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미국 상원의원 "부시 국민 속여 불법전쟁 전개"(2003.05.22)
로버트 버드 미국 상원의원(85)은 21일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미국민을 기만해 사담 후세인 이라크 정권에 대한 도전받지 않은, 불법적 공격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통렬히 비판했다.
상원내 최고령인 버드 의원은 이날 원내연설을 통해 전후 이라크 혼란사태에 언급, “만약 현재의 이라크 상황이 해방의 결과라면, 우리는 해방의 대의명분을 200년이나 후퇴시켰는지 모른다”면서 그같이 공격했다.
버드 의원의 발언은 민주당 의원들이 이라크 전후 사태에 대한 부시 대통령의 처리에 점차 비판의 강도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최근 수일간, 존 에드워즈 상원의원(노스 캐롤라이나)은 “미국의 전후 정책은 일대 혼란에 빠져있다”고 비판했으며, 조 리버맨(코네티컷) 상원의원은 “이라크에서 충격과 두려움이 실책에 자리를 물려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라크전을 강력히 비판해온 버드 의원은 “미국민이 국제법을 위반한채, 그리고 잘못된 가정하에 한 주권국에 대해 도전받지않은 공격을 받아들이도록 꼬임을 당했는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대중의 관심을 오사마 빈 라덴과 알카에다로 부터 사담 후세인에게로 돌리도록 주의깊게 조작된 많은 증거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이라크 전쟁을 정당화하기 위해 부시 행정부가 활용했던 이라크의 대량파괴무기란 구실은 “난처한 것 이상의 존재가 됐으며 이것이 얼버무림과 무모한 힘의 사용에 대한 심각한 의문을 제기했다”고 강조했다.
버드 의원은 또 “우리 군대가 쓸데없이 위험에 내몰리지는 않았나? 수많은 이라크 시민들이 전쟁이 실제로 불필요한 시기에 목숨을 잃고 불구가 된 것은 아닌가? 미국민은 고의로 오도됐고 세계도 그러하지는 않았는가?”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미국이 “이라크의 자치요구를 거부하고 있는 듯이 보이며 해방자로서의 미소짓는 얼굴이 점령자의 찡그린 얼굴로 신속하게 바뀌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버드 의원은 동료 의원들에 대해서도 이라크 주둔 병력 규모과 비용 등에 대해 강력한 의문을 제기하지 않았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워싱턴 APㆍAFP/연합뉴스)
(자료출처: 한겨레, 2003년 5월 22일)