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의 비대면진료 처방 약 배송 전면 확대 시도는 의료비를 폭등시킬 비대면진료 플랫폼 기업들의 이윤을 위한 것

 

비대면진료 중개 플랫폼 기업들에 의한 의료 민영화 완성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

 

지난 8월 20일, 비대면진료 중개 플랫폼의 의약품 도매업 겸업을 제한하는 약사법 개정안, 이른바 ‘닥터나우 방지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 법안은 진작에 국회 상임위원회와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했음에도 대통령실의 제동으로 지난해 12월 9일 본회의 상정이 전격 보류됐었다. 늦었지만 다행이다. 비대면진료 중개 플랫폼이 의약품 도매업을 겸하게 해 주는 것은 어린 아이 손에 칼을 쥐여주는 것과 다를 바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난해 12월 9일 본회의 상정이 보류된 후 8개월이나 지나 통과된 사유가 의문스럽다. 당시 상임위와 법사위 모두 통과한 법안이 막힐 정도로 대통령실의 입장이 매우 강경했기 때문이다.

 

그 사유는 같은 날 보건복지부의 발표를 보면 짐작할 수 있다.

 

보건복지부는 같은 날 비대면진료 처방약 약 배송을 모든 환자들에게로 전면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기존 섬·벽지 주민과 장기요양수급자, 장애인, 감염병 환자, 희귀질환자로 비대면진료 처방 약 배송을 제한했던 것을 모든 환자로 전면 확대하기 위한 법 개정을 추진한다고 발표한 것이다. 장차 의료비 급등을 초래하고 공적 의료 체계를 뒤흔들 비대면진료 중개 플랫폼 기업들의 요구를 전격 수용한 것이다.

 

요컨대, 이재명 정부가 비대면진료 중개 플랫폼 기업들과 거래를 한 듯하다. 즉, ‘닥터나우 방지법’을 통과시키는 대신 비대면진료 약 배송 전면 확대를 허용해 주는 것이다.

 

비대면진료는 지난해 의료법 개정안이 통과된 후 올해 12월 24일부터 본격 시행된다. 그런데 개정 법이 본격 시행되기도 전에 비대면진료 중개 플랫폼 기업들의 요구를 수용해 다시 약사법과 의료법을 개정하겠다는 파격적인 행보를 어떻게 봐야 할까? 법을 본격 시행해 비대면진료와 제한적 약 배송의 문제점을 확인해 보기도 전에 급하게 약 배송을 전면 확대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물론 정부와 민주당은 오랜 시민사회의 단호한 반대를 물리치고, 그 동안 수년에 걸쳐 진행된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에 대한 엄밀한 평가도 없이 법안을 졸속으로 통과시켰으니, 이 또한 능히 그럴 수도 있겠다 싶다. 그러나 약물 오남용 등의 문제가 수없이 드러나고 국회에서 몇 차례에 걸쳐 지적됐을 정도로 문제투성이인데도 이 정부와 여당은 환자 안전 문제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는 것이다. 바로 디지털헬스케어산업 육성이다. 이를 위해서는 비대면진료 중개 플랫폼들이 돈을 벌어야 한다.

 

비대면진료 중개 플랫폼 기업들 입장에서는 법 시행으로 비대면진료가 보편화돼 수많은 사람들이 즐겨 이용하는 그림이 펼쳐지는 것이 가장 좋을 것이다. 그러나 그동안 시범사업 등에서 비대면진료는 한계가 있었다. 약물 오남용, 안전 문제에 대한 우려 등으로 약 배송이 제한돼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약 배송이 제한된 채로 법이 시행되면 비대면진료 이용자 수에 한계가 있을 것이고, 이는 애초부터 제기돼 왔던 문제, 즉 비대면진료가 정말 시급하고 환자들이 필요로 하는 제도인가 하는 문제로 이어져 비대면진료가 보편적으로 정착되기 어려울 수 있다.

애초에 비대면진료는 환자들의 필요가 아니라 비대면진료 중개 플랫폼 기업들의 이윤을 위해 제도화된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정부와 플랫폼 기업들이 비대면진료가 필요하다며 내세운 명분과 달리 주요 이용자는 시골 지역, 노약자와 같은 의료 취약 계층이 아니라 도시에 거주하는 젊은 층이 다수였기 때문이다. 또 어차피 비대면진료로 종결되지 않고 대면 진료를 해야 하는 상황들이 많을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개 플랫폼 기업들은 법 시행 전에 약 배송을 전면 확대해, 법 시행과 함께 도시에 거주하는 대다수가 손쉽게 진료에서 약 배송까지 비대면진료를 대거 이용하는 상황을 만들어 내고 싶었을 것이다. 그래야 비대면진료가 대다수의 지지를 받고 있다고 주장하며 비대면진료를 “안정적으로 정착”[복지부 발표]시킬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비대면진료 중개 플랫폼들이 아무런 제한 없이 진료부터 약 배송 과정 전체를 장악하게 해서는 안 된다. 기존 의료 체계 속에 존재하지 않던 영리 기업이 이 과정에 끼어들면 당연히 우리가 부담해야 하는 의료 비용은 대폭 증가할 수밖에 없다. 그들이 돈을 벌어야 하기 때문이다. 배민, 카카오택시와 같은 플랫폼 업체들의 횡포를 비대면진료 플랫폼들이라고 해서 삼갈 것이라 믿을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 오히려 사람들이 아프면 사용해야 하는 필수 서비스이기 때문에 그 횡포는 더 악랄하고 고통스러울 수 있다.

불필요한 과잉진료와 처방으로 건강보험 재정도 위태롭게 만들 것이다. 약물 오남용, 중독, 안전 문제는 의료 민영화의 천국인 미국에서처럼 사회적 문제로 대두돼 그 사회적 비용은 다시 우리가 치르게 될 것이다.

 

비대면진료 처방 약 배송 전면 확대는 비대면진료 중개 플랫폼을 통한 의료 민영화를 완성하는 것이다. 사람들이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것은 전국 어디서나 편리하고 부담없이 양질의 공적 의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해 주는, 충분한 공공 의료 기관과 충분한 의료 인력이다. 비대면진료 따위는 결코 이를 대신해 줄 수 없다. 오히려 적극적 방해자일 뿐이다.

이재명 정부는 비대면진료 중개 플랫폼 기업들의 이윤을 위한 약 배송 전면 확대를 즉각 중단하라.

2026년 8월 26일

의료민영화저지와무상의료실현을위한운동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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