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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성명] 의사협회, 의학회의 미국산 쇠고기 시식을 규탄한다.
날 짜 2008년 7월 9일(수) (총 2 페이지)
성 명
의사협회, 의학회의 미국산 쇠고기 시식을 규탄한다.
주수호 대한의사협회장, 이현숙 여의사회회장, 지훈상 대한병원협회장, 김건상 대한의학회장, 성상철 서울대병원장, 박창일 세브란스병원장 등 의료계 인사들이 미국산 쇠고기가 안전하다며 대한상공회의소등의 기업 인사들과 미국산 쇠고기 시식회를 가졌다. 우리는 작은 가능성이라도 그것이 생명을 위협할 위험성이 있다면 사전예방의 원칙에 따라 이를 피하라고 적극 권고해야할 의사들이 오히려 앞장서서 미국산 쇠고기를 시식까지 하는데 대해 분노를 넘어 연민을 느낀다.
우선 이들의 행위는 과학적인 근거와는 거리가 멀다. 국제적으로 시행하는 광우병의 감염방지를 위한 4가지 기본원칙 즉 사료규제, 전수검사, SRM제거, 이력추적제 중 미국이 지키는 것은 하나도 없다. 광우병 발생국 중 동물성 사료를 그것도 SRM을 제거하지 않은 동물성 사료를 쓰는 것은 미국 하나이며, 일본과 유럽과 달리 도축소 전체나 위험도축소 전체에 대해 전수검사는커녕 도축소의 0.1%에서만 광우병 검사를 하는 나라가 미국이다. SRM 제거도 최근 빈번한 리콜조치에서 잘 보이듯이 제대로 제거를 하지 못하고 있으며, 유럽에서는 SRM으로 지정된 대장과 소장을 SRM으로 지정조차 하지 않고 있는 나라가 미국이다. 이력추적제가 20%미만인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이러한 미국의 상황을 두고 미국산 쇠고기 전면개방에 대해 경고를 하기는커녕 의사라는 사람들이 앞장서서 쇠고기 시식회를 하는 것은 한마디로 의사들의 창피다.
둘째 이 의료계 원로 혹은 대표라는 인사들의 인식은 미국의 질병관리본부의 수준보다 못하다. 미국의 질병관리본부는 “유럽 또는 광우병 발생국에 여행하는 사람들은 음식으로부터 인간광우병에 전염될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쇠고기나 쇠고기 제품을 아예 피하거나 또는 살코기 조각만을(뇌나 햄버거나 소시지같은 쇠고기 제품 대신에) 선택하는 것을 고려하는 것이 좋다. 이는 광우병 병원체가 있을 수 있는 조직의 오염에 노출되는 것을 줄일 수 있다”고 권고한다. (국제여행자를 위한 미 질병관리본부 여행정보 2008). 이 지침에 따르면 미국도 광우병 발생국이므로 한국의 의사협회나 의학회가 최소한 미국정부만큼의 인식만 지녔더라도 미국산 쇠고기는 먹지말거나 햄버거나 소시지등은 피하고 살코기만을 먹도록 노력하라고 권고하는 것이 맞다. 도대체 미국정부보다 못한 과학적 지식과 국민생명에 대한 인식을 가진 사람들이 어떻게 의사로서의 자격이 있단 말인가? 게다가 이들은 한국의 의학계를 대표한다는 사람들이라는 점에 우리는 부끄러움을 감출 수 없다.
셋째 우리는 이 인사들이 기본적인 사실조차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에 분노를 느낀다. 주수호 의협회장은 “미국산 쇠고기 제품을 먹고 광우병에 걸릴 가능성은 실질적으로(really) 0%이고 추가협상을 통해 30개월령 미만 쇠고기만을 들여오고 여기에 SRM을 제거하였으므로 광우병에 걸릴 가능성은 더 낮다”라고 말했다. 이렇게 가능성이 낮다면 유럽과 일본, 다른 나라들은 왜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전면개방하지 않는 것인가? 또 30개월 미만의 수입금지조치도 일시적이며 기업들의 자율조치이고 쇠고기의 뇌, 머리뼈, 안구, 척수 조차 SRM으로 규정되지도 않았고 소량의 머리뼈, 척수는 허용되었으며 정작 한국사람이 가장 많이 먹는 SRM인 창자부위는 그대로 수입된다는 사실을 제대로 알지도 못하거나 왜곡된 사실을 가지고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을 논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게다가 이들이 오늘 시식한 쇠고기는 새로운 수입위생조건에 따른 쇠고기가 아니라 과거 수입위생조건에 따른 30개월 미만의 살코기이다.
더욱이 이들은 촛불시위를 모욕까지 하였다. 주수호 회장은 ‘촛불시위로 한국경제위기가 왔다면서 재계인사들의 요청으로 시식회를 가진다”고 하였다. 도대체 촛불시위로 한국의 경제위기가 왔는가? 고환율 정책등 이명박 정부의 경제정책의 잘못을 이제 촛불시위에 책임을 묻는 후안무치한 행위에 의사들의 대표라는 직함을 가진 인사들이 함께하는 것에 우리는 분노를 감출 수 없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이 인사들이 과연 한국 의사들의 전체 의사를 대변하고 있는지를 묻고 싶다. 한국의 의사들의 의견을 묻지도 않았을뿐더러 광우병을 연구하는 전문가들의 의견조차 제대로 묻지도 않은 상태에서 의사협회나 의학회, 여의사협회의 대표들이 마치 한국의 의사들이 모두 미국산 쇠고기를 안전하다고 인식하는 것처럼 비칠 행동을 하는 것은 현 의사협회와 의학회 집행진 들의 명백한 월권행위이다. 우리는 한국의 의사들의 의견도 묻지 않은채 마치 의사들을 대표하는 것처럼 행동하여 한국의 의사들과 나아가 보건의료인들의 명예를 심대하게 실추시킨데 대해 책임을 지고 오늘 시식회에 출석한 인사들에게 그 대표직을 사퇴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2008년 7월 9일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노동건강연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