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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기준법도 산업안전보건법도 지켜지지 않는 건설현장에서 저임금 장시간의 혹사노동을 강요받으며 일 해오면서도, ‘노가다’ ‘막장인생’으로 사회적 차별과 멸시를 받아온 건설노동자…
살아온 날을 이야기 하려니 눈물만 난다며, “서러움이 한번 보고 싶으면 저를 보면 됩니다. 우리 동료들을 보면 됩니다.”는 늙은 건설노동자의 한 섞인 울음 섞인 이야기가 아직도 가슴 한구석을 저미게 만듭니다.
울산에서 상경해 마포 애오개 SK건설현장 앞에서 노숙 농성을 하는 건설노동자들을 만났습니다. 두달이 넘는 파업으로 조합재정은 물론이고 가족생계도 많이 힘들다고들 합니다.
그러나 파업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는 의지만큼은 드높았습니다. 억울하다고들 했습니다. 회사놈들이 정말 나쁜놈들이라고도 했습니다. 경찰도 정부도 마찬가지라고 했습니다.
한 아주머니가 노숙농성단에게 쭈볏쭈볏 거리라 작은 봉다리 떡을 주고 말없이 지나갔습니다. 얼마 전에는 젊은 여자가 2만원도 주고가고 교포라는 사람이 2백 달러도 주고갔다고 합니다. 빵이나 담배를 주고가는 사람들이 많다고들 합니다.
경찰과 한참을 실랑이를 벌인 후에야 타워크레인을 오를 수 있었고, 삭발한 세명의 농성자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단식 19일째 임에도 농성의 피로함을 내색치 않았습니다.
농성자들은 이상윤 선생님에게 진료를 받으며 이러저러한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현장에서 받아온 부당한 대우를, 비인간적 처우를 이야기했습니다.
‘밥 먹을 공간도’ ‘옷 갈아입을 곳도’ 없는 현장에서 일 해온 현실을 집에 돌아가 가족들에게 이야기하지 못한다는 말과 지저분한 몰골로 집에 들어갈 때 자식들 보기가 창피스럽다는 말이 가슴에 남습니다.
울산지역 건설플랜트노조의 파업. 지금껏 숨죽이고 주면주는데로 받고 시키면시키는데로 일해온 건설노동자들이 당당히 노동자로서의 권리를, 아니 인간으로서의 권리를 위해 싸우고 있습니다.
8백명이 넘는 노동자를 연행하고 22명을 구속하고, 7명을 수배하고 1백이 넘는 노동자를 불구속 기소하고 조합원 전원에게 차례로 출석요구서를 발송하는 탄압에도 건설노동자들이 싸우고 있습니다.
작은 힘이나마 이들에게 보태고 싶습니다. 건설노동자들의 인간다운 삶에 대한 희망이 꺾이지 않았으면 합니다.
경찰과 실랑이를 하며 한두시간을 기다리다, 30m가 넘는 타워에 올라 진료를 하며 농성하는 노동자들에게 따뜻한 마음과 건강에 대한 염려를 전하는 이상윤 선생님의 모습에, 존경스런 마음이 절로 생겨났습니다. 의사인지를 못 믿어 제차 확인을 하던 경찰들이 이상윤 선생님의 진료 모습을 보았더라면 좋았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진정으로 사람들의 무언가를 치유해 주고자 하는 이상윤 선냉님의 모습을 오래 가슴에 남겨 둘 수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