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명
금속노조의 한미 FTA 저지 파업에 대한 부당한 탄압을 중단하라!
금속노조가 한미 FTA저지를 위한 파업에 돌입하였다. 정부와 보수언론들은 이 파업이 정치파업이고 찬반투표를 규정한 노동조합 규약을 지키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를 대며 이번 파업에 과민반응을 넘어 초강경대응을 예고하고 있다. 그러나 파업권은 노동자의 기본 권리이며 노동자들도 ‘국민’인 이상 당연히 정치적 표현의 자유가 있다. 한국이 민주주의 국가라면 노동자들의 정치파업은 전적으로 노동자들의 정당한 권리행사에 해당한다.
우선 금속노조의 이번파업은 자신들 뿐만 아니라 다른 노동자와 서민을 위한 공익적 목적의 파업이다. 한미 FTA는 정부가 선전하듯이 국익을 위한 것도 ‘소비자후생’을 위한 것도 아님이 이미 명백히 드러났다. 광우병 쇠고기 수입과 유전자 조작식품의 규제철폐로 대표되는 식품안전의 파괴, 대형차 배기가스 규제철폐와 특소세 철폐로 대표되는 환경파괴, 약가폭등 및 의료비 폭등, 공기업운영의 상업적 운영원칙 도입으로 인한 공공요금 폭등이 한미 FTA가 낳을 결과이다. 또 투자자-정부 직점소송제로 기업에게 모든 공공규제정책에 거부권을 준 것이 바로 한미 FTA이다. 이러한 한미 FTA를 저지하기 위해 금속노동자가 나서는 것은 자신의 생존권을 위해, 그리고 1500만 노동자와 서민들의 삶을 위해 지극히 정당한 것이다.
둘째 노동조합이 규약상의 찬반투표를 거치지 않았다는 정부의 주장은 사실상 거짓말일 뿐만 아니라 현 정권의 비민주성을 그대로 드러내는 것이다. 실제로 민주노총은 작년11월에 이미 비정규직 악법과 한미 FTA 저지를 위한 전 조합원 찬반투표를 시행하였고 금속노조는 물론 전체 노동자들에 의해 파업이 확정된 바 있다. 또한 이 조합원 찬반투표라는 규약은 박정희 시대에 노동자들의 파업권을 제한하려고 만든 규약일 뿐이다.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한국에만 존재하는 파업 찬반투표를 거론하는 것 자체가 노무현 정부의 민주주의 수준이 박정희 시대의 민주주의 수준보다 나을 것이 없다는 것을 반증한다.
무엇보다도 사전에 공권력을 투입한다든지 조합간부에게 사전수배영장을 발부한다든지 하는 노무현정부의 상식에 어긋나는 대응은 민주주의를 본질적으로 침해하는 행위다. 노동자들은 노무현 대통령처럼 국정브리핑을 가지고 있지 못하며 한미 FTA를 지지하는 조중동과 같은 거대언론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 같은 노동자인 허세욱 노동자가 한미FTA로 인한 재앙을 막으려 죽음으로 항거했고 이에 수십만의 시민과 노동자들이 거리에서 한미FTA 무효화를 요구했지만 노무현 정부는 경찰폭력으로 진압하고 수배영장을 날리는 일로 일관하고 있다. 그래서 지금 금속노동자들이 나서고 있는 것이다. 지금 노동자들에게 남은 정치적 의사표현의 방법은 바로 파업을 통한 것일 뿐이다. 정치파업은 민주주의의 기본권이고 노무현 대통령이 요즘 그렇게 강조하고 있듯이 ‘누구나 정치적으로 말할 자유가 있는 법’이다. 왜 노무현대통령은 모든 기회를 통해 어느 때나 아무 곳에서나 서슴없이 정치발언을 하면서 국민들과 노동자들의 입은 틀어막으려는 것인가?
그 뿐이 아니다. 노무현 정권의 한미 FTA 반대운동에 대한 탄압은 이 정권이 말하는 민주주의가 무엇인지를 잘 보여준다. ‘한미 FTA가 끝나면 밤샘토론이라도 하겠다’던 대통령은 이제 그 토론을 할 상대방인 한미 FTA 저지 범국민 운동본부의 두 공동대표에게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또한 모든 한미 FTA 반대시위를 불법으로 규정해놓은 것도 모자라 단순 참가자까지 200명 넘게 경찰소환장을 발부하였다. 노동자들의 파업권을 경찰력을 동원하여 막고 토론을 하자던 상대방을 구속하겠다는 것이 과연 노무현 정부의 민주주의인가?
이제 노무현 대통령은 노동자들의 손발을 묶고 반대진영의 입을 틀어막으면서 한미 FTA가 ‘국익’을 위한 것이라고 강변하며 국민들의 참여를 완전히 배제한 채 한미 FTA를 강행하려 하고 있다. 이것은 한미 FTA의 진실이 드러나는 순간 한미 FTA가 대다수 노동자와 서민들의 이익에 반하는 것임이 드러나는 것이 두려워서라고 밖에 볼 수 없다. 우리는 한미 FTA가 파괴할 한국사회의 민주주의와 사회적 기본권을 지키려는 금속노동자들의 정당한 투쟁에 분명한 지지입장을 밝힌다. 우리 보건의료단체연합의 회원들 또한 한미 FTA 저지를 위한 범국민 궐기대회 참여를 위해 6월 29일 오후 병의원과 약국문을 닫고 함께 거리에 나설 것이다. 6월 항쟁 20주년을 맞아 우리는 다시 한번 우리의 민주주의와 사회적 기본권을 지키기 위해 한미 FTA 체결 저지를 위한 투쟁에 온 힘을 다할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
2007.6.26 (화)
건강권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노동건강연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