 합니다. 제주항공은 이미 수 차례 무리한 운항과 안전 정비를 소홀히 한다는 내부 고발이 있었고 무리한 운행에 대한 시민들의 항의가 있어 왔습니다.

 

제주항공의 대주주인 애경그룹은 가습기살균제 참사의 주 가해 기업으로서 독성물질을 제조 판매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왔으나 지난 12월 26일 대법원이 애경산업 전 대표이사에게 내려진 유죄판결 원심을 파기하면서 면죄부를 주었습니다. 기업의 책임에 이토록 관대한 한국의 사법 체계가 179명의 생명을 앗아간 이번 참사의 배경에 있는 것은 아닌가 우리는 물을 수밖에 없습니다. 세월호 참사에서도 시민들은 참사에 이른 ‘안전 규제 완화’와 ‘부패’, 이윤을 위한 ‘민관유착’ 책임을 정부에 물어야 한다고 요구했지만 정부 책임자, 고위공직자 그 누구도 처벌받지 않았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광적인 친기업 정책을 펴면서 ‘킬러규제 없애라’는 노골적인 언사를 해 왔고, 수많은 죽음이 발생하는 건설현장의 건축물 안전을 위한 내부 고발자의 역할을 했던 건설노동자들을 직접 공격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비극적 참사의 근본 원인이 안전 규제를 둘러싼 윤석열 정부의 유착과 부패의 고리가 더 공고해진 결과는 아닌가 물어야 합니다.

 

기업주 이윤을 위해 시민의 생명을 소홀히 해온 정권, 그리고 시민들에게 총부리를 겨눈 정권에서 이태원 참사에 이은 이토록 가슴 아픈 참사가 다시 발생한 것이 우연일까요? ‘이윤보다 생명’을 먼저 생각하는 정치라야 사회적 참사를 막을 수 있습니다. 비극적 참사 앞에서 우리는 기업의 이윤보다 생명과 안전을 먼저 걱정하는 정치, 그 정치가 실현되는 사회를 앞당기기 위해 애쓰겠다고 다짐합니다.

다시 한번 희생자들을 깊이 애도하며 유가족들께 깊은 위로의 마음을 전합니다.

 

 

 

2024년 12월 30일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건강권실현을위한행동하는간호사회,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노동건강연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