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 특정위험물질(SRM) 발견에 따른
미국산 쇠고기 전면수입중단과 정보공개 촉구를 위한
전문가 긴급기자회견
2007.8.3
건강권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노동건강연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 국민건강을 위한 수의사연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기자회견 배석자
우석균 건강권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실장
홍승권 기독청년의료인회 대표, 서울의대 교수
홍하일 국민건강을 위한 수의사연대 대표
박상표 국민건강을 위한 수의사연대 편집국장
송기호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변호사
이빈파 학교급식 전국네트워크 공동대표
<기자회견문>
노무현 정부는 국민을 광우병 위험에 몰아넣으면서 한미 FTA를 체결하려는가?
- 광우병 특정위험물질(SRM)이 발견된 미국산 쇠고기 수입 즉각 중단, 관련 정보공개 및 유통된 미국산 쇠고기를 먹은 국민들과 관련한 국민건강 보호조치를 촉구한다 -
카길사에서 수입된 미국산 쇠고기에서 광우병 위험물질인 등뼈가 박스째 발견됨으로써 가장 우려했던 사태가 발생했다. 갈비가 통째로 들어오는 등 수입조건에 맞지않는 미국산 쇠고기도 모자라 이제는 아예 광우병 위험물질이 들어온 것이다. 광우병 위험물질은 0.001g만 섭취해도 광우병이 걸릴 정도의 독극물이다. 정부는 7월 27일부터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이 사실을 숨겨왔고 이제와서는 당장 수입중단결정을 내려도 모자랄 판에 검역중단이라는 애매모호한 결정만을 내려놓고 수입위생조건 개정협상을 계속벌이겠다는 이해할 수 없는 대처를 하고 있다. 우리는 정부가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보호하여야 한다는 최소한의 의무마저 내팽개쳐 버리는 이 상황에서 다음과 같은 의견을 밝힌다.
첫째 광우병 특정위험물질(SRM)은 0.001g만으로도 광우병을 전염시킬 수 있는 독극물이다. 정부는 광우병 특정위험물질의 위험성에 대해 제대로 밝힌적이 없으므로 우리는 여기에서 광우병 특정위험물질(SRM)의 위험성에 대해 다시한번 확인하고자 한다. SRM에 집중적으로 분포되어있는 변형 프리온 단백질은 단백분해효소에 분해되지 않으며 고열과 자외선, 화학물질로 처리해도 전염성이 없어지지 않는다. 변형 프리온 단백질은 살코기뿐만 아니라 통뼈까지 타서 재가 되어버리는 600℃의 고온에서도 병원성이 전혀 소실되지 않으며, 포르말린에 담가두어도 전염성을 없앨 수 없고 자외선을 쬐어도 살아남는다는 것이다. 여기에 변형 프리온이라는 괴물은 0.001g만으로도 인간 광우병을 옮길 수 있다. 소 광우병이 걸린 소 한 마리는 55,000마리의 소에 광우병을 감염시킬 수 있다. 이 때문에 SRM을 철저히 금지시키는 것이고 이의 위험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더욱이 우리 국민들은 전세계적으로 가장 다양한 소 부위를 먹는 식습관을 가지고 있다. 또한 한국인들은 소뼈를 고아먹는 것을 귀한 음식으로 알고 있다. 더욱이 한국인들은 광우병에 가장 취약한 것으로 알려진 유전자형인 메티오닌 동질접합체(MM 유전자형)를가진 사람들이 전세계에서 가장 높은 95%이다. 즉 광우병에 걸린 쇠고기를 섭취할 경우 인간광우병에 걸릴 확률은 전 세계에서 가장 높다는 것이다. 이 이유 때문에 한국정부가 뼈를 수입위생조건 금지항목에 넣었고 이를 매우 강조해왔던 것이다. 하물며 척추는 현 정부가 규정한 SRM에 분명히 포함되어 있다. 그런데도 정부는 즉각 수입중단이 아니라 검역중단이라는 모호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더욱이 정부가 수입중단조치를 취하지 않은 이유로 거론하는 내용은 황당하기까지 하다. 지금까지 정부는 SRM이 발견되면 수입을 중단하겠다고 말해왔다. 그런데 이제 갑자기 말을 바꾸어 30개월 미만의 소의 척추는 안전하다고 한다. 존재하는 한국기준은 언급하지 않은 채 아예 미국기준을 수입중단을 하지 않는 이유로 내세운다. 한국정부가 미국정부의 기준을 따라야 하는가? 도대체 왜 수입위생기준을 협상하는가. 미국의 잘못된 사료정책 및 검역조치 미흡 등으로 미국이 광우병으로부터 안전하지 않다는 것은 OIE조차 인정하는 바다. 또한 한국은 물론 EU와 일본 등 대부분의 나라들이 당연하게도 척추를 SRM에 포함시키고 있다. 이는 등뼈에는 척수에서 직접 나오는 배근신경절(광우병 특정위험물질 3.8% 포함) 등의 신경들이 척추 내에 집중적으로 분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뼈가 한국의 수입위생금지물품인 것도 뼈 안에 신경들이 집중적으로 들어있고 뼈를 고아먹는 것이 한국인의 식습관이기 때문인데 이제는 뼈는 고사하고 척추까지도 안전하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중단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한국정부가 국민의 안전이나 건강을 희생하여 미국 축산업계의 이익과 한미 FTA를 우선시하겠다는 것을 분명히 하는 것일 뿐이다.
둘째 지금까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상황을 살펴보면 미국은 수입위생조건을 지킬 능력도 의지도 없다는 사실이 명백히 밝혀졌다. 2007년 6월 1일~30일 동안 수입된 미국산 쇠고기 수입 총 65건 중에서 수입위생조건을 위반한 사례가 무려 30건이고 위반율은 46.1%이다. 위반사례는 갈비 통뼈 발견이 5회, 뼛조각 검출 28회, 가짜 검역증 부착 3회, 표시와 현물이 서로 다른 경우 1회, 이물질 검출 1회, 다이옥신 검출 1회 등 39회다. (별첨자료 참조).
농림부는 이에 대해서도 “특정 작업장이 특정 행위를 반복한지 않았다”며 미국이 별로 잘못한 일이 없다고 강변한다. 이른바 인간적 실수라는 것이다. 그런데 그 실수가 수입건수 중 절반이라면 이것을 “인간적 실수”라고 볼 수 있는가? 이러한 수치는 미국이 수입위생조건을 지킬 능력이나 의지가 없다고 보는 것이 상식적인 판단일 것이다.
더욱이 이러한 상황에서 새로운 위생조건협상을 위해 6월 30일부터 7월 8일까지 미국 현지 점검을 다녀온 농림부 조사단은 미국 내 쇠고기 수출용 작업장의 위생상태가 완벽하다고 말했다. 이러한 정부가 정부로서의 자격이 있는 것인가? SRM의 검출 이전에 미국의 수입위생조건 위반만으로도 미국산 쇠고기 수입은 전면 중단되어야 한다.
셋째 정부는 지금까지 한미 FTA를 위해 미국산 쇠고기가 안전하다는 식의 대국민사기극을 중단하고 다음과 같은 조치를 취해야 한다.
우선 지금까지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결정하고 그것이 안전하다고 주장했던 모든 근거정보를 빠짐없이 공개해야만 한다. 정부는 광우병 특정위험물질이 발견되고 한달 동안 46.1%가 수입위생조건을 어기는 등 그 위험성이 분명한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한 근거자료를 국민 앞에 낱낱이 밝혀야 한다. 그리고 이에 대한 농림부와 복지부의 장관 및 관련 공무원들이 분명한 책임을 져야만 한다.
또한 정부는 그동안 SRM이 발견될 정도로 광우병 위험이 분명했던 미국산 쇠고기를 섭취함으로써 무방비 상태로 광우병 위험에 노출된 사람들의 건강과 안전을 책임져야 한다. 인간광우병의 평균잠복기는 최소 9년이며 길게는 수십년이다. 지금까지 정부 말만 믿고 미국산 쇠고기를 먹은 사람들을 사망시까지 광우병이 발생하는지에 대해 역학적으로 추적 관리(코호트집단 관리)해야 할 책임이 정부에게 있다. 또한 이들의 수혈을 통한 인간광우병 전염 위험을 막기 위해 헌혈금지조치 등 정부가 국민건강을 위해 취할 수 있는 조치를 당장 취해야만 한다.
이러한 조치에 선행될 것은 대형마트와 검역창고에 쌓여 있는 미국산 쇠고기를 전량 수거하여 폐기 또는 반송처분을 하는 것이다. 광우병 특정위험물질까지 발견된 상황에서 검역중단만을 하는 것은 정부로서의 자격을 완전히 포기하는 것일 뿐이다. 우리는 일본이 등뼈가 발견되었을 때 즉각 수입중단을 취했다는 것을 한국정부에게 상기시키고자 한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광우병 위험으로부터 안전하지 않은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유통․판매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롯데마트, 이마트, 삼성 홈플러스 등 대형 유통업체와 수입업체에 엄중하게 경고한다. 이윤에 눈이 멀어 국민들을 광우병 위험 속으로 몰아넣는 몰상식한 행동을 즉각 중단하라.
또한 우리는 노무현 대통령과 미국정부에게 엄중하게 경고한다. 우리 국민들을 더 이상 광우병 실험용 쥐로 만들지 말라. 양국정부는 광우병의 잠복기가 10년 이상이어서 사람들이 미국산 쇠고기를 먹고 당장 죽지 않는 것을 핑계로 국민들을 우롱하는 것을 즉각 중단하여야 한다.
우리는 노무현 정부에게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 한미 FTA협정을 위해 국민을 죽음으로 내몰겠다는 것인가? 우리의 밥상에 광우병 공포를 몰고 올 죽음의 협상 한미 FTA 협정을 즉각 폐기하고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즉각 중단하라! (끝)
2007년 8월 3일
건강권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노동건강연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 국민건강을 위한 수의사연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