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도대체 한국정부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위해 국민건강을 어디까지 팔아 먹으려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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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도대체 한국정부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위해 국민 건강을 어디까지 팔아먹으려는 것인가?
– 국민생명과 안전, 과학적 기본상식을 포기한 대한민국 정부는 정부로서의 자격이 없다 -

1. 미국산 냉동 쇠고기 4.5t이 오늘 오전 인천 공항에 도착했다. 농림부와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은 이 쇠고기 역시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모든 물량을 전수 검사해 ‘30개월 미만, 뼈 없는 살코기만’이라는 수입위생조건에 맞는 지를 확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해의 경우 뼛조각이 발견되면 해당 도축장의 모든 수입물량을 반송했으나 이번에는 뼛조각이 발견된 상자만 반송하게 된다. 이는 지난 3월 농업 고위급협상에서 한국 쪽이 제안한 방식이라고 한다. 이렇게 됨에 따라 드디어 미국산 쇠고기가 한국 식탁에 오르게 되었다. 수입된 모든 상자에서 ‘눈에 보이는’ 뼛조각이 발견될 확률은 사실상 전무하기 때문이다.

2. 한국정부는 뼛조각이 발견된 상자만 반송하는 것이 과학적이고 합리적이라고 발한다. 손톱만한 뼈조각 하나로 수백상자의 쇠고기 전체를 반송하는 것은 무리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러한 정부의 주장은 자신의 과거 주장을 아무런 근거 없이 바꾸는 스스로를 비웃음거리로 만드는 주장일뿐만 아니라 초등학교 수준의 기본적 과학상식조차 외면하는 것이다. 한 도축장에서 수입된 쇠고기에 뼛조각이 들어있다는 것은 그 쇠고기를 도축, 가공한 업체의 위생조건이 뼈와 살코기를 분리할 수 없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다. 바로 이 때문에 한국정부는 뼈조각이 하나라도 발견되면 그 도축장의 쇠고기 수입을 전면금지하는 조치를 취했던 것이다. 광우병 위험물질은 0.001g 만으로도 감염의 위험이 있다. 한국정부가 뼈조각이 위험하다고 금지물질로 결정했다면 뼈조각이 하나라도 발견되면 그 도축장을 믿을 수 없다고 판정하는 것이 과학적이고 논리적인 귀결이다. ‘손톱만한 뼈조각’ 운운하는 것은 미국 쇠고기업체의 이익을 위해서는 무슨 억지를 부려도 생각하는 일부언론과 몰지각한 정치인의 비과학적인 억지주장일 뿐이다. 그런데 여기에 놀아나는 대한민국 정부는 도대체 어느 나라 정부인가?

3. 정부의 논리대로라면 우리는 더욱 편리한 조건을 제시하고자 한다. 왜 정부는 뼈조각이 발견된 상자를 반송하는가? 문제가 되는 뼈조각만 들어낸 후 즉 무역장벽이 되는 뼛조각만 반송하고 뼈조각이 발견된 그 쇠고기 상자도 수입하는 것이 정부조치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일일 것이다. 더욱이 이번에 수입되는 쇠고기는 ‘크릭스톤 팜스’사의 것이다. 이 회사는 작년 11월에 한국에 쇠고기를 수출하려다 뼛조각이 발견되어 전량 반송된 바로 그 회사다. 정부는 이 회사에 대해 수입재개를 하기 전에 현지실사를 다시한번 시행하기라도 했는가? 오늘 한국의 검역체계는 최소한의 과학적 근거와 정당성을 상실하였다. 오늘은 한국의 검역체계 역사상 가장 수치스러운 날로 기억될 것이다.

4. 우리는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주장해 온 바와 같이 광우병 위험을 통제하려면 미국산 쇠고기 자체를 수입하지 않는 것이 옳다고 판단한다. 현재의 기준인 ’30개월 미만, 뼈 없는 살코기만’이란 기준도 과학적 견지에서 봤을 때 결코 안전을 보장하는 기준이 아니다. 일본이나 유럽과 뉴질랜드 호주 등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를 제외한 모든 OECD 국가는 이 보다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그런데 정부는 현재의 기준을 더 강화하기는커녕 기본적 과학상식조차 어긴 논리를 근거로 기준을 더욱 완화하여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허용하고야 말았다. 한마디로 국민 건강을 내팽개친 것이다.

5. 한국 정부는 국제수역사무국의 평가 결과를 핑계 삼아 조만간에 뼈 있는 미국산 쇠고기도 수입을 허용하려 하고 있다. 정부는 부인하고 있지만 이것이 한미FTA 협상 타결의 선결조건이었다는 것은 이제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다. 한마디로 정부가 미국축산기업과 국내유통업자들의 이익을 위해 전체 국민의 건강을 팔아먹은 것이다. 이 결과 캐나다 정부도 자국의 쇠고기를 미국과 같은 조건으로 수입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캐나다는 올해 들어 9번째 광우병 소가 발생한 국가이고 더욱이 올해 발생한 광우병 소는 미국과 동일한 사료정책을 실시한 후 발생한 광우병 소이다. 즉 올해 발생한 캐나다의 광우병 소는 미국의 사료정책이 광우병을 예방하는 정책이 될 수 없음을 명백하게 증명하는 증거이다. 따라서 정부가 취할 조치는 미국과 동일한 광우병 예방사료정책 시행이후 발생한 캐나다에서의 광우병 소 발생을 근거로 미국산 소고기의 수입을 전면금지하는 것이다. 그런데 정부는 미국 소고기를 수입함으로서 캐나다 소고기까지 수입할 수 밖에 없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 미국에 약속한 양보와 후퇴는 이처럼 추가적인 양보와 더 많은 후퇴를 초래하여 국민건강에 재앙을 초래할 조치임이 분명해지고 있다.

6. 미국산 쇠고기와 캐나다산 쇠고기는 모두 다 광우병 위험으로부터 안전하지 않다. 정부의 정부이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은 국민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보는 것은 정부가 최선을 다해 국민건강을 지키는 조치를 취하는 모습이 아니라 기초적인 과학상식마저 어기고 권고사항일 뿐인 국제수역사무국의 기준을 꼭 지켜야할 강제적 원칙이라고 국민에게 거짓말을 하는 모습이다. 정부가 이처럼 기본적인 의무를 저버리게 되면 그 결과는 국민의 건강과 생명의 파괴로 나타날 뿐이다. 국민건강을 지킬 의무를 저버린 대한민국정부는 정부로서의 자격이 없다.(끝)

2007. 4. 23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노동건강연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