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일본 아베정부의 평화헌법 무력화 및 집단적 자위권 행사 저지, 동북아 평화를 위한 공동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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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1일, 일본 아베정부는 집단적 자위권 행사 방향으로 헌법 해석을 변경하는 각의결정을 내렸다.

일본의 헌법 9조(평화헌법) 조항은 전쟁 및 무력행사 포기, 교전권 및 군대보유 금지를 규정하고 있는 것으로, 전후 국제사회로 복귀하며 했던 일본 사회의 평화 약속이었다.

그동안 일본의 역대 정부는 자위대의 대외 군사 활동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오면서도 헌법 9조에서 규정한 평화원칙만은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아베 정부는 ‘각의 결정’ 이라는 편의적 방식으로 헌법 9조 조항 제정 67년 만에 이를 사실상 무력화시켰다. 자위대를 사실상 ‘군대화’ 하고 본격적인 재무장의 길로 접어들고 있다 해도 결코 과언이 아니다.

 

동북아 일대의 군사적 갈등과 긴장을 격화시키는 집단적 자위권 행사, 평화헌법 무력화에 반대한다!

이번 각의 결정에서는 타국 함정의 방어나 선박의 강제검사, 기뢰 제거, 미사일 요격 등을 집단적 자위권 행사의 구체적 사례로 거론하고 있는데, 이는 유엔헌장이 규정하고 이는 집단적 자위권의 범주에 명백히 벗어난 것이며, 각의 결정 스스로 규정하고 있는 ‘일본의 존립이 위협당해 국민의 권리가 뿌리부터 흔들리는 명백한 위험’의 범주도 전혀 아니다. 그러함에도 아베 정부가 굳이 이를 집단적 자위권으로 연결시키는 것은 일본 방위와 무관하게 타국에 가하는 무력행사를 합법화하고 정당화하려는 것이다.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는 명식적이지는 않지만 실질적으로 한반도 유사시와 중국을 겨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과 중국은 이미 이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으며 자위대의 한반도 재진입을 둘러싼 한국사회의 우려도 높다.

일본 재무장 정책이 계속 강행될 경우 냉전시대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역내 갈등이 격화되고 무력충돌의 위험성도 높이게 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우리는 동북아 일대의 군사적 갈등과 긴장을 격화시키고 한반도에 군사적 개입 가능성을 높이는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강력히 반대한다!

 

역사정의 실현을 근본적으로 저해하는 일본 아베 정부의 재무장 정책을 반대한다!

일본의 헌법 9조는 전후 국제사회가 전범국 일본에 대한 책임을 물어 또 다시 전쟁을 일으키지 못하도록 한 결과이다. 아베 정부는 헌법 9조 해석변경을 시도하면서 ‘전후체제 탈피’를 외치고 있는데, 최근 왜곡된 역사를 교육하라는 ‘학습지도요령’ 채택, 고노담화 재해석 등 식민지배와 침략전쟁 역사를 미화,왜곡하는 일련의 흐름에 비추어 볼 때, 아베 정부의 ‘전후체제 탈피‘란 ’침략과 전쟁의 역사‘를 합리화하면서 다시 군국주의 정책을 채택하겠다는 선언이나 다름없다.

수십억 민중들이 고통을 겪어야 했던 침략전쟁과 식민통치를 합리화하고 그 연장선상에서 재무장 정책을 다시 추진하는 일본 정부의 행태는 역사정의 실현을 근본적으로 저해하고 있다.

우리는 평화와 역사정의 실현을 가로막는 평화헌법 무력화 움직임을 강력히 반대한다!

 

아베 정부는 평화헌법 무력화, 집단적 자위권 행사 움직임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

아베 정부는 앞으로 자위대법, 주변사태법 등 관련 법제를 헌법 해석 변경에 조응하게 개정할 방침이라고 한다.

마이니치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58%의 일본 국민들이 집단적 자위권 행사에 반대하고 있다고 한다. 지난 주 일본 현지에서는 수만 명의 시민들이 총리 공관 앞에서 평화헌법 무력화에 강하게 반발하는 시위를 벌였다. 주변국들과의 갈등을 불러오는 것은 물론, 일본 사회 안에서도 강한 반대여론을 불러오고 있다.

일본 아베 정부는 갈등과 고립을 불러오는 정책을 고집하지 말고, 평화헌법 정신으로 복귀해야 한다. 이웃 나라와 갈등하고 국민들이 외면하는 정권의 수명은 결코 길지 않다는 것을 직시해야 한다.

 

박근혜 정부는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뒷받침하는 한일군사협력 확대 움직임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

정부는 그동안 일본의 과거사 관련 왜곡에는 강하게 비판하면서도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와 재무장 움직임은 사실상 묵인하는 이중적 태도를 보여왔다. 한미일 3국 군사훈련, ‘한미일 군사정보 공유 양해각서(MOU)’ 추진 등 일본과의 군사협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면서 사실상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에 협력해 왔다. 아베 정부가 각의 결정을 추진하던 바로 그 시기에 사상 최초로 한미일 3국 합참의장 회의를 개최하고 군사협력을 논의한 것은 정부의 태도를 상징적으로 보여주었다.

 

과거를 반성하지 않는 일본이 재무장의 길로 나아가는 것은 한반도의 미래에 결코 긍정적이지 않다. 또한 중국 등 주변국과 협력해야 하며 평화와 통일을 위해 남북관계도 개선해야 할 한국의 입장에서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 등 북한, 중국 등과 대결을 심화시킬 군사적 움직임이 강화되는 것은 참으로 우려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정부는 자위대의 한반도 재진출에 대해서도 ‘근거없는 우려’라며 일축하고 있지만, 전시작전통제권을 미군측이 행사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자위대의 한반도 재진출은 현실화될 수 있는 문제이다.

정부는 일본 집단적 자위권 행사에 대한 반대 입장을 명확히 하고, 한일군사협력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

 

우리는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저지하고 동북아 평화를 실현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연대하고 실천해 나갈 것이다!

전쟁이 끝난 지 수 십 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동북아 일대의 갈등과 대결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군사적 패권정책으로는 대립만 격화될 뿐 결코 평화를 실현할 수 없다.

최근 격화되는 군사적 갈등 앞에서, 각계 시민사회는 ‘일본 아베정부의 평화헌법 무력화 및 집단적 자위권 행사 저지, 동북아 평화를 위한 각계 시국회의’를 개최하고 평화를 위한 공동의 의지를 모아내었다. 앞으로 일본 정부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위한 법 제도 정비, 군사 훈련 움직임 등에 대해 지속적인 반대여론을 형성하여, 일본 정부가 재무장 정책을 버리고 평화정책으로 전환하도록 압박해 나갈 것이다. 평화헌법을 수호하고 동북아 평화를 위해 분투하고 있는 일본 평화세력들과도 적극 연대하여 함께 힘을 모아나갈 것이다.

우리는 또한 한국 정부의 실효적 조치를 촉구하는 행동도 계속해 나갈 것이다. 만일 정부가 일본 재무장에 힘을 싣는 ‘한미일 군사정보공유 양해각서(MOU)’ 추진을 강행한다면, 국회와 시민사회 각계에서 이를 저지하기 위해 총력을 다해 싸워나갈 것이다.

 

2014년 7월 10일

전쟁반대 평화실현 국민행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