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 지명에 대한 논평 기재부 관료 출신 후보 지명은 윤석열 대통령의 의료 민영화와 복지·공공서비스 긴축 의지를 드러낸 것

 

어제(7일) 윤석열 대통령이 복지부장관 후보에 조규홍 복지부 1차관을 지명했다. 그는 알려졌다시피 거의 대부분의 경력을 경제부처에서 쌓은 관료로 복지부 차관이 된 지는 석 달 남짓에 불과하다. 이런 경제관료를 복지부 장관에 앉혀 이룰 수 있는 것은 윤석열 정부가 그간 표방해온 재정긴축, 민영화, 복지축소 관철밖에 없다. 지난 3개월여 조규홍 후보자가 복지부 장관 직무대행으로 밟아온 행보에서도 이것이 여실히 드러난다.

 

첫째, 조규홍 후보자는 공공의료기관·건강보험 기능축소와 민영화에 앞장설 것이다.

윤석열 정부는 기업감세, 부자감세를 수십조원씩이나 하면서도 공공서비스를 위축시킬 긴축과 민영화에 나서고 있다. 조규홍 후보는 이를 복지부에 관철시키는 데 앞장서왔다. 기재부 ‘공공기관 혁신 가이드라인’에 따라 그는 복지부 산하 공공기관 예산 절감, 정원 감축 등을 요구한다. 이 가이드라인은 민간과 경합하는 기능축소, 자산매각 등 전형적 민영화 가이드라인이다. 이 시도가 성공하면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립중앙의료원, 국립암센터 등 공공의료 핵심기관들은 축소되고 서비스는 줄어들 것이다. 게다가 그는 건강보험 재정절감을 위해 건강보험 보장항목을 재검토하겠다고 한 복지부 업무계획 보고의 최종책임자였다. 즉 그는 건강보험 보장 축소를 추구한다. 그의 ‘예산·재정 전문성’이란 바로 이런 긴축재정, 복지후퇴를 뜻하는 것이다.

 

둘째, 의료민영화와 각종 규제완화를 적극 추진할 인사다.

조규홍 후보자는 얼마 되지 않는 복지부 차관 경력을 ‘보건복지 규제혁신 TF’ 팀장을 맡아 의료민영화 발표를 주도하는 데 집중했다. ‘기업이 느끼는 애로사항’을 해소하겠다며 민영의료보험 활성화, 건강관리 민영화, 개인의료정보 민영화, 의료기기·의약품 규제완화, 원격의료와 약배송, 병원 인수합병 등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이들 정책은 삼성전자, SK, KT, 네이버, 카카오 같은 대기업들과 삼성, 한화, 롯데 같은 민간보험사들 돈벌이를 위해 의료비를 폭등시키면서 국민 생명·안전을 포기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앞장서 추진한 조규홍 내정자가 임명된다면 윤석열 정부 의료민영화 폭주는 불 보듯 뻔한 일이다.

 

셋째, 그는 윤석열 정부 코로나19 각자도생 긴축방역의 책임자다.

조규홍 복지부장관 직무대행은 윤석열 정부 각자도생 방역·의료정책의 총책임자 중 하나다. 이 정부는 코로나19를 독감이라고 부적절하게 위험을 축소하면서 확진자 억제책을 내놓지 않았고 격리, 검사, 치료비용 지원을 중단하거나 축소해 경제적 취약층의 건강을 위협하며 감염을 확산시켰다. 입원치료는 자율에 맡겨버렸고 생활치료센터도 대폭 축소해 주거 취약층이 격리조차 하기 어렵게 했다. 방역에 손을 놓은 것을 넘어 기존 방역정책을 적극 해체한 것이다. 이는 정부가 밝혔듯 재정절감을 위한 것이었다. 부자감세를 하면서도 생명을 살리는 데는 돈을 아낀 ‘긴축방역’이었던 것이다. 경제관료 출신 조규홍 후보자가 복지부장관이 된다면 팬데믹에 생명을 위협하고 서민 생계를 옥죌 긴축방역은 계속될 것이다.

 

이처럼 조규홍 후보자는 복지를 축소하고 공공 보건의료서비스를 위축시키며 민영화를 추진하고자 하는 윤석열 정부 입장에선 ‘적임자’다. 하지만 대다수 시민들에게는 안 그래도 위태로운 삶을 더 어렵게, 부실한 사회안전망을 더 헐겁게 만들 인사다. 그가 아무리 ‘두터운 사회안전망’, ‘필수의료 확대’ 등 미사여구를 동원한다 해도 이런 본질을 가릴 수는 없다.

경제위기와 감염병 시대 불평등과 빈곤이 많은 사람들의 삶을 벼랑으로 내몰고 있다. 복지와 사회공공서비스를 강화하고 감염병 책임은 국가가 지며, 부자와 기업들에게 세금을 걷어 사회보험을 튼튼히 만들라는 당연한 요구를 시민들은 하고 있다. 그럼에도 이에 완전히 역행하는 인물을 세 번째로 내놓은 윤석열 대통령에 많은 사람들이 허탈과 분노를 느낄 수밖에 없다.

 

 

 

2022년 9월 8일

건강권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 (건강권실현을위한행동하는간호사회,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노동건강연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