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식 의료 민영화 ‘비의료 건강관리서비스’ 확대 중단하라.

 

 

정부가 27일 추경호 부총리 주재로 비상경제장관회의 겸 수출투자대책회의를 열어 ‘비의료 건강관리서비스’ 산업을 위해 규제를 풀겠다고 발표했다. 기업들이 하려는 건강관리서비스가 ‘의료행위’가 아니라고 분명히 해주고 범위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명백한 의료 민영화다. 정부는 기존에 의료행위로 분류되거나 모호한 영역을 차츰차츰 ‘비의료’로 넓혀주고 있다. 한국에서 의료행위는 영리기업이 직접 수행할 수 없고 국민건강보험의 적용 대상이다. 정부는 영리기업들이 의료행위를 할 수 있게 일부를 ‘비의료 건강관리’로 떼어내고 있는 것이다. 이는 점차 영리병원(영리기업이 의료행위를 하는 것)을 허용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지금 정부가 말하는 ‘건강관리서비스’는 만성질환 관리다. 그런데 만성질환은 관리가 곧 치료이다. 고혈압 환자의 혈압 관리, 당뇨 환자의 혈당 관리는 그 자체가 의료행위와 분리될 수 없다. 일차보건의료는 건강 증진, 예방, 치료, 재활을 포괄하는 것이다(세계보건기구). 정부가 이것을 의료와 비의료로 임의로 구분하는 것 자체가 엉터리다. 정부 가이드라인에는 아예 만성질환 ‘직접 치료’를 영리기업이 할 수 있다고 명시한 부분도 있다.

 

정부는 지난 해 10월에 12개 기업에 건강관리서비스 시범 인증을 부여했다. 삼성생명 가입자 대상 서비스, KB손해보험 자회사가 운영하는 서비스 등이 포함됐다. 즉 민영보험사가 핵심 수혜자들이다. 정부는 이들이 건강관리라는 명목으로 예방과 건강 증진, 치료를 직접 하고 의료기관 유인 알선까지 할 수 있도록 허용하려 한다. 이는 바로 민영보험사 중심의 미국식 의료 민영화로 향하는 길이다.

 

어제 구체안을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정부가 이를 신산업 규제 완화 1번 과제로 제시하면서까지 강조한 것은, 의료 민영화가 윤석열 정부의 핵심적 관심사라는 걸 드러냈다. 건강관리서비스는 2009년, 2010년 두 차례 국회에서 입법이 시도되었으나 의료 민영화 논란으로 폐기된 것이다. 지금 정부는 지금 이를 가이드라인과 인증제로 해결하려 하는데 이는 법을 무시하는 행태이기도 하다.

 

정부는 영리병원 금지의 근간을 흔드는 의료 민영화 정책을 중단하라. 응급실 뺑뺑이와 지역의료 붕괴 등이 벌어지는 건 이런 민영화 정책이 계속된 결과다. 윤석열 정부는 국민건강보험 약화와 공공의료 붕괴를 초래하는 위험천만한 일을 멈추지 않고 있다. 시민들이 이를 멈춰야 한다.

 

 

2023. 11. 29.

의료민영화 저지와 무상의료 실현을 위한 운동본부

가난한이들의건강권확보를위한연대회의,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건강권실현을위한행동하는간호사회,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노동건강연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 건강세상네트워크, 기독청년의료인회, 대전시립병원설립운동본부, 한국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연합회, 건강보험하나로시민회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 공공운수노조의료연대본부, 국민건강보험노동조합, 전국의료산업노동조합연맹, 전국농민회총연맹,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전국여성연대, 빈민해방실천연대(민노련, 전철연), 전국빈민연합(전노련, 빈철련), 노점노동연대, 참여연대, 천주교빈민사목위원회,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평등교육실현을위한전국학부모회, 사회진보연대, 노동자연대, 장애인배움터너른마당, 일산병원노동조합, 학교급식전국네트워크, 약사의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 행동하는의사회, 건강보험심사평가원노동조합, 전국정보경제서비스노동조합연맹, 건강정책참여연구소, 민중과 함께하는 한의계 진료모임 길벗, 전국보건교사노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