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의 원격의료 시범사업 결과는 아무 것도 검증하지 못한 국민 기만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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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근거 없는 원격의료가 아닌 기본적 필수적 의료서비스 강화다 -

 

정부가 지난 21일 원격의료 시범사업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나 정부가 발표한 연구 모델은 기본적인 평가의 틀을 갖추지도 못한 방식인데다가 객관적 질병지표의 비교조차 없다. 또한 지난 9월 시범사업을 시작하면서 밝힌 원격의료의 안전성과 효과성을 검증하겠다는 목표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내용을 발표했다. 우리는 정부가 자화자찬 일색의 아무런 내용 없는 대학생 레포트 수준의 문서를 제출한 것을 보고 있다. 이를 근거로 원격의료를 추진하겠다면 이는 국민의 세금으로 졸속 시범사업을 강행하고 근거 없이 국민의 건강과 안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보건의료 정책을 추진하려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첫째, 시범사업 설계 자체가 기본적인 평가의 틀도 갖추지 못한 졸속이다.

정부는 대면진료만을 했던 기존의 고혈압, 당뇨 환자에 대해, 대면진료에 더해 원격의료를 통한 관리를 더 해주면서 만족하는가를 물어봤다. 대면진료만 하던 환자에게 원격모니터링을 추가로 그것도 공짜로 해주고 만족도를 조사하면 결과가 좋게 나올 수밖에 없다. 하나마나한 연구를 한 것이다. 평가를 위한 시범사업이라면 ‘고혈압 당뇨환자에 대한 방문진료사업’과 ‘원격의료를 통한 사업’을 비교하는 등의 기존에 최선으로 밝혀진 모델과 새로운 모델을 비교하는 것이 옳고 이것이 학문적으로 확립된 평가방법이다. 정부의 시범사업은 평가의 기본적인 틀을 전혀 갖추지 못했다.

 

둘째, 시범사업에는 병이 좋아졌는지에 대한 객관적 데이터조차 없다.

시범사업 결과자료는 질병 지표의 비교조차 없이 주관적 만족도만 비교 평가되어 있다. 혈압이 얼마나 떨어졌는지 혈당이 얼마나 떨어졌는지에 대한 기본적인 조사 결과조차 없는 것이다. 유의미한 결과가 나오지 않은 객관적 지표에 대한 평가를 생략한 것이 아닌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복약순응도도 ‘복약 순응 동기’나 ‘복약에 관한 지식’을 조사한 것에 불과하지 복약 수준의 객관적 향상을 비교한 것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3개월 혹은 6개월 이하로 수행된 시범사업으로 객관적 데이터를 내놓는 것이 애시당초 불가능했을 것이다.

비용-효과 분석 역시 생략되어 있다. 돈을 많이 들이면 언제나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따라서 비용-효과 분석은 모든 연구에서 가장 기본적인 것이다. 그런데 정부 시범사업은 전통적인 방문서비스에 비해 IT를 활용한 상담에 돈이 얼마나 들고 그 비용에 따른 효과는 어떻게 다른지에 대한 분석이 전혀 없다. 원격의료에 대한 다른 나라의 연구 결과들은 비용은 많이 들고 효과는 적다는 것이다. 정부 시범사업은 아예 비용-효과 분석을 생략하여 기존의 연구결과에 대한 어떠한 반박도 하지 못하고 있다.

 

셋째, 가장 중요한 안전성과 개인정보 보안에 대한 평가가 없다.

원격의료로 발생할 수 있는 오진과 데이터 손실의 위험 등 환자 안전과 피해에 대해서는 언급조차 없다. 정보 보안에 대해서는 ‘사용자인증을 통한 접근통제, DB 암호화 및 보안프로그램 설치’ 등 조치를 취하여 ‘시범사업 기간 동안 해킹이나 개인정보 유출 등 보안관련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환자 개인정보가 민간 IT기업 등 제 3자에게 전송되는 순간 IMS헬스코리아 개인정보 해외 유출 사례 등 정보의 상업적 이용과 유출이 발생하는 것을 막을 수가 없다. 보안프로그램을 설치했다고 해킹이 없을 것이라는 주장 역시도 황당하다. 원격의료 추진기관인 한국 U-헬스협회조차도 삼성전자도 이런 문제를 감당할 수 있을 만큼 기술력이 높지 않아 원격의료를 제도화하는 것이 타당하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러한 이유로 개인 의료정보의 제 3자 전송은 현재 의료법, 개인정보법 위반인 것이다.

 

정부의 원격의료 ‘시범사업’은 진지한 과학적 평가를 통해 도입 여부를 검토하고 평가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원격의료도입을 강행하기 위한 요식행위에 불과하다. 우리는 정부가 이러한 시범사업을 자랑스레 공개하는 것은 국민을 속이고 재벌기업들의 의도를 관철시키려는 의도에 불과하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 원격의료가 세계적으로 전면 도입되지 않은 이유는 안전성과 효과성이 입증되지 않고 개인정보 유출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가 계속해서 추진하는 시범사업이 졸속이고 부실한 결과를 내놓을 수밖에 없는 것이 당연하다. 그런데 정부는 1차 시범사업에서 이러한 세금낭비와 국민 기만을 자행하고도 2차 시범사업을 또다시 강행하고 있으며 국내에서 도입되지도 못한 원격의료를 세계에 수출하겠다는 황당한 계획을 내놓고 있다.

정부는 즉각 국민의 안전과 건강을 위협하고, 의료비를 폭등시켜 재벌 기업의 배만 불릴 원격의료 시범사업을 중단해야 한다.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공공의료를 기반으로 한 양질의 저렴한 진료와 방문 상담을 비롯한 건강 관리 서비스다. 정부가 의지만 있다면 건강보험 흑자가 13조나 남은 상황에서 이것을 수행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우리는 정부가 근거 없는 원격의료 시범사업에 돈을 낭비할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국민의 건강을 위해 필요한 기본적이고 필수적인 의료서비스 강화를 위한 사업을 벌일 것을 촉구한다. (끝)

 

 

2015. 5. 25.

건강권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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