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성소식 26일차 촛불, 열린우리당 결단 촉구 “경호권 발동해 보안법 날치기를”

“경호권 발동해 보안법 날치기를”  
26일차 촛불, 열린우리당 결단 촉구  

[통일뉴스] 이현정  기자  

▶27일 오후 7시 여의도 국회 앞 국가보안법 폐지 26일차 촛불집회가 열렸다.
[사진 - 통일뉴스 김규종기자]

정기국회가 종료되는 12월 9일이 임박해 옴에 따라 마음이 다급해진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이 국가보안법을 차라리 ‘날치기’로 통과시키자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27일 오후 7시, 여의도 국민은행 앞에서 진행된 국가보안법 폐지 26차 촛불시위에서 민가협 양심수후원회 권오헌 회장은 “한나라당과의 합의 하에 국가보안법 폐지가 과연 가능할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고 통탄하고 “다수 정당인 열린우리당이 마음만 먹는다면 폐지를 왜 못 시겠는가. 한나라당이 경호권을 사용해 탄핵소추안을 통과시켰듯 열린우리당도 경호권을 발동해서라도 국가보안법을 폐지시킬 수 있다”며 “낮잠만 자는 국회가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민가협양심수후원회 권오헌회장.
[사진 - 통일뉴스 김규종기자]

한국청년단체협의회 전상봉 의장 또한 “날치기로 국가보안법을 통과시키면 탄핵 때와 같은 후 폭풍이 몰아칠 수 있다는 열린우리당 유시민 의원의 말에 수긍이 가기도 하지만 그럴 리는 없을 것이다”고 못박고 “국가보안법을 날치기로 통과시킨다면 노무현 정부의 지지도가 급상승하여 35%까진 올라갈 것”이라며 152명의 열린우리당 의원님, 자신감 갖고 날치기하십시오“라고 당부했다.

120여명의 촛불행사 참석자들은 “노무현의 살길이다. 국가보안법 폐지하라”, “차라리 날치기로 통과시켜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열린우리당의 결단을 촉구했다.

선거 끝난 학생들 결합, 농성장 모처럼 활기

한편, 이날 촛불행사에는 학생회 선거로 그동안 참여율이 저조했던 대학생들이 대거 참석해 침체됐던 농성장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만들었다. 전상봉 의장과 권오헌 회장의 ‘날치기’ 발언에 신이 난 학생들은 구호를 연신 따라 외치며 선거기간 동안 준비한 율동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날 촛불 집회는 2005학년도 학생회장단의 선거를 마친 대학생들이 많이 참가해 분위기를 돋구며 집회의 활기를 불어넣었다. [사진 - 통일뉴스 김규종기자]

분위기가 좋아진 데는 파병반대국민행동의 천막농성 돌입도 한 몫을 했다. 파병반대국민행동은 이날 촛불행사에 앞서 오후 4시 30분경 여의도 국민은행 앞에서 집회를 열고 농성천막을 농성장 한켠에 마련했다. 이로써 여의도 국회 주변에는 사회개혁을 촉구하는 천막농성장이 13동으로 늘어났다.

경희대 임재현(22세) 학생은 “농성장 분위기가 왜 이리 안 살까, 왜 매일 사람이 없을까 불평만 했지, 그간 얼마나 많은 시민들을 만나 국가보안법 폐지의 당위성을 설명할까 고민하지는 않아 반성된다”며 “한 사람씩 만나가며 변화시키려 할 때 변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하루 대국민 홍보전을 진행한 소감을 밝혔다.

지난 10일부터 18일 째 학교에서 릴레이 단식농성과 촛불행사, 그리고 주말마다 학생들을 대상으로 국가보안법 폐지 문화제를 진행해온 동국대학교 학생들을 대표해 연단에 선 이동철 동국대 동아리연합회장은 “17일, 18일을 거치면서 많은 학생들이 국가보안법 폐지 운동에 동참하고 있다”고 보고하고 “학우들의 실천과 힘을 모아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해 열심히 투쟁하겠다”고 결의를 다졌다.

▶[사진 - 통일뉴스 김규종기자]

함께 무대 앞에 선 동국대학교 학생 6명은 준비한 율동을 선보이며 촛불행사 분위기를 돋구었다. 박수만 치던 참가자들은 촛불행사 막바지에 이르러 ‘바위처럼’이란 노래에 맞춰 집단 율동을 하며 흥겨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그간 지인들과 함께 자주 촛불행사에 참석했다는 한청 소속단체 민족통일애국청년회 김명진 (33세) 회원은 “집회가 연달아 있었던 날에는 막간에 많은 사람들이 결합하는 것 같다”며 “흐름에 따라 촛불행사 분위기도 굴곡이 생기지만 점차 나아지고 있는 편”이라고 말했다.

▶국회 모형에 국가보안법 폐지의 염원을 담아 촛불을 밝히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규종기자]

국가보안법폐지 국민연대는 달아오르기 시작한 열기를 모아 국가보안법 제정일인 12월 1일, 오후 5시~6시 사이 사이버 시위를 열고 국회의원에게 항의메일 보내기 등 온라인 시위를 전개할 예정이다. 아직 사이버 시위 대상은 정해지지 않았다.

또한 같은 날 오후 2시 국가보안법 폐지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오후 3시경 결의대회를 진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