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노조가 당에 보낸 공문에 대한 입장

보건의료노조가 당에 보낸 공문에 대한 입장  

저희는 3기 서울시당 임원진 선거에 출마한 위원장 후보
김인식/여성명부 부위원장 후보 김어진입니다.
보건의료노조는 7월 13일 ‘보건의료노조 산별교섭과 서울대 병원지부
파업 관련 서울시당 3기 임원 선거 후보 발언에 대한 당 차원의 해명과
공식 조치 촉구’라는 제목의 공문을 당 대표에게 보냈습니다.  
공문의 요지는 “민주노동당 서울시당 3기 임원 선거 기간에 일부
후보들이 서울대 병원을 방문하여 공개적인 투쟁 지지 연설을 통해
일방적으로 보건의료노조 지도부와 산별합의를 폄하하는 발언을 한
점”에 대한 “당 차원의 해명과 공식 조치 촉구”입니다.
이에 대해 두 후보 김인식과 김어진은 다음과 같은 견해를 밝힙니다.

1. 7월 9일에 김인식과 김어진은 다른 4명의 부위원장 후보와 함께
서울대병원 파업장을 지지 방문하는 것으로 선거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파업장을 방문한 후보들은 모두 서울대병원 노동자들의 의료 공공성
강화를 위한 파업이 정당함을 옹호했습니다.  
그리고 김인식은 덧붙여, “산별협약이 노동자들의 요구를 상향
평준화하는 것이 아니라 하향 평준화하는 것이라면 거부해야 할
것입니다. 그런 거부는 옳습니다. 동지들이 산별 지도부를 뛰어넘어
독립적으로 투쟁하는 것도 지지합니다.” 하고 밝혔습니다.

2. 보건의료노조 지도부가 시당 후보들의 선거 연설을 문제 삼아
“진상 파악”과 “적절한 조치”를 요구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서울대병원 노동자들은 병원측과 싸우고 있습니다. 그런데 병원측은
산별협약을 내세워 협상에 응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파업을 멈춰야 하는가 아니면 계속 투쟁해야 하는가 하는 논쟁이
있습니다. 우리 두 후보는 후자를 옹호했습니다.
보건의료노조 지도부가 이런 견해에 대해 논쟁을 하면 되는 것이지
당에 시당 후보에 대한 “조치”를 요구하는 것은 노동자 운동의
민주주의 전통이 아닙니다. 우리는 행정 조처가 아닌 투쟁의 발전
방향을 둘러싼 생산적인 논쟁을 원합니다.

3. 우리 두 후보는 서울대병원 지부의 10조 2항 폐기 요구가
산별노조의 정신을 해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서울대병원 노동자들이 10조 2항에 반대하는 이유는, 10조 2항이
노동자들의 요구를 하향 평준화함으로써 산별 정신과 단결을 해칠
것이라는 점 때문입니다.
10조 2항은 임금, 노동시간 단축, 연월차 휴가 및 연차수당,
생리휴가는 산별협약이 “지부단체협약 및 취업규칙에 우선하여
효력”을 가진다고 돼 있기 때문입니다.
보건의료노조 지도부는 각 지부들이 산별교섭 타결 이후에도 10조
2항에 관계 없이 지부 교섭으로 요구를 성취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병원측은 10조 2항을 통해 산별 협약 우선이라는 목표를 얻어
냈습니다. 그래서 산별보다 높은 수준의 요구를 따낸 지부조차
병원측이 법적 근거를 들고 나와 산별협약 수준을 강요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 놓았습니다.
산별교섭이 끝난 뒤에도 서울대병원 파업과 함께 싸워 인력 충원과
비정규직 정규직화 요구를 따낸 국립대병원 노조의 경우에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서울대병원 노동자들이 10조 2항 폐기를 요구하는 것은
옳습니다. 산별은 노동자들의 요구를 상향 평준화하기 위해 건설된 것
아닙니까. 그러므로 서울대병원 노동자들은 산별노조를 강화하기 위해
투쟁하는 것이지 그 반대가 아닙니다.
그런데도 보건의료노조 지도부는 내년에라도 10조 2항을 뺄 것을
약속해 달라는 서울대병원 지부의 요청마저 사실상 거절했습니다.

3. 보건의료노조 지부는 산별협약이 ‘조직 내부의 공식
결정’이었음을 강조합니다. 그러나 10조 2항에 관해 충분한 논의가
있었는지는 의문입니다. 왜냐하면 경북대병원 지부 등 9개 지부가
공개적으로 10조 2항 폐기를 주장하고 나섰기 때문입니다.

4. 김인식/김어진은 현장 조합원들의 투쟁을 통해서만 산별노조가
진정으로 강화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서울대병원 노동자들의
파업이 정당한 까닭입니다. 그리고 그 파업에 연대와 지지를 조직하는
것이 중요한 까닭입니다.
서울대병원 노동자들은 이윤만을 위한 의료 행위, 환자의 안식처가
아니라 환자의 생명을 저당잡는 전당포가 돼 버린 서울대병원의 탐욕에
맞서 파업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파업 요구는 우리 당이 핵심적으로 요구하는 무상의료와
본질적으로 일치합니다.
김인식/김어진은 우리 당이 7월 15일 중앙위에서 채택한 서울대병원
파업 지지 특별 결의안의 정신을 계속 견지하기를 바랍니다.
끝으로, 당 대표께서는 보건의료노조의 공문에 대한 견해를 공개적으로
밝혀 주시길 바랍니다.

2004년 7월 20일
서울시당 위원장 후보 김인식
서울시당 여성명부 부위원장 후보 김어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