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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질병정보 유출할 원격의료 추진자와 거짓공약 입안자 건보공단 이사장 임명 반대한다 -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건보공단’) 임원추천위원회가 차기 이사장 후보로 추천한 3인 가운데 성상철 전 병원협회장과 최성재 전 고용복지수석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지난 행적을 보건데 국민건강보험을 책임지기에 부적절한 인사임이 명백하다. 우리는 박근혜 정부가 또 한번의 인사참극을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
성상철 후보자는 병원협회의 입장을 대변해온 인물이다. 건강보험은 국민의 것이며, 국민의 보편적 권리를 위해 존재하여야 한다. 일방적인 수가인상과 의료영리화를 찬성하는 이해당사자협회의 전 대표자는 국민건강보험을 관리할 자격이 없다.
성상철 후보자가 건보공단 이사장으로 자격이 없다고 판단하는 또 다른 근거는 안전치 않고 효과는 없지만 국민부담을 증가시킬 ‘원격의료’를 추진하는 대표주자였다는 점이다. 그는 국내 대형병원들을 비롯하여 삼성전자, LG전자, KT, SK 등이 참여하는 ‘u-헬스포럼’과 ‘한국u헬스협회’를 창립하고 초대회장을 지냈으며 “협회를 중심으로 정부, 의료계, 산업계 등 관계자들과 협력를 통해 의료법 개정을 지원하고, u헬스 서비스 확산 및 산업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뿐만아니라 그는 서울대병원장 시절 자신이 직접 SK텔레콤과 환자들의 개인질병정보를 거래하는 원격의료 사업 ‘헬스커넥트’를 시작하여, 공공병원의 정신을 망각하고 환자 정보로 돈벌이 하는 위법적 영리자회사 설립의 발판을 놓기도 하였다. 지금 병원과 자본이 원격의료를 추진하며 군침을 흘리는 것은 다름 아닌 건보공단에 12조원이나 쌓여 있는 보험 재정과 건보공단에 집적된 민감한 개인질병정보다. 정부는 위험천만한 질병정보 유출을 막기는커녕 이를 합법화하기 위한 법 개정까지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와 기업에게 성상철 후보자는 건보 재정과 질병정보를 유출할 꼭두각시로는 적격인 인사이지만 국민에게는 재앙이 될 뿐이다.
게다가 성상철 병원장은 영리병원 찬성론자로도 알려져 있다. 영리병원은 의료비를 폭등시켜 건강보험 재정을 위험에 빠뜨리는 공공의료의 악과 같은 존재다. 어떻게 국민건강보험을 망가뜨릴 정책을 지지하고 추진해온 인물이 건강보험을 관리하는 건보공단의 대표가 될 수 있단 말인가? 건강보험을 파괴하는 정책을 지지하는 자를 유관 기관의 이사장으로 임명하려는 것은 의료민영화를 밀어붙이는 박근혜정부가 건강보험마저도 붕괴시키려는 의도를 가진 것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우리는 성상철 후보자가 의료윤리의식에도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사실 또한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는 2008년에 안전에 대한 국민들의 정당한 우려를 비웃으며 미국산 쇠고기 시식회 만행에 참여하였고, 서울대병원 병원장 재직 중 사기 논문을 쓴 황우석씨와 함께 ‘세계줄기세포허브’를 설치하느라 서울대병원 예산 65억을 날렸으며 줄기세포 기술을 과장하며 2만 명이 넘는 환자들을 등록시키는 윤리적 문제를 일으킨 바 있다. 뿐만 아니라 2004년 병원장 재직 중에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와 의료 공공성 확보라는 최소한의 요구를 내세운 병원 노동자들을 손배 가압류 등으로 탄압하여 44일 장기파업을 유도한 주된 책임을 지고 있다. 그는 한 사람의 의료인으로서도 심각한 결격 사유가 있는 인물로 제대로 된 정부라면 즉각 후보 자격을 박탈하는 것이 옳다.
그와 함께 물망에 오르고 있는 최성재 후보자 역시 문제가 있기는 마찬가지다. 그는 박근혜 정부의 초대 고용복지수석으로 주요 복지공약을 설계한 인물이다. 그 내용은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라는 이름의 4대 중증질환 국가 보장, 기초노령연금, 기초생활보장제도 개편 등이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의 주요 공약이었던 ‘모든 노인에게 기초연금 20만원’ 공약은 거짓일 뿐 아니라 오히려 개악임이 밝혀졌고, 4대 중증질환 환자들에게 3대 비급여를 포함 치료비 전액을 보장한다던 약속은 거짓말이 됐다. 기초생활보장제도 역시 최저생계비 기준을 폐지하는 등 빈곤층을 더욱 복지 사각지대로 내몰고 있을 뿐이다. 이렇듯 최성재 후보는 박근혜 정부의 대표적 ‘사기 공약’의 설계자로 국민들을 기만하는 일에 앞장선 인물이다.
성상철 후보자는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 이사를 지냈고, 최성재 후보자 역시 고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의 이름을 따서 세운 기숙사 ‘정영사’출신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전형적인 측근·보은인사를 통해 국민들의 건강과 삶을 파괴할 의료민영화와 복지 후퇴에 앞장서 온 인물들을 등용하려 한다.
그러나 국민건강보험공단은 국민 모두의 보편적인 복지를 책임지는 기관으로 국민 모두의 것이지 박근혜정권과 병원협회와 재벌이 소유가 될 수 없다. 박근혜 정부는 건보공단을 원격의료 등 의료민영화의 첨병이자 국민에 대한 복지 내핍 강요를 위한 들러리 기관으로 전락시키려는 시도를 즉각 중단하여야 한다.
만약 이러한 경고에도 불구하고 정권의 입맛대로 건강보험을 주무르려는 부적절한 인사에 대한 임명을 강행하려 한다면 박근혜 정부는 건강보험을 지키려는 전국민적 반대에 부딪칠 것이다. 우리는 건강보험을 국민의 것으로 만들고 이를 지키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 할 것이다.
2014. 10. 27.
건강권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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