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3차 의료지원팀 3차 보고서
그제 밤엔 하루 종일 총소리가 들렸습니다. 평소 보다 좀 심하게 오래 들려오는 총소리와 무언가 폭팔하는 소리를 들으면서 저희는 늦은 밤, 요르단제 포도주를 한잔씩 했습니다^^ 메일 송신 문제로 조성수 작가(사진)가 머무는 호텔에 갔가다 얻어온 술이지요. 골목사이 마당이 넓은 단층 호텔 앞이 바로 국경없는의사회(MSF)사무실이더군요. 이후 5진이 이라크에 들어오면 시간이 허락하는 때 MSF와 만남을 가져볼까 합니다. 이라크 현재 의료상황이나 이후 연대활동을 위한 몇 가지 관계를 가지는 것도 필요할 거 같으니까요.
어젠 진료소에서 오후 진료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렌트한 차가 갑자기 연기를 일으키며 퍼져 버려서 지나던 차량을 불러 밧줄(?)로 앞차와 뒷차를 이어서 호텔까지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이곳이 아니면 언제 겪어 볼 수 있는 일이었던지요. 한적한 이라크 시외에서 겪어본 재미난 일이었습니다. 가이드는 계속 safety를 이야기 하였는데, 저희는 특별한 경험이었다고 생각이 됩니다.
2진선생님들께서는 반전평화팀과 함께 차량을 사용하였는데, 저희는 반전평화팀에서 보건읠관련 진료소는 독립적 진료소 중심의 차량이동을 요구받았고(당연한 요구였고) 가이드 구하는 문제가 고심이었는데 우연히 지난 금요일 식료품을 사려고 알리바바 시장을 지나다 팔레스타인 출신의 아랍계 의사를 만나서 그 사람이 저희 통역자 역할을 맡아 주고 있습니다. 의사 이름은 ‘하킴’입니다. 시장 안에서 가게를 운영 중이 모하메드가 우리의 이동을 책임지고 있지요. 어젠 모하메드의 차가 퍼져 버려습니다. made in brazil, 폭스 바겐이었다는데……^^
사실 처음엔 ‘우리는 다 친구다. 자신은 영화를 좋아하고 소설을 사랑하고 삶을 사랑하고 모 어쩌구 저쩌구’ 해서 야, 행운이다! 이런 사람이 나서서 가이드를 해 준다니 했는데 흑흑 김나연선생
과 저를 호텔까지 바래다 주고 나서 호텔에 들어오니 바로 ‘자 이제 얼마를 줄지 이야기 하자’ 해서 저희가 아 너무 순진했구나 했지요. 그러나 어쨌든 전직 의사인 사람이어서 저희 진료 때 통역
자 역할을 하면서 sometime 직접 진료를 해 주기도 하여 커다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더욱이 그의 말처럼 한국과 이라크는 의료시스템도 많이 다르고, 약을 처방하는 방법, 질병들의 종류가 많이 다릅니다. 한국의 70년대라고 생각을 해도 되겠지만 기본적으로 전쟁을 자주 겪은 나라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갖가지 질병들에 대한 고려가 필요합니다. 이에 대해 우리가 먼저 한 두어 차례 교육을 하고 이곳에 파견이 되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한 점이 이곳 현지에 오면 많이 아쉽습니다. 5진 선생님들께서는 그러한 점에 대해 고려를 해 주셨으면 합니다.(반전운동당시 번역하여 토론회를 하였던 ‘전쟁과 민중의 건강’ 정도는 꼭 정독하고 오시기 바랍니다. 자료는 보건연합 자료실에 등록해 있습니다) 한가지 예로 아이들 피부병이 굉장히 많은데 하킴에게 물어보니 이번 전쟁 때 미군의 폭격으로 black oil이 타 면서 하늘을 뒤덮고 그것이 다시 비가 되고 모 그런 환경파괴에 의한 피부질환이라고 합니다. 그냥 알러지라고 처방을 하지만 이러한 문제에 대해 5진에 파견될 의료진은 최소의 사전 스터디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물론, 이 문제는 저희가 이곳에서 의료지원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가 보고서를 작성하고 이후 미국과 영국의 침략전쟁으로 인한 이라크 민중의 건강실태에 대하 보고 및 이후 지원활동에 대해 고민을 해야할 과제이기도 하겠지요. 아참, 하킴은 아이들의 피부질환에 대해 물어보니, 한국에서 두 여성을 죽인 미국의 행위 중 하나이다. 라고 이야길 시작하더군요. 효순 미선이의 이야기였지요…… 그가 말한 것처럼 미국은 범죄자입니다. 지나는 길가에 파괴된 건물과 아직도 거대한 횟불처럼 타고 있는 정유공자이나 시설들을 보면서 전세계를, 전인류를, 전문명을 석유과 이윤 때문에 파괴하고 있는 미국에 대해 다시한번 가슴깊은 분노를 느낍니다.
그럼 진료 및 약품 전달에 대한 보고를 드리겠습니다.
1. 어린이 예방접종 및 구충제 복약
- 2차 보고서에 의견을 드렸는데요, 뉴바그다드 지역 어린이를 위한 예방접종을 진행하였으면 합니다. 문제는 얼마의 양으로 몇 명의 어린이들에게 예방접종을 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인데요. 이 점은 5진이 서울에서 떠나기 전에 상의를 해 주시기 바랍니다. 백신은 이곳 이라크에서 구할 수 있다고 확인을 받았으니 이곳에서 구입을 할 생각입니다만, 양과 약품 전달이 정확히 될지에 대해 자신이 없어 아직 결정을 못하고 있습니다. 또한 현재로는 모든 공장이 문을 닫은 상태이고 몇 몇 의사들은 이라크 현지에서 구하는 것은 불가하다라고 말하고 있고 또 몇몇 지역활동가들은 구할 수 있다라고 말하여 약간의 혼란이 있습니다. 이 문제는 오늘 저녁에 뉴바그다드의 현지인과 이라크 내 제약회사 담당자를 만나 논의 후 결정할 것입니다. 의사들의 말에 따르면(이곳에선 100%를 믿는 다는 일은 불가합니다만) 전쟁 전에는 거의 모든 아이들을 국가에서 예방접종을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저희가 진료를 하고 있고 또 다른 진료소를 설치할 뉴바그다에도 그러한 예방접종이 진행되었는지는 알 수가 없습니다. 다만 WHO 보고에 빠진 나머지 20%의 아이들이 이곳의 아이들이 아닐까 짐작만 할 뿐. 오늘 저녁 미팅 후에 한국서 가져올지, 요르단에서 구매할지, 이곳에서 구입할지를 결정하여 다시 연락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런데 한국에서 백신을 구하는 것은 간단한 문제인지 서울과 연락할 길이 없으니 속만 타네요. 논의할 수 있는 사람도 없으니 더욱 그렇구요. 여담입니다만, 한국에서는 회의에 지쳐 돌지경이었는데, 이곳에 오니 그래도 토론하고 회의해서 무언가를 결정하고 무언가를 함께 한다는 일이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를 새삼 깨닫습니다.
- 약품구매가 가능하다면 이라크 현지에서 하려고 하는 이유는 굳이 설명 안드려도 아실겁니다.
이곳약은 대부분 요르단, 시리아, 수단, 이라크 자체 등지에서 구입을 해 오고 있고요. 이 약들은 대부분 카피약이고, 저희가 가져오는 약, 혹은 요르단에서 구입하는 약은 아무래도 다국적제약회
사 약들이 많고, 이런 관점에서 보더라도 제 3세계에서 생산한 의약품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단 생각이고요. 무엇보다도 운송비가 절감될거고. 요르단에서 GMC 한 대 가격이 400$입니다. 갈수록 가격이 떨어지리라 생각했는데 이젠 담함을 해서 가격이 더 오르고 있어요. 그리고 이곳에서 오늘 약국에 가서 몇 가지 약품을 비교해 보니 요르단에서 신청하여 사들여온 의약품 가격이
높은 편이었습니다. 이곳에서 의대를 다니고 있는 4학년(이곳의 의대과정은 5년입니다) 학생인 아미르는 진료소에서 무료 봉사를 하고 있었는데 우리가 가져온 요르단 약들을 보면, 고개를 갸웃갸웃 하였습니다. “요르단 약 보다 이라크 약이 훨씬 훌륭하다” 는 의사표시였지요. 그런데 다른 의사에게 물어 보니, 실제로 자체 생산이 가능한 의약품은 현재로는 항생제와 진통제 라고 하였습니다. 2진 선생님들이 작은 진료소를 둘러 보시고 항생제가 쌓여있다고 하신 것은 이런 상황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곳의 위생상태나 기후 등으로 인해 항생제는 지속적으로 필요하고 또 많이 처방이 되고 있어 진료소에 약을 전달할 땐 항생제는 필수입니다. 아참, 국제원조기구들이 일단 전쟁후 가져온 의약품들이 거의 다 ‘항생제’ 여서 그 약만 진료소에 쌓여 있기도 하다고 하는군요.
- 예방접종을 하루 1000명 하려면 아마 현재 의료진의 손길로는 어려울 수도 있을 거 같습니다.
게다가 자체 진료소를 연 상태에서 예방접종을 동시에 하기엔 무리가 될 수도 있을거 같구요. 이 문제는 오늘 바그다드로 들어오시는 4진 의료진과 상의하여 결정을 하여야 할 것 같구요. 혹시 5
진에 들어오시는 의료진에 서울 간사님들 중 한 분이 함께 오시면 어떨까 싶습니다. 간호보조 역할을 해 주실 분이시면 되구요. 한방이나 양방 진료시에도 손길이 필요합니다. 약사 인력이 없어
서 약국도 손길이 부족하긴 한데, 15일 경에 암만에서 요르단에서 만났던 자원봉사를 지원한 약사 한 분을 함께 데리고 들어올까 하긴 하는데 잘 되면 통역이 가능한 분이라(영어-아랍어)저희 진료소엔 큰 도움이 될 거 같습니다.
- 예방접종과 아울러 구충제를 복약지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하킴의 말에 따르면 수돗물 시설등의 위생시설이 안되어서 구충제는 이곳의 필수 의약품이라고 합니다. 구충제도 이곳에서 구입가능하면 그리 할 것입니다. 2진이 신청한 의약품 목록엔 구충제가 없어서 필요없나 했었는데 이쪽에 need가 있습니다.
2. 위생과 환경의 문제
- 전쟁 전에는 다들 우리처럼 물을 사 먹었다고 합니다. 한국에서 물 사먹는 것처럼 말이지요. 전쟁 후엔 공중에서 판매하는 물값이 너무 올라서 중산층 조차 사먹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합니다. 또한가지는 물을 끓여 먹어야 한다는 것, 정수가 안된 물은 설사와 여러 가지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는 최소의 정보도 모르는 주민이 많다고 합니다. 보건교육을 해야 한다는 지난번 의견도 이러한 이유에 기반합니다. 보건교육의 내용이야 한국에 계신 분들이 더 잘 아시리라 생각이 됩니다.
기본적 위생과 기본적 자기건강관리에 대한 내용으로 준비가 되면 되리라 생각됩니다.
- 보건교육은 저희가 만든 임시진료소에서도 가능할 것 같고, 아니면 한국에는 보도가 어찌 되고 있는지 모르겠는데, 미국이 학교를 다시 열었다고 하지만 실은 사진을 찍기 위해 교복입고 학교에 등교하는 모습만 찍고는 다시 집으로 돌려 보낸다고 합니다. 학교는 제 기능을 전혀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고, 의사월급이 제대로 지불되지 않는 것처럼 교사월급역시 지불되지 못하여 상황은 더 반복적이라고 합니다. 제 생각은 이때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한 30분 정도 물을 끓여 먹거나, 정수제를 타서 물을 정화시켜 먹는다거나, 하는 교육을 실시 했으면 합니다. 아니면 자체 진료소에서 설사 환자의 경우 물을 어떻게 먹느냐를 묻고 진료소에서 정수제를 나누어 주는 방법도 고려가 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물론, 이 모든 이야기들은 옵션이 아니라 병행하여 지역주민들과 함께 진행되어야 하겠지요.
3. 이라크에서 필요한 필수 의약품 관련
- 대형병원들은 이미 국제구호 단체를 통해 어느정도 회복을 보이는 것 같고, 나갔던 의료진이 다시 돌아오고 있고, 월급은 정상화되려니 하는 것 같습니다. 2진 의료진이 이곳 빈민가를 진료선택지로 선정하고 나서 저희는 따로 병원을 돌아다니진 않았습다만 4진 의료진이 들어오면 하루 정도, 혹은 반나절 정도 화상전문병원이나 큰 병원을 방문해 볼 계획을 잡고 있습니다. 다만 시간과 일손이 허락할지 알 수 없고 이곳은 저녁 시간 이후는 안전상의 문제로 거의 모든 곳이 문을 닫거나, 거리를 나다니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물론 저희는 진료 후 다니긴 하지만 안전문제는 책임질 수 없다라고 많은 이들이 이야기 하고 있고, 저희 가이드인 하킴 역시 안전문제에 아주 민감하여 진료시간을 8시에서 7시에 마감하는 것으로 계약을 맺을 정도였습니다. 물론 그도 총을 휴대하고 다닙니다) 방문에 어려운 점이 있을 수도 있겠습니다.
- 이라크 지역 진료소에 가져다 줄 약은 몇 가지로 정리하였습니다. 2진이 주문한 약은 저희 자체 진료소에서 소화를 하고, 저희 진료소에 필요한 약은 따로 구입을 하되( 3주 정도 쓸 양) 전달
할 약들은 아래와 같이 정리하였습니다. 이는 이곳 의사들과 현지인들에게 자문으 구하여 정리한 것이오니, 궁금한 부분이 있더라도 일단 그냥 믿어 주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내일 4진 선생님들께서 들어오시니 수정할 것은 수정하여 약 구입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 전달할 의약품은 고혈압, 당뇨약/설사약/구충제/알러지(피부병)관련 연고 및 약/어린이용 종합비타민제입니다.
- 어린이용 종합비타민제는 아이들이 기본적으로 영양실조상태가 많아서 필요하건 안하건 전해주면 좋을 거 같습니다. 종합비타민제는 한국에서 급조가 될 수 있으면 더 좋을 거 같은데 이점도 다시 연락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4. 한국에서 들어오실 5진 선생님들 준비물
가. 식료품 : 이곳 아파트에서 음식을 해 먹고 있습니다. 약간의 상점이 문을 열었으나 가격이 매일 오르락 내리락 하고 구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우리가 오전 8시 경에 진료시작하고 오후 7시에 끝나면 식료품 구하기가 더욱 쉽지 않구요. 가능하면 쌀 10kg 과 김치, 통조림용 저장식품 정도는 구입해서 들어오시기 바랍니다. – 참고로 혜경언니가 저희 출발할 때 주부의 감으로 챙겨준 음식이 요긴하게 쓰이고 있음을 알려 드립니다. 그렇다고 음식물 때문에 다른 부분이 차질이 없어야 하오니, 한 박스 정도만 식량에 할여하셔도 될 거 같고, 이곳에서 약을 직구매할 수 있으면 짐이 줄어 들 수 있을 것 같은데, 알아서 판단하시기 바랍니다.
나. 약품 : 제가 한국을 떠날 때 남겨둔 약품에 대해 미옥언니, 성훈형, 우석균샘이 상의하시고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가능한 대형병원의 약보다는 이곳에서 쓰일 수 있는 약을 우선으로 보내시
고, 나머지 대형병원약을 들여 보내 주시면 좋겠습니다.
다. 기타 : 선글라스와 모자와 샌들은 기본입니다. 이곳 햇살을 무시하시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눈을 뜨기가 힘이 든다는 점을 고려하시기 바라고 무척 덥다는 점도 감안하시기 바랍니다.
5. 기타 다른 단체와의 연대 문제
- 젤 골치 아픈 상황이기 하나, 어느 정도 정리를 하였고, 가능한 한 우리 할 일을 열심히 하면서 말을 극히 안 하는 것이 젤 좋습니다. 그냥 모든 것에 고개만 끄덕 끄덕하는 것이 젤 좋습니다. 한국에서도 다른 일들을 연계하거나 하는 것은 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이곳에서 요구된 일과, 이곳에 파견된 사람들과 한국에 있는 그들 자체 조직들 간의 연계도 각 조직마다 제대로 되지 않는 상황에서 한국에서 각 조직이 연관을 맺거나 무슨 약속을 하는 것은 많은 부분 현지에서 어그러지거나 진행 불가의 내용이 될 것이란 게 제 개인적 판단입니다.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5월 한달 동안의 의료지원과 약품지원을 충실히 해 내고 나머지 부분은 모두 모여서 한국에서 보고나 회의를 통해서 이후 문제들에 대해 고민되고 결정되길 바랍니다.
- 저희가 밥을 해 먹을 수 있는 시설이 있는 곳으로 옮긴 이 아파트는 거의 한국 지부 사무실입니다. 각 방마다 각 조직의 이름을 붙여 놓자고 농담을 할 정도입니다. 반전평화팀, 정토회, MBC,
서경석목사주도의 무슨 무슨 조직, 유은하씨가 하고 있는 선교조직, 좋은 이웃들, 기타 등등… 암튼 저희는 아직 눈인사만 하고 저희 일 끝나고 오면 이미 밤이고 완전히 뻗어 버려서 아직 파악은 다 못하고 있으나 오늘 정토회가 다 함께 모이자고 제안을 하여 8시 경에 2층 로비에서 인사나누는 자리엔 참석을 할까 합니다. 물론 인사정도로 그치는게 서로를 위해(나쁜 의미가 아니라 현지 상황이 하도 복잡하여)좋을 것 같습니다. 우리 일을 성실히 해 나가는 것이 이 모든 복잡한 작은 정치판에 휘말리지 않는 길일 것 같습니다.
6. 국제기아대책기구 약 전달 문제
- 1000만원 어치 정도의 약을 주겠다고 이곳 실무자에게 이야기 하였고, 오늘 저녁에 국제기아대책기구 의료진이 들어온다고 하여 만나기로 하였습니다. 의료진과의 미팅은 4진이 온 후 기회가 되면 하자고 하였고 일단 실무자가 만나자고 하니 제가 만나기로 하였습니다. 약은 이곳에 가져온 약 중에 전혀 사용하지 않는 약을 중심으로 400만원 정도의 약을 내일 중에 줄 것이고, 나머지 약은 5진이 한국에서 가져올 약, 그리고 우리가 구입해서 가져오는 약 중에 일부를 줄 생각입니다.
- 지난 번 저희가 들어올 때 경비가 모자랄 것 같지 않아 TERRY에게 경비를 가지고 오지 않았습니다. 이제 돈이 다 떨어진 상황이고, 이곳에서 의약품을 구매하게 되면 돈이 필요하여 마지막 송금한 돈의 일부는 가지고 들어와야 합니다. 이점 때문에 송금은 오늘 중으로 이야길 해 주시고, 제가 다시 암만에 나갈 15일 경엔 돈을 받을 수 있도록 서울에서 절차를 밟아 주시기 바랍니다. 또한 송금자를 꼭 확인해 주세요. TERRY가 그때까지 암만에 있을지 알 수 없다고 하였기에 꼭 확인을 해 주셔야 합니다.
7. 치과 진료 관련
- 치과진료는 2진이 진료하였던 Health Center를 이용하는 방법이 젤 가능한 방법 중 하나입니다. 2진선생님들이 사진을 다 찍어 가셨다 하니 보셨을 거라 생각이 되구요. 급한 데로 사용할 수 있는 진료용품을 가지고 저희가 세팅할 진료소에 함께 결합하시면 좋을 것 같은데 이 부분은 건치 선생님들 판단에 맡기겠습니다. 다만, 손길은 어디든 필요하니 이곳으로 파견할 의료진은 꼭 준비가 되었으면 하구요, 이 메일을 보시고 제가 다시 내일 밤에 정성훈샘께 핸드폰 드리겠으니 다시 통화를 하였으면 합니다.
8. 기타 더 드리고 싶은 이야긴 많은데, 시간이 없습니다. 문제는 이 글을 어찌 보내나 하는 것인데 이라크내 인터넷은 불가인 상황인 것 같고, 한국기자들이 다 빠져 나간 상황이라 어렵습니다. 오늘도 지난번에 보내준 조성수씨께 가보려고 하나 시간이 맞을지 알 수 없네요. 암튼, 다들 건강히 지내시고, 한국에서도 무언가 저희에게 요구하는 내용이 있을 거 같은데 서로 연락을 못해서 안타깝습니다. 이런저런 상황을 다 고려하여 할 수 있는 만큼 서로 최선을 다하는 방법 외엔 다른 방법이 없을 거 같습니다. 무엇보다 고려해 주실 일은, 이곳은 인터넷만의 문제가 아니라 이동수단 또한 어렵다는 점, 이해해 주셔야 할 것 같고요. 미군이 이곳 지도를 다 회수해 가서 지도나 약도 모 그런 거 없이 어딜 찾아가는 일 그 자체가 힘이 듭니다. 물론 언어는 안 통하니 운송수단이 있어도 어려움은 마찬가지입니다.
**** 모쪼록 몸은 힘드나 보람있고, 아이들의 맑은 눈들은 피로를 씻어주는 활력제입니다. 아 저희는 추팝춥스를 진료 때 나눠주고 있습니다. 모 미국제란 설도 있는데 우쩌겠습니다. 아이들에게 추팝춥스는 즐거움인걸^^ 글고, 이곳 여성들이 저희가 와있으니 피임약을 많이 찾습니다. 물론 조용히 나즈막히, 혹시 있나요? 라는 건데.. 저희는 준비가 안되어 있습니다. 문제는 준비를 해도 되는지, 나눠줘도 되는지가 이곳의 문화와 차이가 있어 결정을 못하고 있습니다. 선생님들의 고견을 부탁드립니다. 글고 이곳에 와 계신 손정석, 김나연선생님들이 가장 수고가 많으십니다.
말씀 안 드려도 아시겠지요? 아참, 아직 “바그다드에는 까페가 남아 있습니다”^^
2003. 5. 11 오후
바그다드에서 손정석, 김나연, 변혜진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