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철군투쟁의 불길을 일으키자
이라크, 미 패권주의의 실패
2003년 3월 기세좋게 이라크 침략전쟁을 시작한 미국은 현재 격렬한 이라크인들의 반미저항에 나날이 패배하고 또 실패하고 있다.
미국의 오만한 점령정책도 파탄나고 있다. 그들은 1월 말 총선거를 시행하겠다고 하지만 벌써 선거관련 시설물에 대한 강도높은 공격이 시작되었고 정당성 없는 선거 과정을 목숨걸고 지켜줄 인력은 당연히 없다. 이제 총선불가 내지 반쪽선거의 가능성을 미국 스스로도 시인하게 되었다.
미군은 분풀이로 총기를 난사하거나 아무데나 폭격을 가하면서 민간인 희생자 숫자만 늘리는 중이다. 또 그들은 저항운동의 지도적 인물 암살, 여러가지 분열공작 등의 술수를 쓰고 있다. 그러나 그럴수록 침략전쟁의 야비하고 더러운 면모만 자꾸 드러내 보여줄 뿐이다.
미 대통령 부시는 국제무대에서 고립됨은 물론 미국 내에서도 재선된 역대 대통령 가운데 최저 지지율을 기록하면서 쩔쩔매고 있다. 공화당 계열의 전직 외교관리들까지 나서서 미군의 이라크 철수를 공개적으로 언급하기 시작했다고도 한다.
파병으로 인한 불안과 민족적 손실
미국 내에서도 침략전쟁 중단과 이라크에서 철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가는데 한국 정부와 의회는 거꾸로 파병부대의 주둔기한을 1년 연장했다. 이러한 그릇된 결정은 국민 전체를 불안에 떨게 하는 동시에 한반도의 미래를 어둡게 만들고 있다.
자이툰부대의 주둔지인 아르빌에 위험이 닥쳐오고 있다는 소식이 들리더니 얼마 전에는 미군이 저항세력을 체포한다며 아르빌 시내에 폭격을 가했다. 이라크 전체가 전쟁터인 마당에 평화재건이니 비전투병이니 하는 말은 벌써 우스워졌다. 언제 그랬냐는 듯 정부는, 지난해 10월 파병된 한국 공군수송단 다이만부대가 미군의 바그다드 작전에 5회 참가했음을 밝혔다.
한국군과 한국 민간인은 저항세력의 공공연한 표적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최근 보도되었다가 외교부에 의해 근거부족으로 발표된 한국인 2명 납치설과 쿠웨이트에서의 한국인 사망설도 불안감을 한층 더했다. 문제의 근본 원인인 이라크 파병을 철회하지 않는 한, 또 언제 무슨 사태가 일어날 것인지 아무도 모른다.
한편 이라크전 패배가 확연한데도 좀처럼 물러날 줄 모르는 미국의 모습은 한반도 정책에서도 그대로 되풀이되는 듯하다. 부시 행정부의 2기 출범을 앞둔 그들은 여전히 한반도 전쟁야욕을 버리지 않고 있다. 작년 말 공개된 소형전술핵무기의 배치결정은 한반도 핵전쟁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있음을 실증한 것이며 최근 6자회담 부진의 책임이 이북에 있는 것처럼 언론플레이를 벌인 사실은 대화에 진정이 없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가운데 국민 혈세를 동원한 이라크 파병으로 미국을 돕는 노무현 정부의 행각은 비열한 짓일 뿐 아니라 민족의 미래에 심각한 해를 입히는 짓이다.
파병 한국군 전면 철수하라!
광복 60년이자 남북정상회담 5주년, 자주와 통일을 향한 민족의 염원은 커져만 가고 있다. 특히 우리 민족이 하나되어 미국의 전쟁야욕을 물리쳐야 할 사명이 각별하다.
더구나 이라크전의 실체와 미국의 패배가 명백해지고 미국 내에서도 제정신을 가진 사람은 철군을 주장하고 있는 지금, 파병연장이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결정이다. 한사코 파병을 고수하며 한미동맹에 나라를 팔아먹는 사대주의자들에게 우리의 미래를 맡겨둘 것이 아니라 파병부대 철수투쟁의 불길을 다시 일으켜야 한다.
시간이 더 가기 전에, 자이툰부대를 비롯한 모든 이라크 파병부대의 철군을 이루어내자. 노무현 정부와 17대 국회는 지금이라도 조속히 철군안을 마련하여 그간의 과오를 조금이라도 덜어야 할 것이다.
2005년 1월 19일
파병철회네트워크[antipb.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