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노인 임플란트 공약이 대폭 수정될 것이라고 한다. 이미 4대 중증질환을 국가가 책임지겠다고 했다가 당선 이후 가장 핵심적인 선택진료비, 상급병실료, 간병비를 제외해서 ‘국가가 100% 의료비 보장’이라는 공약이 파기된 이후라 노인 임플란트 공약의 후퇴 그리 놀라운 뉴스도 아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번 임플란트 공약의 경우, 인수위는 2014년부터 적용될 예정인 노인임플란트 보험적용범위를 조정하면서 고령자에 대한 임플란트 비용 국가지원은 어금니에만 적용, 75세 이상으로 연령을 제한한다고 밝혔다. 또한 건강보험을 적용하더라도 환자 본인 부담 비율을 50%로만 적용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이러한 공약 후퇴는 의료복지 재원 확보가 수월하지 않다는 자체판단 때문이라고 한다.

하지만 공약 후퇴는 그 자체로 약속의 파기다. 65세 이상 노인들에게 임플란트를 해주겠다는 공약으로 당선되고 나서 이제와서 75세 이상으로 한정하고 50%만 적용하겠다는 것은, 박근혜 당선인의 약속의 정치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더 이상 믿지 못하게 한다. 그러나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건강 관련 공약의 축소가 모두 논리적으로나 재정적 효율성으로나 납득하기 어려운 수순을 밝고 있다는 점이다.

치의학에는 ‘2080’이라는 말이 있다. 20개의 자기치아를 80세 까지 건강하게 쓰자는 말인데 노인의 경우 작은 어금니까지만 있으면 최소한 기능상 장애가 없다는 의미이다. 만일 기능상의 문제가 아니라 다른 이유로 더 필요한 경우는 스스로 본인부담으로 임플란트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또 10개 이상 20개 이하 치아만 남은 경우는 부분틀니를 하면 된다. 10개 이하의 치아의 경우는 부분틀니를 하면 되지만 수명이 짧고 불편함이 있다. 만약 이가 하나도 없으면 완전틀니를 하면 된다. 완전 틀니의 경우에서 잇몸 뼈가 부족하고 불편이 심할 경우 임플란트 2~4개를 심어서 틀니에 연결하는 방법이 있다. 이 때 임플란트는 송곳니 부위나 앞니 쪽에 심게 되는데 이유는 앞쪽에는 뼈가 튼튼하고 위험한 구조물이 없이 대부분의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금니부터 임플란트’를 적용한다는 것은 도대체 이런 여러 경우들에 대해 어떻게 적용한다는 뜻일까. 재정확보 때문에 축소적용을 한다면 오히려 어금니가 아니라 이가 하나도 없는 환자에 대한 ‘앞니’ 적용이라고 해야 옳지 않을까.

75세 이상 노인의 어금니에만 임플란트를 적용하게 될 경우 정말 임플란트가 필요한 저소득층(저소득층일수록 치아의 상실이 많다) 노인들은 높은 본인부담금 문제와 임상적인 비효율적 적용(어금니에 대한 적용)이라는 장벽으로 혜택을 받기 어려울 것이고, 오히려 불필요한 분들(고소득층 일수록 치아상실이 적으며 스스로 치료받을 능력이 있음)에게 임플란트를 건강보험으로 해주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

우리는 치과에 대한 일반적 전문지식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면 충분히 검토될 만한 사항들이 인수위 발표에서 전혀 발견되지 못하는 것이 당선인과 인수위의 무능이 아닐까 우려스럽다. 우리는 국민들의 필요에 따른 임플란트 보험에 반대하지 않는다. 하지만 국민들의 치아 건강의 우선순위에 있어 아동청소년 치과 전면보장이나 주치의제도, 틀니와 부분틀니의 보장성 확대 강화라는 더 중요한 정책들에 비추어 후순위라는 점을 반드시 지적하고 싶다. 또한 임플란트를 보험적용하더라도 사회적 형평성과 긴급성에 맞게 제도를 설계해야한다. 인수위와 박근혜 정부의 임플란트 보험 정책의 수정 보완이 필요하다.(끝)

2013. 2. 15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노동건강연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