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전라남도는 광양만권 경제자유구역과 무안 기업도시 및 서남해안 관광레저도시 내 외국병원 유치 계획을 당장 철회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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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전라남도는 광양만권 경제자유구역과 무안 기업도시 및 서남해안 관광레저도시 내 외국병원 유치 계획을 당장 철회하라.

전라남도는 지난 8월 10일 외국자본의 투자 유치를 위한 선결과제로 외국계 기업 직원에 대한 생활편의를 제공할 목적으로 외국인 학교와 병원을 광양만권 경제자유구역과 무안 기업도시 및 서남해안 관광레저도시에 유치하려는 계획을 발표했다.
전라남도는 외국인 투자가들이 도내에 투자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외국인이 마음 놓고 편안하게 거주할 수 있는 생활터전이 중요하기 때문에 외국병원을 유치해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이러한 외국병원 유치계획에 대해 광주전남 보건의료단체협의회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반대한다.

첫째, 외국계 기업 직원의 생활편의를 제공할 목적으로 외국병원을 유치해야 한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 왜냐하면 현재 국내 병원에서도 외국인의 진료가 이루어지고 있고, 불가능하지 않기 때문이다.
만약 국내 병원의 질적 수준이 낮아서 외국인이 국내 병원 이용을 꺼릴 것이 예상되기 때문에 외국병원의 유치가 필요하다고 한다면 이것 또한 설득력이 없다. 국내 병원의 시설과 장비 및 의료기술의 질적 수준이 선진외국에 비해 뒤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둘째, 경제자유구역과 기업도시에 외국병원이 들어온다면 보통 수백 병상 규모의 병원이 들어오는데, 이런 규모의 병원이 유지되기 위해서는 수십만 명의 배후인구가 있어야 하므로 외국계 기업 직원만을 대상으로 한 병원 설립은 의료수요에 맞지 않는 비효율적인 일이다. 이렇게 외국병원이 외국인만을 대상으로 진료하면 수익이 창출되지 않으므로 전라남도에서는 외국병원으로 하여금 내국인도 진료할 수 있게 하여 수익 창출을 보장해 줄 것이다. 그렇게 되면 외국계 기업 직원의 생활편의 제공 목적의 외국병원 설립취지는 사라지고, 실제로 외국병원을 이용하는 사람의 대부분 은 내국인이 될 것이다.

셋째, 경제자유구역과 기업도시에 외국병원 유치를 성사시키기 위해서는, 외국자본이 외국병원 설립을 통해서 수익을 창출할 수 있게 병원과 관련된 규제를 풀어주어 수익창출을 보장해 주어야 할 것이다. 외국병원의 수익창출을 보장해 주기 위해서 현재 비영리로 묶여 있는 병원을 영리병원으로 허용해주고, 내국인 진료도 허용하는 등의 방안이 제시되고 있다.
그런데 영리병원이 허용되면 이제 병원의 목적이 환자에 대한 적절한 치료가 아니라 이윤추구로 바뀌게 되므로 영리병원들은 불필요한 과잉진료를 하여 진료비가 폭등하게 된다. 비영리병원은 병원수익의 대부분을 다시 환자를 위해 사용하지만, 영리병원은 병원수익이 투자자들에게 돌아가기 때문에 비영리병원에 비하여 진료비는 비싸면서도 의료서비스의 질은 낮다. 실제로 경제자유구역과 기업도시에 외국영리병원이 생기면 현재 국내 병원의 5 ~ 7배의 진료비를 받을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외국병원은 국내 극소수 부유층만의 병원이 될 것이고 전국에서 경제적으로 가장 열악한 광주전남의 일반 서민들에게는 그림의 떡이 될 것이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는 것이 아니다. 국내 병원이 외국병원과 역차별 논리를 들어 국내병원도 외국병원처럼 영리병원으로 전면 허용해 줄 것을 요구할 움직임이다. 둑에 조그마한 구멍이 뚫리면 둑 전체가 무너지듯이 한곳이 영리병원으로 허용되면, 전국적으로 확대되는 것은 시간문제이다.
그렇게 되면 전체적인 국민의료비가 폭등하여 국민건강보험 재정은 고갈되고, 대체형 민간의료보험이 도입요구가 높아질 것이다. 대체형 민간의료보험이 도입되면 국민건강보험에서 보험료를 많이 내는 부유층들이 빠져 나가게 되어 국민건강보험의 재정은 더욱 부실해져 서민층의 보험혜택이 더욱 줄어들 것이다. 그렇다고 민간의료보험에서 부유층에 비해 상대적으로 질병에 많이 걸리는 서민층의 민간의료보험 가입을 환영할 리는 없다.

이처럼 외국병원 유치와 영리병원 허용, 내국인 진료 허용은 국민의료비 상승과 대체형 민간의료보험 도입을 초래하여 한국의 보건의료체계와 공적 건강보험체계가 붕괴되기 때문에 광주전남 보건의료단체협의회는 분명한 반대 입장을 밝힌다. 전라남도는 경제자유구역과 기업도시 내에 외국병원 유치계획을 당장 철회하라.

2005년 9월 22일

- 광주전남 보건의료단체협의회 -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광주전남지부/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광주전남지부/ 광주전남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광주지역 보건계열대학생협의회/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광주전남지역본부/ 전국사회보험노동조합 광주전남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