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꽃피는 초원에 폭격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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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피는 초원에 폭격하지 마세요

- 김용택 作詩

꽃피는 초원에

포탄 쏘지 마세요

꽃피는 나무에 총 쏘지 마세요

새들이 날아다니는 하늘에

총질하지 마세요

우리 엄마는 아기 가졌어요

우리 엄마에게 총 쏘지 마세요

내 동생은 두 살

아직 걷지도 못해요

내 동생에게 총 쏘지 마세요. 친구들이 죽어가요.

전자 폭탄에 친구들이 죽어가요.

검은 화염에 친구들이 죽어가요.

거센 불길 속에 친구들이 죽어가요.

우리가 놀던 골목에 폭격하지 마세요.

무서워요.

폭격소리 정말 무서워요.

우리를 향해 날아오는 저 포탄들

학교가 부서지고
내가 살던 집이 부서지고

거리마다 사람들이 무서워 도망다니고

피 흘리며 죽어가요

엄마들이 쓰러져요

아빠들이 쓰러져요

동생이 피 흘리며 울고 있어요

무서워요 무서워요

제발 총질하지 마세요

나무들이 서 있어요

나무에게 폭격하지 마세요

풀밭에 아이들이 맨발로 뛰어 놀아요

나비가 날아다니고

새들이 둥지를 찾아가요

아이들의 맨발에 총 쏘지 마세요

하늘이 찢어지고 나무들이 쓰러지고

나비 날개가 찢어져 바람에 흩어져요

무서워요

제발 폭격하지 마세요

아빠랑 엄마랑 동생 손잡고 티그리스 강에 놀러가고 싶어요

아빠 엄마 동생 몸에 총 쏘지 마세요

엄마 아빠 동생 죽고 나면 나는 누구랑 살아요

새 나무 나비 다 죽고 나면 나는 누구랑 놀아요

무서워요 정말 무서워요

제발 폭격하지 마세요

온갖 풀과 나무에 꽃이 피는 땅에

온갖 새와 나비들이 날아다니는 하늘에

총 쏘고 폭격하고

포탄 쏘지 마세요

우린 힘이 없어요

우린 죄가 없어요

꽃이 피는 초원에

폭격하지 마세요

총쏘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