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여성 작가의 저항과 여성에 관한 글

이라크 여성 작가의 저항과 여성에 관한 글  

“이라크인들의 저항은 점령을 끝내기 위해서 존재할 뿐이다”

점증하고 있는 공격은 대개 민간인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미국이 주도하는 군대의 잔인한 행위들에 대한 직접적인 대응이다.

이라크 작가 하이파 잔가나가 2007년 4월 12일 <가디언>지에 기고한 글

이번 주에 바그다드로부터 50마일 떨어진 먹대디야 시에서 전통적인 이라크 아바야를 걸친 한 여인이 이라크 경찰 신병들 한가운데로 들어가 자폭했다. 이는 2003년 영미 침략 이후 일곱 번째이고 그 전에는 아예 없었던, 여성 자살 공격이었다. 이라크 여성들은 비탄으로 절망에 빠져 자기를 파괴하고 있다. 어제 배포된 국제적십자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그녀들의 바램은 길에서 죽은 사람들의 주검을 수습만이라도 할 수 있게 도와달라는 청원으로 낮아졌다. 그것은 지난 월요일에 수많은 사람들을 나자프의 외국병력을 반대하는 데모로 이끌었던 것과 똑같은 좌절감이다.

점령 된지 5년째, 위정자들, 정당들 그리고 그들의 민병대 사이에서 불거진 종파간 인종간 분열은 괴물같이 거대해져서, 그린 존과 그 너머에서 그 분열을 만든 자들을 자극하고 있으며, 보통 사람들을 아끼지 않고 있다. 여성들의 공적인 역할에 있어 지대한 변화가 생긴 것은 그 결과들 가운데 하나이다.

점령되고 첫 3년간은 여성들 대부분이 집에 갇혀서 집안 남자들의 보호를 받았었다. 그러나 지금은 야만스러운 상황이 많은 여성들에게 가장의 역할을 요구하고 있고 여성들은 집 밖에서 죽음을 무릅쓰고 있다. 남자들이 미국이 주도하는 군대와 민병대와 암살단의 주요 공격대상이 되면서부터, 검은 옷으로 몸을 가린 여성들은 사라지거나 붙잡힌 남자 가족들을 찾아 감옥, 관공서 혹은 시체 공시소 앞에 길게 줄을 선 모습이 목격되었다. 죽은 사람들을 장사지내주는 건 여성들의 몫이다. 바그다드는 미망인들의 도시가 되어가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점령세력과 그 꼭두각시 정권으로부터 들은 것과는 다르게, 매달 수천명의 이라크 사람들을 제 나라에서 도망치게 만드는 그 잔인성에 굴복한 도시는 바그다드뿐만이 아니다.

모술에서 키르쿠크, 바스라에 이르기까지 나라 전역에서 주검들이 발견된다. 주검들은 고문의 흔적을 내보인 채 수갑이 채워지고 눈을 가리우고 총으로 난사 당해있기 마련이다. 주검들은 길가에 버려져 있거나 티그리스강 혹은 유프라테스강에 떠있는 상태로 발견된다. 한 병원 냉동고에서 제 남동생 시신을 찾아낸 내 친구는 나에게 그녀가 어떻게 그의 시신을 살펴보았고 얼마나 안도하게 되었는지를 이야기해줬다.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그는 고문받지 않았어, 다만 머리에 총을 맞았을 뿐이더라고.”

점령세력은 공식적으로 허용되는 정치적 절차 외에는 어떤 발의를 위한 공간도 남겨두지 않았다. 그것은 정치적으로 형성된 분열을 이을 수 있는 네트워크를 구성할 평화적인 저항과 시민사회를 위한 공간이었다. 이슬람 사원만이 이러한 역할을 해주고 있다. 정부가 부재한 상황에서, 몇몇 이슬람 성원들은 기초적인 사무와 원활한 진료소, 학교 등을 제공하였다. 기도를 청하는 것 말고도 확성기로 사람들에게 임박한 공격을 알리거나 헌혈을 호소했다.

그러나 공동체 의식을 지속하려는 이러한 노력들은 여느 때와 같이 파괴되고 있다. 지난 화요일, 이라크 육군 소속 군인들이 미국 헬리콥터의 지원을 받아 바그다드 심장부에 있는 모스크를 기습했다. 존경받는 무앗진이었던 아부 세이프와 또 다른 민간인 한명은 공개적으로 처형되었다. 지역민들은 격분하여 군대를 공격했다. 그날, 여자들과 어린이들을 합해 34명이 죽었다. 평소처럼 즉결 처형과 뒤따른 대량학살은 폭도들 탓으로 돌려졌다. 군 당국은 미 이라크 병력이 연합군과 이라크 보안군을 노리는 폭도들을 “밝혀내고, 식별하고, 거기에 관여하고, 그들을 죽이고 있다.”고 발표했다.

저항세력이 이념적, 종교적, 애국적인 확신뿐만 아니라 점령군과 그 행정부의 잔인한 행위들의 현실에 대한 대응으로 태어났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것은 독단적인 침탈, 굴욕적인 수색, 체포, 구금과 고문에 대한 응답이다. 적십자에 따르면, “다국적군에 체포되어 억류된 사람들의 숫자는 2006년 들어 40%가 늘었다. 이라크 당국이 붙잡은 사람들 숫자도 엄청나게 증가해왔다.”고 한다.

피보안감호자 가운데 다수는 학대받고 성폭행당한 적이 있는 여성들이다. 그녀들은 종종 남자 가족들로 하여금 저지른 적이 없는 범죄를 억지로 실토하게 만들기 위한 수단으로 체포되기도 한다. 이라크 헌병 모하메드 알 데이니에 따르면, 2006년 한 해 동안 점령세력의 강제수용소에서 65차례의 기록된 성폭력 사건이 있었다고 한다. 현재 네 명의 여성들이 이른바 보안군을 살해했다는 이유로 사형에 직면해 있다. -1965년부터 2004년까지 이라크에서는 여성에 대한 사형이 금지되어 있었다-

이 재앙에는 딱 한가지 해결책이 있다. 그건 미국과 영국이, 이라크 저항세력이 점령 기간을 끝내기 위해 싸우고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리고 그 저항세력에는 알카에다, 수니파 혹은 시아파, 이란 같은 이웃 나라들에 의해 고무된 테러리스트들 -토니 블레어가 그들을 부르는 식으로 하자면-뿐만 아니라 보통 이라크 사람들도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다. 이라크 사람들이 긍지가 있고, 평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는 것, 이라크 사람들 서로가 아니라 점령자들을 혐오한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 저항세력의 주요 표적이 민간인들이 아니라는 사실을 이해하는 것. 미국의 독립 연구기관인 브루킹스 연구소에 따르면 기록된 공격들 가운데 75%가 점령군을 노렸고, 17% 이상이 이라크 정부군을 노렸다고 한다. 공격의 평균 횟수는 작년보다 배가 되어 하루에 약 185번에 이른다. 그건 한 주에 1,300번, 한 달이면 5,500번보다도 많은 숫자다.
이것을 이해하는 또 다른 방법은, 밤낮으로 매 시간 일곱 번 내지 여덟 번의 새로운 공격들이 있다는 것이다. 이라크 민중들의 직간접적인 지원이 없다면 이 정도의 저항은 일어나지 못했을 것이다.

- 사담 후세인에 의해 수감되었던 이라크계 망명자이기도 한 하이파 잔가나는 바그다드와 런던을 오가며 글을 쓰는 여성 작가이다.

*단어설명

아비야 : 이슬람 여성들이 입곤 하는 검은색의 겉옷이다. 망토같이 길어서 얼굴과 손과 발을 모두 가릴 수 있다.

그린존 : 바그다드 중심부에 있는 10제곱킬로미터 넓이의 지역으로 한때 연합국 임시군정이 있었던 곳이다. 에메랄드 시티라고도 부른다. 높은 담장과 철조망으로 둘러싸여 있다.

무앗진 : 이슬람 성전에서 예배를 알리는 사람. 예배 시간을 알리는 소리를 아잔이라고 하는데, 무앗진은 아잔을 외치는 사람이다.

브루킹스 연구소 : 미국의 중요한 사회과학연구소. 미국 정부의 정책 입안에 큰 영향을 미친다.

* 번역 및 단어 설명: 파병반대국민행동 자원봉사자 이지수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